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동아의대 "암 분자치료 연구센터"

부산동아의대 "암 분자치료 연구센터(Medical Research Center for Cancer Molecular, MRCCM)"의 연구원들은 남들이 주말계획에 부풀어 있을 토요일이면 센터 한켠에 마련된 회의실에 집결한다.

한주간 진행된 연구경과를 발표하고 이를 세밀히 검토하는 시간이다.

발표자의 진지한 손놀림과 일말의 실수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토씨 하나 하나 지적하는 교수진의 날카로운 눈빛은 살아 숨쉬는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최근 과학기술부로부터 11개소의 "2002년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 Medical science and engineering Research Center)"중 하나로 지정된 "암 분자치료 연구센터"는 21세기 암치료·연구분야의 무한 경쟁시대에 적극 대응키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대학측 또한 "낙후된 국내 의과대학 대학원 시스템 하에서 대학원생들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 내기가 힘들고 기초과학의 국제 경쟁력을 키워야 함에도 이에 역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MRCCM이 단기, 장기적으로 대학원 시스템을 선진국 형태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는 인식하에 대학의 역량과 재원을 토대로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노력 하나 하나를 총괄하고 있는 곽종영 암 분자치료 연구센터장(생화학교실)이 말하는 MRCCM의 주요사업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큰 질병인 암의 치료에 분자 수준의 기초의학연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연구분야를 중심으로 유기적인 연구활동을 펼쳐 암치료에 응용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이고, 이 과정에서 기초 의과학분야의 전문 연구인력 양성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MRCCM이 추진하고 있는 주요 연구는 ▲세포주기를 조절하는 새로운 checkpoint 단백질발굴을 통한 암치료 응용기술 개발 ▲항암치료를 위한 유전자치료의 원천 기술 확보와임상시험 응용 ▲골수 계열 세포로부터 종양항원제시세포로 전이분화(trans-differentiation)를 유도하는 기술 개발 등 세가지로 압축된다.

곽종영 교수에 의하면 지금까지의 checkpoint 연구는 세포 생물학적 연구방법으로 진행돼 왔으며 단백질간의 상호작용과 인산화 반응을 추적해 그 경로를 밝히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checkpoint 단백질의 기능을 밝히기 위한 생화학적 연구나 새로운 단백질 발굴을 위한 연구는 국내외적으로도 아직 미진한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centeral checkpoint의 아래 단계에 관련한다고 밝혀진 유전자들도 소수에 불과하다.

이같은 유전자를 검색하는 수준도 아직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실정.

따라서 새로운 checkpoint 단백질들을 찾아내고 이들의 상호작용과 손상된 DNA에 작용하는 기작의 생화학적 연구를 통해 암치료 응용기술 개발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항암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암의 유전자 치료법은 그동안 국내외적으로 암세포에 대한 면역반응의 증강, 암세포의 세포사멸 유도, 암세포 내의 유전적 결손의 교정 및 대사를 억제시킬 목적으로 유전자 도입을 시도하는데 중점을 두었으나 이러한시도가 임상수준에서 뚜렷한 항암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곽교수는 "현재 국제적인 유전자치료 연구동향이 암세포에 특이적 효능을 나타내도록 바이러스에 암억제 유전자를 삽입·증대시키는 쪽으로 진행돼 왔지만 정확한 종양용해기작연구가 병행돼야 하며 종양용해바이러스 단독보다는 기존 화학요법과 병용해 투여할 때 더 큰 효능을 갖는 만큼, 이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와 임상시험 응용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암에 대한 생체 내의 자연적인 방어작용을 이용한 면역치료가 새로운 암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효과적인 암치료를 위해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전략들을 다단계로 응용하거나 복합 항암약물치료처럼 몇가지 시도를 병행해 시험치료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곽교수는 "여기에 암환자의 면역기능상태를 보다 정확히 파악해 정상인의 면역기능체계로 환원시켜 줄 수 있다면 이 모든 치료의 시도에 더욱 큰 효과를 더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MRCCM은 이같은 주요 연구목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단계별 실천전략을 수립해 추진중이다<표>.


한편, 주요사업 중의 하나인 연구인력양성에 있어서는 교수, 조교, 기타 석·박사 과정생 양성 및 활용을 위해 대학 시스템과 재원을 십분 활용할 방침이다.

우선 1단계 연구성과의 평가를 통해 센터 연구활동에 관여한 연구교수를 전임교원으로임용하거나 센터의 연구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우수한 연구업적을 갖춘 과학자들 또한 전임교원으로 보충해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입학성적이 우수한 자를 졸업 후 교원으로 임용하는 등 의과학계 인재 양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보장하고 있는 동아대 측도 장학제도 등을 보완해 조기에 기초 의학자의 자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자매대학인 美 베일러의대나 日 고베의대와의 교환학생방문 프로그램을 활용해 해당 학생에게 우선적으로 경비를 지원, 연구에 대한 안목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안도 마련중이다.

특히 기초의과학센터 인력양성과 관련, 동아대학교 대학원 의학전공에 암 분자치료 세부전공을 설치할 계획이며 협동학위과정을 설치해 타 대학원생에게도 연구 및 교육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연구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곽교수는 "생명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질병치료기술의 개발은 국가적으로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과제임을 더이상 부인할 수 없다"며 "과학적으로 앞선 국가로부터 치료기술을 전수 받을 수도 있으나 국가간의 경쟁이 치열한 현 시대에서는 독립적으로 기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에 전념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도와 기술적 낙후로 이같은 시대의 조류에 역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 기초의과학계가 "기초의과학연구센터"지정과 이들에 대한 정부 및 해당기관 대학의 전폭적 지원으로 기초의학발전을 기반으로 한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부동의 몫을 담당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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