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의 경우 적절한 문진을 통해서도 악성 및 양성원인을 구분해 낼 수 있다.

즉 문진과 같은 일차적 진료를 통해 임상적으로 병의 윤곽을 찾을 수 있다.


1. 어지증의 분류

어지럼증은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두통만큼이나 많이 호소하는 증상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어지럼증은 35세 이상의 중년이나 노령층에서 잘 나타나며,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어지럼증 환자들은 대개 현훈(vertigo), 실신(presyncope), 보행실(disequilibrium), 어지럼증(dizziness) 가운데 하나로 분류될 수 있다.

◇현훈=현훈(vertigo)이란 환자 자신이나 주위 환경이 빙글 빙글 도는 듯하거나 환각이 느껴지는 어지럼증의 하나다. 오심과 구토 등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훈은 대체로 귀 내부의 전정기관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데 내이(內耳) 전정계와 관련된 말초성 현훈과 뇌중추신경과 관계된 중추성 현훈 등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진다.

대개 수시간 후에 호전되지만 재발 가능성도 있다.

◇전실신=전실신(presyncope)은 뇌의 혈행부족 등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는 상태를 의미한다. 아찔함(light-headed), 창백(pallor), 발한(diaphoresis), 점진적 시력소실(progressive darkening of vision)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어지럼증=어지럼증(dizziness)은 비의학적 용어로, 불안정감이나 균형감각 소실 등의 느낌을 표현할 때 사용된다.

넓은 의미의 어지럼증은 앞에서 밝힌 모든 어지럼증을 대표하지만 좁은 의미는 현훈, 실신, 보행실조 등을 제외한 말그대로의 어지러움 증상을 의미한다.


2. 현훈(vertigo)

청력소실이나 기타 신경학적 장애 등 두가지 일반적인 증상을 통해 현훈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으며 말초성 현훈의 경우는 증상이 자연적으로 사라지기도 하고 쉽게 치료받을 수 있다.

현훈은 두 가지 특정 발병원인에 따라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데 아래 두가지 질문을 통해 이를 구분할 수 있다.

환자의 현훈 증상이 체위성인가, 특발성인가? 또는 일과성인가, 지속성인가?

◇양성 체위성 발작적 현훈=양성 체위성 발작적 현훈(Benign Positional Paroxysmal Vertigo, BPPV)은 확연한 증상들을 나타내므로 전화를 통한 문진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BPPV는 머리를 움직이거나 체위 변화시 나타나는 일과성 현기증(1분 이하의 간격으로 증상이 나타난다)으로 특정 지어진다.

체위의 움직임이 없는 경우에는 현훈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오심과 같은 증상을 야기할 정도로 심하지는 않다.

대부분 몇 주 안에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재발되기도 한다.

BPPV는 전정기관의 하나인 utricle과 saccule에 존재하는 otoconia에 의해 발생하는데, 세반고리관(semicircular canal)에 흘러 들어간 otoconia가 체위 변동시 세반고리관을 자극하면서 이같은 증상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특발성이지만 전정신경염(vestibular neuronitis), 내이(labyrinthitis), 두부손상(head trauma) 등 말초 전정계에 영향을 미치는 장애가 뒤따르기도 한다.

◇전정신경염=급성 전정신경병증으로도 알려진 전정신경염(vestibular neuronitis, VN)은 비교적 갑자기 나타나는 현기증이나 오심 등으로 특정지어지는 일반적인 현훈이다.

증상은 수일 동안 지속되고 때로는 6주까지도 지속되는 불균형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VN은 전정신경에 영향을 미치는 단일신경병증이나 다발성신경병증에서 기인한다.

내이염과 같은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이 가장 의심되는 VN의 원인이기도 하다.

전정신경염의 경우 30% 정도는 기도감염 후에 발생하며 겨울이나 봄철에 집단적으로 환자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의 연구를 통해 전정신경절 내의 HSV-1이 VN을 유발한다는 증거도 제시됐다. BPPV는 VN질환자에게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며 VN에 이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중추성 현훈=BPPV나 VN 등은 말초성 현훈인 반면 뇌간 부위의 뇌졸중 등으로 발생하는 중추성 현훈도 있다.

뇌간 뇌졸중에 의한 현훈에 동반되는 증상으로는 심한 두통, 심한 보행장애, 마비나 진전같은 사지의 운동기능 이상, 복시, 편측 반맹을 비롯해 안면근육마비와 같은 감각이상 등이 있다.

머리의 움직임과는 상관 없이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거나 앉아 있을 시에도 어지럼증이 계속된다.

또한 말초성 현훈과는 달리 어지러움의 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3. 여타 현훈

◇고립성 현훈=두가지 드문 원인으로 인해 고립성 현훈이 발생할 수 있다.

◇다발성 경화증=젊은층에서는 다발성 경화증(MS)은 고립성 현기증의 인자로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더불어, 신경학적 관련 증상이 더 밝혀지지 않는 한 MS가 여타 현훈의 유발인자로 작용했는지에 대한 구분이 힘들수도 있다.

◇소뇌질환=소뇌경색 등으로 고립성 현기증이 유발될 수도 있다.

또는 현훈이 소뇌성 운동실조와 관련된 표지인자일 수도 있다.

노령층의 경우, 특히 심혈관질환 병력이나 위험인자를 보유하고 있는 노인의 경우에는 이같은 질환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메니에르병=메니에르병(meniere"s disease)은 오심을 유발하는 중증의 현훈을 야기한다. 반복적인 이명(tinnitus), 청력소실 등도 동반된다.

대개의 경우는 수시간 동안 증상이 지속되며 발작기와 완화기를 거치면서 증상들이 점차로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완화기가 수년에 걸쳐 지속될 수도 있다.

발작기의 증상들은 비교적 갑자기 발생하며 발작이 가벼울 경우 가벼운 어지럼증이나 보행실조만이 나타난다.

메니에르병은은 일반적으로 청력손상이나 이명 등의 증상을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 메니에르 질환의 초기에는 늘 청력손상이 동반된다.

◇척추골뇌정동맥기능부전증=척추골뇌정동맥기능부전증(Veterbro-basilar Insufficiency)은 노령층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한다.

갑작스런 현기증이 가장 일반적인 증세로 나타나나 복시(diplopia), 조음장애(dysarthria), 편측부전마비(hemiparesis) 등의 뇌간 관련 증상들과 관계가 있다.

현훈 증상은 대략 25% 정도를 차지하고 뇌간과 관련된 증상들은 점차 시간이 지나며 나타난다. 징후가 의심될 경우에는 MRI나 CT촬영을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

◇청신경종=청신경종(Acoustic Neuroma)은 주로 청력소실이나 이명과 함께 나타난다. 현훈 증세는 그리 심하게 나타나지는 않고 불명확하게 발현된다.


4. 실신과 전실신

실신(syncope)과 전실신(presyncope)은 체내 혈압의 급작스런 저하현상에서 기인한다.

이같은 현상은 혈관운동신경 소실이나(vasomotor syncope) 심혈관기능약화(cardiac syncope)와 관련이 있다.

◇혈관성 실신=혈관성 실신(Vasomotor Syncope)은 가장 흔한 증상으로 양성의 성격을 갖고 젊은층에서 자주 발생한다.

이 질환은 아찔함(light-headed), 창백(pallor), 발한(diaphoresis), 점진적 시력소실(progressive darkening of vision) 등 전실신의 전조로 알려진 인자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앉았다가 일어나는 동작이나 누워있는 자세에서 많이 일어난다.

◇기립성 실신=기립성 실신(Orthostatic syncope)은 서 있는 상태에서 발생한다.

이는 나이의 증가, volume depletion, 수면시간 지속을 비롯해 이뇨제(diuretics), 항고혈압제(antihypertensives), 혈관확장제(vasodilators), 진정제, 항우울제 등의 약물과도 관련이 있다.

◇혈관미주신경성 실신=혈관미주신경성 실신(Vasovagal syncope)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발생한다.

이는 가족력과 관련이 있으며 나이가 듦에 따라 줄어든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심인성 실신=심인성 실신(Cardiac syncope)은 그리 흔히 발생하지 않으며, 전체 환자중 65세 이상의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66%에 이르는 등 노령층에서 자주 발생한다.

심인성 실신은 혈액순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심차단(heart block), 심실빈맥(ventricular tachycardia)과 같은 심부정맥 질환에서 기인한다.

급작사의 위험이 있으며 환자의 30% 정도가 1년 생존율에 머물고 있다.

◇기타 원인=출혈, 과민증(anaphylaxi), 패혈증 등은 혈량저하증으로 인한 실신을 야기할 수도 있다.

발작성 기침도 흉부압 증가와 정맥순환 감소로 실신의 원인이 된다.

배뇨와 요폐(urinary retention) 등은 혈관 저항성 감소로 실신을 유발하기도 한다.


5. 그밖의 원인들

◇의학적 요인=어지럼증은 급성질환의 하나로서 발생하지만 여러가지 다양한 인자들과결부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이같은 인자들은 병력검사 및 신체검사를 통해 빠르게 진단할 수 있다.

어지럼증은 임신, 빈혈, 갑상선 기능항진, 고혈압 등과도 관련이 있다.

인슐린 투여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저혈당증은 장기적인 전구증상을 야기해 환자에게 지속적인 의식상실을 일으킨다. 이같은 증상은 글루코스를 투여해야만 경감된다.

◇신경학적 요인=때때로, 현기증은 특수한 신경학적 증상과 함께 나타난다.

일과성 허혈 발작은 일시적 국소성신경장애와 관련이 있다.

거미막하출혈(subarachnoid haemorrhage)은 실신을 야기할 수도 있으나 이보다는 두통, 구토, 수막증, 의식상실 등을 야기한다.

신체 신경학적 부위의 국부병변은 두개내압 증가나 국소성신경장애인자와 관련해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발작은 전조(aura), 요실금(urinary incontinence), 발작후 혼란(post-ictal confusion), 기면(sonolence) 등과 관련이 있다.

◇심리학적 요인=불안감,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인 요인들은 무기력감, 피로를 비롯 이인증(depersonalisation) 등 어지럼증으로 볼 수 있는 증상을 야기시킨다.

또한 기존에 존재하고 있던 심리적 요인들은 의학적 요인들과 결부돼 현기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의학적 요인으로 인한 어지럼증, 현훈 등은 질병에 대한 두려움이나 이로인한 지속적인 장애의 부담으로 불안과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그러므로, 생물학적인 측면과 심리적인 측면의 이같은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늘 점검이요구된다.

어지럼증을 앓고 있는 모든 환자들은 자신의 심리학적인 병력, 불안이나 우울을 야기하는 특정한 요인들에 대해 점검해 봐야 한다.

■이번호 업데이트의 사진은 메디칼업저버 호주판 2002.6.26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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