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발병하면 폐기능 호전 불가능

대부분 흡연에 의해 비가역적 기도폐쇄가 발생되는 호흡기질환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이 질환은 서서히 나빠지는 호흡곤란 특히, 활동시 나타나는 호흡곤란으로 생명단축과 함께 환자 본인은 물론 주위 사람에게도 삶의 질 저하를 가져오지만 이에 대한 치료 및 악화 방지를 위한 활동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의학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90% 이상의 원인이 흡연이어서 흡연인구가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앞으로 국민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주요 질병으로 대두될 것으로 예상돼 이 질환에 대한 의료인이나 일반인들의 인식전환과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일단 발생하면 어떠한 치료로도 폐기능을 호전시킬 수 없기 때문에 금연 등으로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질병 발생 이후엔 24시간 지속적인 "산소요법"만이 이들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유일한 치료법으로 최근의 연구시각은 "악화속도"를 줄여 삶의 질을 향상시켜나가는 것이 관건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질병임에도 의료인들의 인식과 이해부족 그리고 "완치가 불가능한데 무엇하러 치료하나"는 환자들의 입장에 재정·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의료환경탓에 지금까지 이슈화되지 못했고 극소수의 의학자외엔 연구에 전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심영수 서울의대 호흡기내과교수는 "지금까지 이 질환은 기침가래·숨가쁨 증상 등으로 "기관지천식"으로 오인되거나 의사의 상당수도 이같이 진단하는 경향이 많다"고 흐름을 전하고 "그러나 이중 일부분만이 기관지천식이고 대부분은 COPD 환자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천식은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서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고 소아와 젊은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이 질환은 기도폐쇄가 점진적으로 진행돼 계속적으로 심해지는 만성질환이며, 50대 이후 특히 흡연자에서 호흡곤란이 생길 경우 이 질환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학회에선 단일질환이 아닌 만성기관지염·폐기종·기관지천식환자에서 기도폐쇄가 진행되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학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이사장(가톨릭의대)은 "COPD 원인은 흡연이 절대적이고대기오염·호흡기감염·직업적 노출·기도과민성 등이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는 외국과 달리 유전적 요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혈액형·영양소결핍에 의한 원인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진단은 폐기능 검사상 기도폐쇄가 확인될 경우에 하게 되는데 흉부 X-선 검사로 진단할 수 있을 때에는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매년 정기신체검사시 초기에 기도폐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질환에 대한 연구는 선진 외국에서도 최근에 들어서야 활발해지고 있다.

1957년부터 이 질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지만 분자생물학적 접근과 신약개발을 위한 논의는 최근 몇년전의 일이다.

특히 1980년대 "금연"을 시행하면 20년후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사실상 실패로 결론나면서 최근들어 WHO나 NIH 등에서 COPD에 대한 병인론을 밝히고 치료방침을 명확히 제시하기 위한 공동연구에 본격 착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지난해에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에서 진료지침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보급하기 시작했지만 이 지침대로 치료를 하는 곳은 단 한곳도 없을 것이라는 이 분야 핵심 연구자의 자조섞인 이야기가 있는 것을 보면 사실상 불모지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김동순 교수팀이 우리나라에서 이 질환의 발병률 등의 통계를 취합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이렇다할 통계는 나와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흡연율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유병률이 대단히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데 일부 학자들은 천식과 같은 5~6%대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계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는 것만은 틀림없다는 것에는 한결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성학 이사장은 "이 질환은 타질환에 비해 약제반응이 좋지 않고 "증후군"의 "마지막상황"으로 인식, 연구대상으로 삼지 않았고 외국에서 유전적 원인이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확인되지 않아 우리와 다른 것으로 인식, 적극적인 연구 필요성을 갖지 않았었다"며, 최근들어 이에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고 병인에 초점을 맞춰 치료를 위한 연구도 적극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심영수 교수는 "이 질환은 동맥가스검사에서 산소가 55mmHg 이하인 경우 하루 16시간 이상 산소치료가 절대적"이라며 "여러 방법이 있으나 산소농축기가 많이 사용되고 있고 리스도 가능하므로 우선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호흡재활 치료가 중요한데 병원중심은 우리나라 현실상 불가능하고 재택호흡재활치료 방법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기침과 호흡곤란으로 나타나는 만성질환인 COPD. 재활치료의 수가적용 등 제도적 뒷받침 외에도 이 질환에 대한 인식변화가 여생의 "삶의 질"을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향후 우리나라 국민보건을 위협하는 주요 질병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COPD에 대한 예방과 치료 등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취재 보도로 건강사회를 위한 전문언론의 역할에 충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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