HRT 유방암 가족력 여성엔 피해야

모든 여성이 살면서 한번은 겪게 되는 것이 폐경이다.

세계보건기구는 2030년이면 50세 이상 여성인구가 120억명으로 지난 90년의 3배가 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지난 해 한국갤럽이 실시한 폐경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폐경기 여성이 가장 많이 느끼는 심리적 증상은 상실감(13.8%)이었고, 다음으로 우울감(12.2%) 노화감(8.8%) 등 부정적인 반응이 77.5%였다. 가장 많이 겪는 폐경기 증상은 안면홍조(33.8%), 요통-근육통-관절통(25.1%), 미열(23.1%) 등이었다.

폐경으로 인한 갱년기 증상 치료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57%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지만 2명 중 1명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경 연구 경향

폐경은 45∼65세 이상의 여성들에게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많은 여성들이 이 시기에 신체적인 증상뿐 아니라 정신적인 폐경기 증상을 겪는 것으로 연구조사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폐경기 증상은 나라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의 경우 이 시기의 여성 33%가 폐경기 증상을 겪는다고 응답한 반면, 아시아·태평양·동유럽의 여성들은 20% 정도만이 증상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학자들은 콩을 즐겨먹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양 여성이 얼굴 화끈거림 등 폐경 증상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경험한다는 사실에 주목, 콩 음식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심을 가지고 그 이유를 추적한 결과 콩에 든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아이소플라본이 그 열쇠라는 것을 밝혀냈다.

최근까지도 많은 여성들이 폐경기 증상 완화와 심혈관계 질환 위험률 감소를 위해 장기적인 호르몬 대체 요법(HRT)을 받아왔다.

하지만 호르몬 대체요법이 이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에스트로겐의 복용을 중단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폐경기 여성에서 호르몬 치료를 대신할 천연 물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다.

지난 7월 발표된 HRT연구 결과(JAMA 2002;288:321-33)는 사람들에게 호르몬 대체 요법에 대한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Women"s Health Initiative는 폐경 여성 호르몬 대체요법의 안전성과 효율성 대규모 전향적 연구로, 이 연구에서 호르몬 대체 요법을 장기적으로 받을 경우, 유방암 위험률이 현저하게 높아졌고, 허혈성 심질환 위험률도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같은 새 연구 결과는 호르몬 대체요법이 심혈관 위험률을 감소시키는 이전의 인식과는 상반된 것이다.


호르몬 대체 요법의 得과 失

최근까지의 연구 성과를 종합해 볼 때, 폐경전후기 여성들에 관한 치료법은 비교적 명확히 정리가 되었지만, 근래 들어 호르몬 대체 요법에 관한 우려가 크게 제기되고 있다.

1. 호르몬 대체 요법의 효과

호르몬 대체 요법은 폐경전후기와 관련된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 뿐만 아니라, 심혈관계와 골격계를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왔다.

에스트로겐은 혈관에 직접 작용해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중 지질 분포를 변화시켜 동맥 경화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에스트로겐에 의한 혈중 지질 분포의 변화로는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및 저밀도 지질 단백질의 감소, 그리고 지방산 수치의 감소 등이 있다.

반면 혈관에 유익한 고밀도 지질단백질의 수치는 증가한다.

관상동맥 질환은 폐경기 이후 많은 숫자의 여성들에 있어 사망의 원인이 되고 있으므로, 호르몬 대체 요법에 의한 심혈관계의 보호 효과는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게다가 에스트로겐이 가진 골격계 보호 효과는 고령 여성에 있어서 골다공증의 관리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골다공증 관련 질환의 이환율 및 사망률을 낮춰주었다.


2.호르몬 대체 요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들을 통해 호르몬 대체 요법의 안전성과 효과에 관한 의문점들이 속속 제기되고 있어, 호르몬 대체 요법 자체에 관한 의구심이 생겨나고 있다.

의학논문 분석 전문가들은, 이전에 시행된 많은 연구들의 경우 환자의 선택이나 환자의 치료 순응도 분석 등 연구 모델 상 심각한 오차 요인이 있어 통계 결과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들은 폐경기 분야 전문가들에게 이전의 연구 결과들을 다시 정확히 분석해봐야만 한다는 문제 의식을 던져 주었다.

호르몬 대체 요법에 관한 연구가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임상 연구들이 이중 맹검법, 대조군 설정 및 대규모 임상 실험으로 진행돼야 하며, 위험 인자를 가진 여성들에 대한 연구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3. 호르몬 대체 요법의 현주소

앞서 언급한 여러 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호르몬 대체 요법은 폐경기 여성의 치료에있어 중요한 역할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

비록 호르몬 대체 요법이 관상동맥 질환의 예방에 있어 이전에 생각했던 것 만큼 예방 효과를 가지지 못하고, 특히 관상동맥 질환자에게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 하더라도,폐경기 이후 혈관 운동성 기능장애 및 골다공증, 그리고 관상동맥 질환 등의 예방에서는 현재까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되지 않는 이상, 이러한 호르몬 대체 요법은 폐경기 증상의 치료에 있어 주요한 치료법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호르몬대체요법의 경우, 치료를 원하는 여성의 증상이나 위험 인자의 유무에 따라 각 환자별로 치료 방법이 결정되어야 한다.

호르몬 대체 요법을 처방 받은 여성들 중 이 치료와 관련된 득과 실에 관해 충분히 인식하고, 이러한 치료로 인한 위험을 감수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치료 시 에스트로겐을 저용량으로 사용해야 하며, 사용 기간 또한 5년 이하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호르몬 대체 요법은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는 여성들에게 사용되지 말아야 하며, 사용하더라도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유방암이나 자궁 내막암 등 에스트로겐 의존성 종양을 가진 여성들에 있어서도 호르몬 대체 요법의 처방은 금기 사항이다.

그 밖에도 간 기능 부전이나 정맥 혈전, 뇌졸중 환자에 있어서도 호르몬 대체 요법이 사용돼서는 안되며, 그 대신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 (Estrogen Receptor Modulator)나 지질 저하제 (statin), Biphosphonate 등을 사용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

새로운 연구결과들은 의료관계자들의 호르몬 대체 요법에 대한 인식과 환자들에 대한 권고사항을 변화시켰다.

이제 여성들은 폐경기 증상을 완화와 장기간 사용에서 오는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호르몬 대체요법이 아닌 전통의학과 같은 대체요법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긍정적으로 폐경 바라보기

폐경기 증상관리를 위한 총체적인 접근은 여성들의 생활습관 변화, 신체 이완 기술, 스트레스 관리, 운동, 식습관 변화, 영양제, 단일 또는 복합 호르몬 치료의 혼용 등을 포함한다.

폐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자.

서구사회에서는 폐경이 삶에서 노화나 여성성의 상실 등의 부정적인 사건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미국 나바호족과 같은 부족은 폐경을 현명한 여성으로의 이행, 긍정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문화권의 여성은 폐경을 부정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문화권의 여성에 비해 폐경기 증상을 적게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에서는 폐경기 증상 여성 78명을 세 그룹 즉 △첫 그룹은 폐경기 증상 관리 교육, 권고를 받은 그룹 △두번째 그룹은 심리사회적인 보조를 받은 그룹 △세번째 그룹은 아무 치료도 받지 않은 대조군이었다.

연구결과에서는 첫 그룹과 두번째 그룹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현저한 폐경기 증상 완화 효과를 보였다.

폐경기는 중요한 여성의 삶에 있어 심리적, 영적 전환기다. 폐경기에 겪을 수 있는 불안, 우울증 해소를 위해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명상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非호르몬 치료법

非호르몬 요법은 이제는 폐경기 치료에 있어 주된 치료 방법 중 하나로 인식돼야 하며, 특히 폐경전후기 초기에 이러한 非호르몬 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피토에스트로겐(phytoestrogen)

피토에스트로겐(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식물에 존재하는 호르몬 유사물질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기능과 형태가 비슷하며 콩과 식물, 땅콩, 잣, 녹색 채소, 쌀 등에 많이 함유돼 있다.

연구에 따르면, 피토에스트로겐의 섭취량이 증가했을 때 콜레스테를 수치가 10%,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13%정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건강에 유익한 고밀도지단백(HDL)의 농도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래 피토에스트로겐이 신체에 주는 여러 가지 이로운 작용에 대한 연구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

 
1997년에 실시된 연구(Med J Aust 1997;167:119)를 살펴보면, 피토에스트로겐이 심질환 위험률 감소 외에도 약간의 암예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폐경기 증상 완화 효과도 보였다.

피토에스트로겐이 풍부한 음식물은 폐경기 여성의 질 세포 성숙 인덱스 (vaginal cell maturation index)가 증가하는 것으로 연구결과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콩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갑상선 암이나 갑상선기능 저하증 위험률이 높다진다는 일부 연구도있다.


(1)피토에스트로겐이 들어있는 식품
폐경여성은 채소, 과일, 콩 피토에스트로겐이 함유된 음식을 폐경 전보다 더 많이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콩이 많이 들어간 두부, 콩자반, 두유 등의 식품을 선택하도록 하자.


(2)영양제(보충제)
지난 해 Menopause지에 실린 논문(Menopause 2001;8:259~65)에서는 피토에스트로겐 함유 음식물의 폐경기 증상 완화 효과는 피토에스트로겐 보충제를 함께 복용했을 때만이 효과가 있다고 제기했다.

최근 실시된 이중-맹검시험에 따르면 4개월동안 매일 100mg의 soy isoflavones 보충제를 복용한 결과, 폐경기 증상과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결과를 나타냈다.

풍부한 피토에스트로겐이 폐경기 여성의 호르몬 치료를 대체할 수는 없으며 콩과류는 식품으로서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3)기타
최근 약초의 폐경기 증상 완화 효능이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불구, 많은 약초가 폐경기 증상 완화에 사용되고 있는 추세다.

사용되는 약초들은 야생 얌, 인삼 등이다.

최근 red clover(붉은 토끼풀)와 폐경기 증상 완화효과를 조사한 임상시험에 의하면 시험참가 폐경 여성 75% 정도에게서 red clover(붉은 토끼풀)가 폐경기 증상 효능이 있음을 밝혔다. 이중 50%는 안명홍조 감소를, 47%는 식은땀 증상 완화를 보였다.

black cohosh와 폐경기 증상 완화 효과를 검사한 다른 시험에서는 3개월동안 black cohosh를 섭취한 결과, 60~70%에게서 안면홍조, 식은땀, 불안, 우울증 등의 폐경 증상이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St John"s wort는 전통적으로 폐경기 우울증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몬치료는 몇몇 여성에게 효과

1. 기존의 HRT
현재 기존(conveniotnal) HRT는 장기간 복용시 그것이 소량이라도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단기적인 사용일 경우,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은 폐경기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경구용 약물, 기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은 경피적, 질 내 삽입 등이 가능하다.


2. bio-identical HRT
식물-기초 에스트로겐은 "bio-identical" HRT(자연성분 HRT)와 효능이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에스트로겐은 oestradiol 80%, 에스트론은 oestradiol 10%로 대체할 수 있는데, 여성 호르몬 수치와 비슷하다. 이러한 성분함량은 기존의 HRT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다.

호주 화학자들은 현재 크림, 로션, troches(lozenges), 혀에 한방울씩 떨어뜨리는 drops 등의 바잉 호르몬을 개발중이다.

하지만 아무리 자연성분의 바이오 HRT라 할지라도 단기적인 사용과 폐경기 증상 완화 용도용으로만 사용되어야할 것이다.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소량으로 여성에서도 생성되지만 폐경 후에는 생성량이 폐경 전과 비교해 감소한다.

몇몇 연구를 통해서 폐경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매우 낮을때, 1% 테스토스테론 크림을 질에 바르거나 국소적으로 바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정리·김보경 기자 bkkim@kimsonline.co.kr,
이정열 기자 jungylee@kims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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