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분야 중심 11.9조원 규모 형성

정보통신 그리고 젊은 세대의 부상으로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의료에서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지만 주로 진료실에 있는 의사들은 뉴스를 따라가기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비보험 진료과를 중심으로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알아보고 눈여겨봐야할 트렌드는 무엇인지 알아보는 새로운 코너를 마련, 월 1회 독자분들을 찾아 간다.

진시황제가 오늘날 태어났더라면 그는 꿈을 이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요즘은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 사회를 둘러싼 키워드를 아름다움과 젊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안티에이징 분야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국내 최고경영자 3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5%가 안티에이징 트렌드가 더 확산될 것이라 내다봤다.

특히 화장품과 의료, 이미용 서비스 등 자신을 관리하는데 투자하는 '퍼스널 케어' 비용은 1인당 GDP와 정비례하는 성향이 있어 안티에이징 산업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란 보고서를 냈다.

국내 안티에이징 시장은 2011년 기준으로 약 11.9조원 규모로 연평균 10.1%씩 성장하고 있다. 국내 GDP 성장률이 3.6%, 민간소비 증가율 2.3%라는 수치를 감안할 때 높은 수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강남에만 피부과 123개
올해 초 삼성경제연구소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는 안티에이징'을 주제로 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안티에이징 시장은 소비재 분야가 75%, 의료 분야가 18%, 서비스 분야가 7% 정도로 차지하고 있다.

의료분야에서는 피부 미용 시술의 발전으로 피부과 시장이 2.1조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보톡스나 필러, 마이크로니들, 레이저치료, 박피술 등 피부노화 증상을 치료하는 분야가 대부분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안티에이징 분야가 성장하면서 실제로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하는 곳은 피부과 의원이다. 2011년 기준 국내 피부과 의원은 총 1064개로 내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안과에 이어 7번째로 규모다.

주목할 것은 2005년 전체 피부과 의원의 30%가 서울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2012년에는 40% 이상으로 증가해 서울 집중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 현재 서울에 426개의 피부과 의원이 있고 그중 123개 의원이 강남구에 위치하고 있다.

피부과 의원의 증가는 곧 보톡스나 필러 등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근육이완 효과로 사시 치료에 사용되던 보톡스는 2000년 매출액이 2.4억 달러였으나 2002년 FDA로부터 주름개선 등 피부미용 목적으로 승인받으면서 2011년 15.2억 달러로 6.3배 급성장하는 괴력을 보였다.

또 히알루론산, 콜라겐 등은 콧대, 팔자 주름 등에 사용되는 필러는 2010년 9억 달러에서 2015년 14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약사 제품 연구도 활발
2012년 4월 The Economist지에 실린 'who has the most plastic Surgery?' 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보톡스와 박피술 등 비절제 미용시술 건수에서 우리나라가 최다를 차지했다는 보도도 나왔을 정도다.

이처럼 피부과가 증가한다는 것은 분야가 다른 진료과보다 수익이 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피부과는 기존의 치료 영역에서 떠나 안티에이징 피부미용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톡스, 필러, 레이저 등의 피부노화를 개선시키는 기술들이 다수 개발되고 있고 안티에이징이 주 수입원으로 떠오르면서 헬스클럽에서 볼 수 있었던 3개월 코스, 라이프 컨설팅, 회원권 방식 등의 비즈니스 모델이 유행하고 있다.

게다가 몇몇 피부과는 자체 화장품 연구소를 설립해 직접 개발한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제약사들도 이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장수 유전자인 시르투인(Sirtuin)을 활성화하는 의약물을 연구하고 있다.

이 약은 당뇨, 심혈관질환 뇌질환 등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탁월한 효과어 노인성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제품이다. 만일 이 제품이 사용화 된다면 안티에이징 시장이 급팽창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의 화이자사는 2008년 재생의학 관련 연구부서를 따로 만들어 줄기세포를 중심으로 노화 연구를 하고 있다.

미국·일본은 국가 차원 노화 연구
안티에이징 시장은 현재 피부뿐만 아니라 뇌, 혈관, 근골격계 등으로 확장 될 것이고 현재의 수십 배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우리의 준비는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R&D 지원 가운데 노화 관련 연구과제 투자액은 0.5%에 불과하고 그것조차도 국공립 연구소나 중소기업 등에서 산발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게다가 총괄연구소가 없다보니 연구 성과가 쌓이거나 통합되지 못 해 산업화와 국가적 정책 연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참여한 강찬구, 전상인, 안신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노화메커니즘이나 장수유전자 등 파급력이 큰 노화 기초 연구는 오랫동안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정부가 기초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며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은 오래 전부터 안티에이징 분야의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을 설립하고 투자와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국립보건원(NIH) 산하에 국립노화연구소(NIA)를 설립해 이곳에서 노화연구, 건강정보 보급 등 국가 차원의 체계적 노화연구를 하고 있다.

NIA의 총 인력은 940명으로 예산은 연 11억 달러가 넘는다. 전 세계 노화 관련 논문의 50%를 발표할 정도로 노화연구 분야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NILS(국립장수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노인성 질환연구에서 관련 정책까지 중장기적인 노화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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