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활용이 모색되고 있는 3D 프린터가 의대생과 전공의 수술 실습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카데바를 대체하거나 수술 시뮬레이션에도 이용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권정택 교수는 4일 의대생, 전공의, 간호사 등을 대상으로 3D 프린터 모형을 이용한 뇌종양 수술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우선 말레이시아 3D 프린터업체에 환자에 대한 데이터와 설계도를 보냈다. 해당업체가 특정 부위에 뇌종양이 있는 환자의 두상 모양 그대로를 본땄다. 비용은 2000달러(약 220만원)다.

수술방에서 진행된 시뮬레이션은 우선 CT, MRI 영상을 보면서 두상의 틀을 네비게이터로 인식했다. 수술하기 전 수술할 부위를 정확히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후 수술 부위에 점을 찍어 두피를 열어 고정시킨 다음, 두개골을 절개하고 종양을 제거했다. 종양의 깊이를 영상과 모형으로 동시에 확인했다. 의대생, 전공의들이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과정을 모형을 통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실습해본 것이다.

권 교수는 “외국은 시신을 기증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카데바를 활용해 해부학이나 수술 교육을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의대는 카데바가 많지 않다. 3D 프린터를 활용한 모형이 대체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어려운 수술이라면 사전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도 있다. 불확실한 종양의 위치나 크기를 확인하고, 종양 제거에 대한 의사결정도 도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3D 모형, 네비게이터 등 각종 기기를 활용한 빠른 판단으로 수술 시간 자체를 단축할 수도 있다. 수술 시간을 줄이면 마취시간을 줄여 환자에도 도움이 되고, 수술방 운영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권 교수는 “경험이 많은 교수들이라면 시뮬레이션 없어도 수술을 할 수 있지만,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의사들에서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험이 많지 않은 전공의 등이 두개골을 열어보고 종양을 제거해보는 등을 실습해본다면 숙련도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아직까지 환자 개개인에 활용되기에는 정확성에 대한 검증이 더 필요하다. 2000달러라는 개별 비용 발생도 문제다. 따라서 교육용으로만 먼저 활용해볼 생각이다. 뇌종양에서라면 두상 틀은 그대로 두고, 종양 부위만 따로 주문(400달러)해 재활용할 수 있다.

권 교수는 “종양, 혈관 등 외과에서 어려운 수술이 많은데 젊은 의사들의 교육과 수술 실습에 3D 프린터가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굳이 프린터를 사지 않더라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모형이 생각보다 잘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앞으로 모형에 대한 비용도 낮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사진. 고민수 기자 msko@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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