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영철내과·심장전문클리닉 원장

[Prologue]
1차 의료기관에서 항혈전치료의 필요성
항혈소판 및 항응고를 포함하는 항혈전치료는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심방세동, 인공판막질환, 하지정맥혈전증 등 다양한 질환에서 증상 조절 및 합병증 예방을 위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 종류도 다양하고 질환의 상태에 따라서는 다른 기전을 가진 약제를 2가지 또는 3가지를 중복 투여하기도 해 그 효과를 높이고자 하고 있다. 이러한 효과 증가를 위한 치료의 이면에는 출혈의 위험성 증가로 사용에 특히 주의를 요하는 치료이기도 하다.
1차 의료기관에서는 진료환자의 구성 특성으로 항혈소판제제는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그리고 당뇨병 환자에서 1차 또는 2차예방을 위해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실로스타졸 등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항응고치료로는 와파린이 주로 심방세동과 심부정맥혈전증 치료 및 예방에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약제의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각 질환에서의 적응증과 금기 그리고 그 약제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적절하게 사용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추적관리가 무엇보다 필요하겠다.
앞에서 언급한 질환의 특성을 고려할 때 1차 의료기관에서는 주로 1차예방과 관련해 약제를 투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재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그리고 심방세동의 성인 유병률 증가를 고려할 때 2·3차 의료기관에만 치료를 일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1차 의료기관, 특히 개원내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그 역할이 무엇보다 기대되고 있다.
1차 의료기관 항혈전치료의 현실과 문제점
항혈전치료 중 항혈소판치료에 있어 1차 의료기관의 현실적인 어려움은 적절한 환자의 선택과 약제의 선택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항혈전치료의 적응증이 되도 이를 무시하거나 또는 정확히 알지 못해 사용하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미치게 되므로 이러한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는 각 환자의 위험도를 개인화해 향혈소판제제의 적응증이 되는지를 확인하고 근거를 가지고 있는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되겠다.
이러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위험도 평가를 위한 도구의 선택과 적용 그리고 올바른 해석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도구의 선택에 있어 대부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위험도 평가도구(예 Framingham Risk Scoring Model)가 사용되고 있다. 또한 일반 개원의가 짧은 진료시간에 다수의 환자를 봐야 하는 진료현실을 고려할 때 개개인의 위험도 산출을 위해 진료에 적극적으로 임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항응고치료의 대표적인 임상예인 심방세동의 경우 단순히 항응고치료를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항부정맥치료의 적용시기 및 약제의 선택에서, 그리고 판막질환 등의 동반질환 및 심장기능 평가의 진료가 1차 의료기관에서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리고 항응고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와파린의 경우 INR을 2~3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INR을 모니터하기 위한 검사기구를 모든 1차 의료기관이 준비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현실적으로 본원에서 사용되는 Rapid Assay Kit (INRatio2®)의 1회 검사비용이 보험 급여비보다 더 많이 들어 검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로 이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겠다.
또한 와파린은 많은 약제 그리고 음식물과 상호작용이 활발해 이와 관련된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교육을 자세히 해야 하는 상황에서 상급종합병원과 비교할 수 없는 어려운 진료환경을 고려할 때 수동적인 진료를 조장할 요소가 많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항응고치료에 있어 와파린과 비교 시 효과는 비슷하지만 출혈의 위험성은 유의하게 적고 PT (Prothrombin Time) 검사는 필요하지 않은 편리하고 안전한 새로운 항응고약제인 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 같은 신약이 개발돼 심방세동에서 뇌졸중 예방을 위해 현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임상 사용 기간이 길지 않아 그 유효성을 보기에 제한이 있고 고가의 약제 비용 및 보험기준의 모호함(와파린 사용 시 PT가 변동이 심할 때)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1차 의료기관의 항혈전치료 활성화를 위한 제언
우선적으로 항혈전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선택할 수 있는 위험도 평가도구가 필요하고 가능하면 우리국민을 대상으로 한, 즉 우리의 데이터를 기본으로 한 평가도구의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평가도구를 이용해 고위험 환자군을 외래에서 쉽게 선별하기 위한 방법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며 해당 학회의 적극적인 연구 및 교육활동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차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위험도 평가 및 약제에 관한 교육을 고려한 수가의 신설이 필요하며, 항응고치료의 경우 Rapid Assay Kit 검사비용의 현실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항응고치료에 제한이 되고 있는 출혈의 위험성 그리고 PT 검사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항응고치료제의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서는 약제 보험가격의 조정과 보험기준의 모호함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연하여 강조한다면 적극적인 항혈전치료를 위해서는 진료실에서 담당의사가 환자의 위험도 평가 및 적용 그리고 추적관리에 능동적인 주체가 되도록 하는 진료환경의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하겠다.


두영철
두영철내과·심장전문클리닉 원장

대한개원내과의사회 학술이사
대한임상초음파학회 학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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