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모세포종 1차 치료전략은 실패…소라페닙, 갑상선암서 긍정적 효과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기존 항암제들의 추가 적응증에 대한 도전이 눈에 띄었다. 베바시주맙은 자궁경부암과 교모세포종에 대한 연구를, 소라페닙은 갑상선암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모습을 보였다.

■GOG 240 연구 - 베바시주맙
- 화학요법군서 사망위험도 29% 감소

재발성·지속성·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베바시주맙이 전체 생존기간 개선 효과를 보였다. 주요 저자인 캘리포니아대학 Krishnansu Sujata 교수는 "부인과 종양에서 타깃 치료제가 효과를 보인 첫 번째 사례"라며 이번 연구의 의미를 강조했다.

GOG 240 연구에서는 시스플라틴+파클리탁셀 또는 토포테칸+파클리탁셀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베바시주맙군 227명, 위약군 225명으로 무작위 분류해 평균 20.8개월 간 추적관찰했다. 베바시주맙군은 21일마다 15mg/kg을 투여했고, 암진행, 독성으로 인한 중단, 완전 반응이 나타날 때까지 지속 투여했다.

전체 대상군 중 70% 이상의 환자들이 백금 기반 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었고, 시스플라틴+파클리탁셀 투여군과 토포테칸+파클리탁셀 투여군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분석결과 베바시주맙 투여군의 예후가 더 좋았다. 전체 생존기간은 베바시주맙 투여군이 17개월, 화학요법군은 13.3개월로 사망위험도가 29% 낮았다. 무진행생존율도 베바시주맙군 8.2개월, 화학요법군 5.9개월로 위험도가 43% 감소했고, 치료반응률도 각각 48%, 36%로 나타났다.

하위그룹 생존기간 분석에서도 시스플라틴+파클리탁셀군은 14.3개월, 시스플라틴+파클리탁셀+베바시주맙군은 17.5개월이었고, 토포테칸+파클리탁셀군은 12.7개월, 토포테칸+파클리탁셀+베바시주맙군은 16.2개월로 베바시주맙군에서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반응은 베바시주맙군이 더 많았다. 유해반응 관련 사망은 각 환자군별로 4명씩 있었지만, 혈전색전증, 3등급 이상 위장관 누관, 비뇨생식기 누관 등은 베바시주맙군에서 높았다. 단 이들 유해반응 발생률이 10% 미만이었던 것에 비해 고혈압은 베바시주맙군 25%, 화학요법군 2%로 큰 차이를 보였다. 4등급 이상 백혈구 감소증도 각각 35%, 26%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생존율 향상에 무게를 뒀다. Sujata 교수는 "현재 시스플라틴+파클리탁셀 요법이 표준전략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생존기간은 12개월 미만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평균 3.7개월의 생존기간 차이면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자궁경부암에서 VEFG 억제의 중요성은 이미 전임상 단계에서 많이 입증됐고, 2상임상에서 베바시주맙이 효과를 보인 바 있다"고 부연했다.

토론 패널인 캘리포니아대학 Gottfried E. Konecny 교수는 "GOG 240 연구결과가 임상전략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전이성 환자가 17%밖에 포함되지 않은만큼 이 환자군에서는 적용하기 힘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Sujata 교수는 "현재 베바시주맙 제조사인 로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자궁경부암에서의 적응증 승인율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RTOG 0825 연구 - 베바시주맙
- 교모세포종 환자 전체 생존기간 개선 못해

자궁경부암에서는 베바시주맙이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지만,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전략의 가능성을 타진한 RTOG 0825 연구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RTOG 0825 연구에서는 베바시주맙을 화학방사선요법(CRT)과 테모졸로마이드 요법에 추가한 1차 치료전략의 효과를 평가했다.

교모세포종에서 VEFG가 높게 나타나고 주요 혈관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만큼, VEFG 타깃 치료제인 베바시주맙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됐던 연구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전체 생존기간에서 개선을 보이지 못했다. 무진행생존율에서는 혜택을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이에 연구를 발표한 텍사스대학 엔더슨암센터 Mark R. Gilbert 교수는 "치료효과가 기대되는 하위그룹을 정의하지 않는 한, 새롭게 진단된 교모세포종 환자에게 베바시주맙을 1차 치료전략에 포함시키는 것은 권고할 수 없다"고 정리했다.


연구에서는 교모세포종으로 신규 진단된 637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은 모두 3주 동안 CRT 치료를 받았고, 이후 무작위로 베바시주맙+CRT+테모졸로마이드 병용군과 위약+CRT+테모졸로마이드 병용군으로 분류했다. 베바시주맙은 2주마다 10mg/kg 정맥투여했다. 연구 종료후에도 환자들은 12주기의 테모졸로마이드+위약 또는 베바시주맙을 투여받았다.

평균 10.5개월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베바시주맙 병용군의 생존 기간은 15.7개월, 위약 병용군은 16.1개월로 사망 위험도가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율은 베바시주맙 병용군이 10.7개월로 위약 병용군 7.3개월보다 길어 위험도를 21%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으로는 고혈압, 심부정맥혈전증, 폐혈전증, 위장관 천공 등이 있었고 베바시주맙 병용군에서 높게 나타났다. 또 출혈 사건, 삶의 질, 신경인지기능 등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Gilbert 교수는 "하위분석에서 MGMT 촉진 메틸화(MGMT promoter methylation)와 9-유전자 시그니처(9-gene signature)로 분류되지 않는 환자들은 베바시주맙 병용전략이 효과가 있었지만, 양 검사에 반응하는 환자들은 예후가 악화됐다"며, 치료효과가 기대되는 하위그룹을 정의하지 않는 한, 신규 교모세포종 환자에게 베바시주맙을 포함한 1차 치료전략을 쓰는 건 권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대학 랑곤의료원 Howard A. Fine 교수는 토론에서 RTOG 0825 연구와 같은 디자인으로 진행된 AVAglio 연구를 비교했다. 전체 생존율과 무진행 생존율은 두 연구에서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삶의 질 평가는 AVAglio 연구에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Fine 교수는 "하위 분석에서 통계적 방법, 데이터 쿼리에 사용된 분석학적 방법 등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 DECISION 연구 - 소라페닙
- 전이성 갑상선 분화암 진행 억제 효과

간암, 신장암 치료제인 키나아제 억제제 소라페닙(제품명 넥사바)이 기존 방사선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전이성 갑상선 분화암의 진행 억제 효과를 보였다. 무진행 생존율 역시 위약군보다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소라페닙군 10.8개월 vs 위약군 5.8개월).

연구를 발표한 에이브람슨암센터 Marcia Brose 교수는 "소라페닙군 중 12%가 30% 이상 감소했고, 위약군에서는 1% 미만에서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3상임상인 DECISION 연구에서는 평균 연령 62세인 환자 417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들은 96%가 전이성 갑상선 분화암이었고, 방사성 요오드로 치료받은 14개월 동안 암이 진행한 이들이었다.

연구팀은 대상군을 무작위로 1일 2회 400mg 소라페닙군과 위약군으로 구분했다. 1차 종료점은 8주마다의 무진행 생존율로 RECIST 1.0으로 평가했다<그림 1> .

분석결과 소라페닙은 위약 대비 암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도를 42%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6개월 동안 암이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된 비율도 소라페닙군 54%, 위약군 34%로 좋았다. 부작용은 다른 소라페닙 임상시험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치료관련 유해반응으로는 손·발의 부작용, 설사, 발진, 탈모, 피로, 체중감소, 고혈압 등이 나타났다.

헬렌그라함암센터 Gregory Masters 박사는 토론에서 "이 연구결과는 공격적인 갑상선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시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타깃 치료제에 대한 2상임상들이 진행 중이지만, 표준 요법으로 적용될 수 있는 약물은 없었기 때문에 수개월의 무진행생존율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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