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인 식량 후보군으로서 곤충의 역할을 조명한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 Jose Graziano da Silva 사무총장은 13일 로마에서 열린 식량 안보 및 영양에 관한 국제 컨퍼런스에서 "숲은 야생동물에서부터 나무, 과일, 씨앗, 잎, 버섯, 꿀 등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영양 섭취를 가능하게 하는 보고(寶庫)"라면서 "그 중 곤충은 주요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발표했다.

FAO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이미 곤충을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인구는 20억명 가량이며, 섭취되는 곤충 종류만 1900종이 넘는다.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섭취하고 있으며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곤충은 딱정벌레(31%)였고, 애벌레(18%), 벌·말벌·개미(14%), 메뚜기·귀뚜라미(13%) 순으로 나타났다.

Silva 사무총장은 "많은 곤충이 단백질이 풍부하고 좋은 지방과 더불어 칼슘, 철분, 아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면서 "소고기 100g 당 철분은 6㎎에 불과한 반면 메뚜기는 8~20㎎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FAO의 Eva Muller 국장은 "모든 사람이 반드시 곤충을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으며 "다만 번식력이 뛰어나 쉽게 생산이 가능하고 먹이도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잠재적인 미래 식량 또는 사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곤충은 냉혈생물이기 때문에 먹이에서 얻은 에너지를 체온 유지에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곤충 고기 1㎏을 얻기 위해 들어가는 먹이는 고작 2㎏에 불과하지만 같은 양의 소고기를 얻기 위해서는 8㎏의 사료가 필요하다.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 들어가는 먹이량은 귀뚜라미가 소에 비해 12배나 적다. 또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유해성도 다른 가축류에 비해 적다.

이러한 장점으로 새나 애완동물 등의 먹이로 사용되는 밀웜(meal worms)의 경우 현재 생산량이 상업적인 수준으로까지 성장했으며, 동물원, 펫샵, 낚시터 등에서 니치 마켓을 이루고 있다. FAO는 이와 더불어 곤충은 식량이 부족한 국가에서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어린이를 위한 중요한 대체식량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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