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베니트-태블릿PC 대량 설치로 매출 300억원 증발
유비케어-중국 법인·건강관리서비스 실적 저조로 대표 사임
인피니트헬스케어-R&D강화 내세워 조직 재정비


의료IT기업이 기대와는 달리 사업 철수·대표 사임 등 수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코오롱베니트의 헬스케어 IT 브랜드 '해빛'이 1년 만에 수익 문제로 태블릿PC 설치 사업을 전격 중단한다. 회사측은 "이달 말로 병원 입원병상 태블릿PC 사업을 중단한다"며 "병원 고객들에는 죄송하지만, 투자 대비 수익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년간 순천향대병원, 을지병원, 인천성모병원 등 20여개 종합병원 1만여병상에 이어 내과의원 2000곳, 산후조리원 2000곳 등에 태블릿PC를 순차적으로 설치해왔다. 이달 말까지 태블릿PC사업을 철수하는 한편, 헬스케어 포털사이트 '해빛케어닷컴'의 사업만 이어가기로 했다.

내부적으로는 병원사업부에서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코오롱베니트의 전자공시를 보면, 2011년 매출액 1165억4304만632원에서 해빛을 출범한 2012년 852억6218만3432원으로 300억원이나 사라졌다. 당기순이익도 2011년 13억6290만4232원에서 2012년 -26억5230만5095원으로 무려 40억원이 증발했다.

유비케어는 지난 11일자로 이상경 u-Healthcare 사업 부문장 겸 연구소장(상무이사)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박주철·이상경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이 신임 대표는 앞으로 유비케어의 새로운 수장으로서 R&D 경쟁력의 전략적 강화를 통해 고도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의사랑을 비롯한 유비케어의 전 사업분야를 진두지휘하게 된다.

기존 남재우 대표가 돌연 사임한데 따라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낸 가운데, 무리한 중국 진출 사업 추진과 건강관리서비스 부진 등이 원인이라는 전언이다. 지난해 10월 유비케어 베이징 S&T 법인을 설립했지만, 상반기 실적은 거의 전무하다.

이번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억원 가량 상승한 178억1873만7091원을 기록했으나, 당기순이익은 3억306만5798원에서 2억7511만473원으로 소폭 줄었다. 특히, 지난해 인수한 건강관리 서비스기업인 에버헬스케어도 당기순이익 -17억500만원을 기록하면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인피니트헬스케어는 R&D센터를 대표이사급 조직으로 격상하고, 인포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부사장 출신 김구섭씨를 CTO로 영입했다. 홍기태 대표이사와 공동 대표를 맡아왔던 반용음 대표는 개인적인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임원에 포함돼 있지 않아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도 실적도 늘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인피니트 헬스케어 1분기 매출액을 보면, 지난해같은 기간 172억4910만7000원에서 20억 감소한 152억858만64000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9억9275만5000원에서 -5억1981만원으로 손실폭은 줄었으나, 브라질 법인 등 일부 해외 법인을 축소한데 따른 것에 불과하다. 이밖에 도시바와의 합작회사인 티아이메디칼시스템즈 지분 매각 금액 12억9486만1000원 등으로 적자폭을 메울 계획이다.

한편으로는 삼성 피인수에 실패한데 따른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신임 김 CTO 역시 삼성전자 멀티미디어연구소·소프트웨어센터, 네트워크본부장 등을 역임한 '삼성 통'이기 때문이다. 인피니트는 여전히 매각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같은 의료IT업계에서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남의 일 같지 않아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공존한다"며 "의료IT산업이 단순 기업의 이익만이 아니라, 국가적인 산업으로 재정비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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