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던 DSM-5 베일 벗다
말많던 DSM-5 베일 벗다
  • 박도영
  • 승인 2013.05.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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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신건강의학회 19일 공식적으로 발표
많은 기대와 논란 속에서 미국정신건강의학회(APA)가 19일 정신질환 진단과 통계 편람(DSM) 5판을 공식적으로 공개했다. 1994년 4판이 나온 뒤 거의 20년만의 개정이다.

5판은 크게 △DSM 소개 및 명확한 사용법 △진단 카테고리 정보 △자가평가툴 및 더 연구가 필요한 카테고리 정보 등 3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다른 진단 기준과 어떻게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하고, 모든 장애를 연령, 성별, 발단 성향에 따라 알려주고 있다는 점, 의학적 심리학적 장애의 인위적인 구분을 없앴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변화로 자폐증을 꼽을 수 있다. APA는 자폐증과 더불어 아스퍼거증후군, 소아기붕괴성장애, 전반적발달장애 등 4가지 장애를 '자폐스펙트럼장애'로 한데 묶었으며, 진단 기준으로는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및 상호작용 결핍과 반복적인 행동, 관심, 활동의 제한(RRBs) 2가지를 꼽았다. RRBs가 없는 경우 사회적커뮤니케이션장애로 분류되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기존에 소아양극성장애로 불리던 것은 과잉 진단 및 과잉 치료를 막기 위해 분열적기분조절장애로 따로 분류됐다. ADHD는 성인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고, 증상 발현 시기도 12세 이전에서 7세 이전으로 완화됐다.

가까운 사람을 잃었을 때 첫 2주간은 주요우울장애로 진단할 수 없도록 한 '사별 제외'조항은 삭제됐다. APA는 "2개월이라는 기간에 대한 근거가 없으며 사별로 인한 슬픔은 일반적으로 1~2년 이상 지속된다"면서 "또 심각한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요인으로 주요 우울증 삽화를 발생시킬 수 있다. 정서적으로 상처받기 쉬운 사람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별 직후부터 이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특히 개인 또는 가족이 주요 우울증 삽화력을 가지고 있을 경우 더 많이 발생한다"고 삭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주요신경인지장애에 치매와 기억상실장애가 포함됐고, 새롭게 경도신경인지장애가 추가됐다. APA는 경도신경인지장애를 정식 진단 분류에 포함시킴으로써 조기 발견 기회를 높여 이들 증상을 가진 환자의 회복을 앞당기고, 치매로 발전하기 전 초기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외 폭식장애와 월경전 불쾌감 장애 등도 DSM-4에서 고려해야 될 추가적인 진단으로 분류됐으나 이번에 정식 진단으로 승격됐다.

한편 DSM-5은 발간을 앞두고 진단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그 기준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줄곧 구설수에 올랐다.

미국 국립정신보건원(NIMH) Thomas Insel 원장은 4월 공식 사이트를 통해 "증상만으로 최선의 치료법을 알기 어렵다"면서 그 타당성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어 "NIMH는 연구영역 기준 프로젝트(Research Domain Criteria Project)를 통해 유전과 영상, 인지 과학, 기타 여러 범주를 통합한 새로운 분류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DSM-5에 대한 보이콧 의사를 밝혔다.

영국심리학회 임상심리학분회(DCP)도 13일 성명서를 통해 "정신건강의 이해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서 초안 작성에 참여한 Lucy Johnstone 박사는 "최근 사회적, 심리적 환경, 가난, 차별, 트라우마와 학대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근거가 압도적으로 많다"면서 "정신건강 문제를 생물학적으로만 봐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APA James Scully 회장은 DSM-5가 "임상의들을 위한 비평적 가이드북이 될 것"이라면서 "정신 질환 유병률이 높은 만큼 이 편람은 사회적으로 약물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출간에 앞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초안을 세 부분으로 나눠 웹사이트에 공개한 뒤 1만3000여건의 코멘트와 수천건의 이메일을 받았다"면서 "APA는 이 모든 코멘트를 읽고 평가했다"면서 전례 없는 투명 오픈 정책을 자랑했다. 이전 버전까지는 한번도 이렇게 공개된 적이 없었다.

DSM-5 태스포스 David Kupfer 위원장도 "이 편람은 임상의를 위한 첫번째 가이드북이자 가장 중요한 가이드북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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