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세계의 의학은 급격히 진보하여, 과거 불가능하리라고 생각되었던 장기이식, 생명복제 등이 국내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

IMF 시대 후,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은 고비용의 투자가 어려운 현실이며, 연구 및 진료기자재 등이 한정된 상황하에서는 우수한 인적 자원의 효율적인 대처가 절실한 시점이다.

의과대학은 연구와 교육에 몰두할 수 있는 기초교실의 교수와 진료의 업무를 같이 수행하고 있는 임상교실 교수의 두 가지 인적자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들의 현실과 입장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기초교실과 임상교실의 교수는 모두 의과대학 교수로서 당연히 동질성을 가지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진료업무에 대한 부담의 차이와 그에 따라 발생하는 진료수입의 차등 지급, 각 교수의 업무보조를 위한 학교와 병원의 운영체계 이원화 등의 문제점을가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의과대학은 기술향상과 정보화에 중심을 두는 기반정비를 기초로 생명과학의 중심을 지향하는 의학 연구가 수행될 수 있는 연구환경 개선을 선도하여야 한다.

또한 대학연구의 인프라인 대학원의 내실화를 통한 학문 후속세대의 육성에 주력하여야 한다.

의학박사 학위의 사회적 인식 수준의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도, 전반적인 제도 운용의 개선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동시에 일반 대학과 달리 교수대비 대학원생의 절대 부족의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국내 타 대학의 교수에 비해 의대 교수들은 대체로 몹시 바쁘게 일하고 있다.

그러나, 교수 개개인이 자신의 일과에 만족하고 있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실험, 학회, 논문 등의 일로 하루하루의 일정이 빠듯해, 임상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데 주저할 수도 있으며, 환자를 전인적으로 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또한 소속 과의 일반업무에 많은 시간을 빼앗겨 교수로서 제대로의 구실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런 실정이다.

생명을 걸고 진료를 받는 환자에게 연구만을 우선 고집하다가는 원망을 받기 쉽다.

연구와 진료 중 어느 것을 우선으로 하여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가운데 실제 최첨단의 연구에 매진하는 국내외의 연구자와 비교하면 아마츄어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복잡한 연구방법을 이해하려면, 많은 문헌을 찾아 읽고 사고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진료에 많은 시간을 쪼개다 보면, 임상진료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 기술 등의 습득을 소홀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연구하면서 진료하라는 현실은 교수들에게 설득력이 상실되었으며, "연구와 진료를 분리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의문에 다다르게 된다.

경제력이 있다면 연구와 진료를 분리하여 양측의 전문화를 꾀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의학의 본질상 진료와 연구를 분리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임상센스가 없는 의학연구는 생존하기 어려우며, 연구적 태도를 견지하지 않는 진료는 의학발전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

한사람의 의사가 연구와 진료를 최대한 수행하는 것이 무리일 수 있다는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하여야 할지가 대학의 최대 과제이다.

대학병원은 연구, 교육은 물론 진료라는 막중한 책임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으로 진료를 통하여 연구와 교육을 수행하며, 연구와 교육을 통하여 진료를 발전시키는 임상의학의 현장이다.

그러나, 병원의 특성상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 진료와 연구, 교육의 업무를 분담하고 있는 교수들의 활동에 혼란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비슷한 듯하면서도 판이한 성격의 대학과 병원의 두 가지 기구 안에서 활동하는 교수들의 진정한 업무가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가를 이해하는 일은 쉽지않다.

의과대학이 교실로 구성되어 있고 교실은 교수들로 구성되어 있는 바, 미래 지향적인 대학과 대학병원은 유연성 있는 교실과 교수의 활동을 필요로 한다.

또한 앞으로의 발전을 위하여 신임교수의 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 이에 따른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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