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영 호경희의대 교수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알레르기비염에 대한 최근의 치료 경향은 다른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에서와 같이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치료이다. WHO 산하조직인 ARIA(allergic rhinitis impact on asthma)에서는 1999년에 처음으로 비염의 치료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으며 이는 최근 2008년과 2010년에 개정됐다.

알레르기비염은 유병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진단이 자주 간과되며 사용 가능한 여러 가이드라인에도 불구하고 치료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제대로 치료되지 않은 알레르기비염은 환자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치료는 증상의 보다 나은 조절과 삶의 질 향상을 제공한다. 비염 치료에 쓰이는 약물은 흔히 경구나 비강으로 투여한다. 비강내 투여는 전신적 부작용이 적으며 높은 농도의 약물을 비강내로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알레르기비염 환자들은 결막염이나 천식 등을 동시에 가진 경우가 많아 여러 기관에 약물투약이 필요할 수 있어 국소투여에 따른 순응도의 저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약물의 효과는 환자에 따라서 다를 수 있으며 약물복용 중단 후에도 장기간 약물의 효과가 지속되는 것은 아니므로 지속성 알레르기비염에서는 유지요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비염치료 약물은 오랜 기간의 사용에도 속성내성(tachyphylaxis)이 발생하지 않는다.

비염치료 약물의 효능을 비교한 연구들에 의하면 비강내 스테로이드가 비염의 모든 증상에 대하여 효과가 가장 강력하다.

1. 항히스타민제

1) 경구 항히스타민제
항히스타민제는 히스타민의 수용체결합을 차단하는 약물이다. 경구 항히스타민제는 히스타민에 의한 증상 즉 콧물, 재채기, 코 간지러움, 눈 증상 등에 효과적이나 코막힘에는 효과가 적다. 효과 발현이 빨라 대개 15분 이내에 나타난다.

1세대 경구용 항히스타민제는 진정작용과 항콜린작용으로 인해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진정작용은 개인마다 다르며, 알코올이나 진정제와 같은 중추신경계 작용약물과 같이 복용하였을 때에는 이러한 부작용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 항콜린성 부작용으로 눈과 입이 건조해지고 변비가 생기며 배뇨장애가 나타나고 원발 폐쇄각녹내장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에 비하여 진정작용이나 기능장애를 거의 일으키지 않으며 항콜린성 작용도 거의 없다. 일부 2세대 항히스타민제의 항알레르기 효과가 보고 되었으나 임상에서 유용성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2) 비강내 항히스타민제
계절성 알레르기비염 치료에 있어 비강내 항히스타민제는 경구 2세대 항히스타민제와 비교하였을 때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효능을 보인다. 비알레르기비염의 비충혈에도 효과가 있으나 알레르기비염의 치료에서는 비강내 스테로이드에 비해서는 효과가 약하다. 그러나 비강내 스테로이드와 같이 사용하였을 때 부가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다. 비강내 항히스타민제는 대개 1일 2회 투여한다. 알레르기 결막염 치료에는 비강내 항히스타민제는 효과적이지 않으나 항히스타민 점안액은 알레르기성 결막염 증상을 20분 내에 완화한다.

2. 비강내 스테로이드제

비강내 스테로이드제는 비점막의 스테로이드 수용체에 높은 농도로 작용함으로써 강력한 항염증 효과를 보이며 알레르기비염과 비알레르기비염의 치료에서 가장 효과적인 약물이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약제들은 전신적인 부작용의 위험이 낮고 눈 증상을 포함한 알레르기비염의 모든 증상에 효과를 나타낸다. 만약 특히 비충혈이 심하거나 비염증상이 빈번하게 있다면 비강내 스테로이드가 가장 적절한 1차 약물이다. 약효는 대개 3~12시간 후에 나타나지만 최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2주까지 소요될 수 있다.

비강내 스테로이드제는 화학구조에 따라 안전성은 차이가 있으며, 낮은 생체이용률을 지닌 것이 흔히 사용된다. 현재 사용중인 비강내 스테로이드제는 환자들이 불편 없이 사용하는 제형으로서 대부분에서 장시간 사용으로 비점막의 위축이 나타나지 않는다.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경우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10~15%의 환자에서는 비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비강내 스테로이드제는 대부분의 연구에서 항히스타민제나 류코트리엔 길항제를 같이 사용하였을 때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했다. 국내에서 사용중인 비강내 스테로이드제와 그 특징은 아래 표와 같다.


3. 항류코트리엔제

항류코트리엔제는 비염의 모든 증상에 대하여 약간의 효과를 보이며 몇몇 연구에서는 비충혈증상에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류코트리엔제는 계절성 알레르기비염 환자에서 코 증상과 눈 증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항류코트리엔제는 경구제로 환자가 복용하기 간편한 장점이 있다. 항류코트리엔제와 항히스타민의 동시투여로 효과가 있을 수는 있으나, 비강내 스테로이드 단독투여보다는 효과가 낮다.

알레르기비염환자의 40~50%에서 천식이 병발하므로 항류코트리엔제는 천식 증상을 보이는 비염 환자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계절성 알레르기비염과 천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montelukast는 코와 기관지 증상을 개선시키고 기관지확장제의 사용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항류코트리엔제의 경우에 montelukast는 6개월 이상의 연령에서, pranlukast(Citus®)는 2세 이상에서 사용이 허가되었다.

4. 크로몰린 (Cromones)

비만세포 탈과립 억제제인 크로몰린은 비염의 증상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거의 없어 안전한 약물이다. 그러나 1일 투여 횟수가 많고 비강내 스테로이드제보다 비염 증상에 대한 효과가 현저하게 낮은 것이 단점이다.

5. 비충혈제거제

비충혈제거제는 알레르기비염과 비알레르기비염의 비폐색에 단기간 효과가 있으나 코가려움증이나 재채기, 콧물 등에는 효과가 없다. 흔히 비염의 치료에서 비폐색의 조절에 거의 효과가 없는 경구 항히스타민과 비충혈제거제의 복합제가 사용되고 있다. 경구 비충혈제거제로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pseuodephdrine과 ephedrine, phenylephrine 등이 있다. 부작용으로 보챔, 어지럼증, 두통, 떨림, 불면, 빈맥, 고혈압 등의 전신적인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비강내 비충혈제거제로는 phenylephrine이나 imidazole 유도체(xylomethazoline, oxymethazoline) 등이 사용된다. Xylometazoline의 연구에 따르면 비강내 스테로이드에 비해 비충혈 완화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소 비강내 비충혈제거제는 부작용으로는 국소 통증, 작열감, 재채기, 비인두 건조감 등이 있으며 10일 이상 장기간 사용시 속성내성(tachyphylaxis), 반동성 충혈(rebound congestion), 약물비염(rhinitis medicamentosa)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약물비염의 발생은 매우 다양하여 사용 3일 후에 발생하기도 하고 6주간 매일 사용한 후에도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6. 항콜린제

항콜린성 약물인 ipratropium bromide는 비강내 국소 투여로 알레르기비염, 비알레르기비염, 감기에 의한 콧물 감소에 효과적이다. 비염 환자에서 비강내 스테로이드 또는 항히스타민과 ipratropium bromide를 같이 사용하였을 때 콧물 조절에 부가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다. 항콜린작용으로 인한 국소적인 부작용으로는 비점막건조, 비출혈 등이 있으나 흔하지 않다.

7. 전신 스테로이드제

다른 비염치료 약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비강내 약제에 반응하지 않는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전신적 스테로이드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나 부작용 발생을 줄이기 위하여 단기간 사용한다.

8. 항IgE (Anti-IgE)

중증 천식환자에 사용이 허가된 항 IgE를 알레르기비염환자에 대하여 사용하는 여러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 알레르겐 특이면역치료
알레르겐-특이 면역치료는 알레르겐 추출물의 양을 점차적으로 증가시키면서 노출시켜 면역체계의 관용(tolerance)을 유도하여 향후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에 노출되었을 때의 증상을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다 약물치료가 단지 증상을 억제하는 효과만 있는 반면에 특이면역치료는 면역반응을 변화시켜서 알레르기 비염을 완치할 수 있다.

알레르겐-특이 면역치료는 전통적으로 피하경로로 시행되었지만 최근에는 설하(sublingual) 면역치료도 많이 시도되고 있다. 면역치료는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 꽃가루, 일부 곰팡이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에서 효과적이지만 부작용의 위험이 따른다. 이런 부작용으로 매우 드물게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설하면역치료는 피하주사에 의한 전신부작용의 위험 없이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

흡입알레르겐을 사용한 면역치료가 알레르기비염과 천식치료에 임상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명확하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 질환의 자연경과를 바꿀 수 있으며 3~5년간의 면역치료를 마친 후에도 여러 해 동안 효과가 지속된다. 알레르겐-특이 면역치료는 새로운 감작의 진행을 예방하며 비염 환자에서 천식으로의 진행을 감소시킨다. 연구결과 알레르기 비결막염만을 가진 환자에서 면역치료는 천식의 발병이 억제되었으며 3년간 화분 면역치료 한 환자들이 향후 천식 발병이 약물치료만을 받은 환자보다 적었다.

또한 알레르겐-특이 면역치료는 알레르기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많게는 80%이상의 천식 환자에서 비염을 동반할 수 있으며, 만약 경증 천식환자에서 중등증 및 중증 비염과 동반하는 경우에는 특이면역치료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

기타 치료

- 비세척
등장성 또는 고장성 식염수 용액으로 코 세척은 비강내 스테로이드보다 효과가 낮지만 알레르기비염과 비부비동염을 가진 환자들에서 비염 증상을 완화시켜주고 삶의 질을 증진시킬 수 있다. 식염수 세척은 작열감, 보챔, 오심과 같은 경미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비교적 사용이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한 치료법이다. 그러나 효과적인 비강내 주입법, 용량, 농도 등의 일반적인 방법은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다.

식염수 비세척의 작용기전으로는 점액 청소의 증진, 섬모 수축 활동 향상, 항원·균막이나 염증매개체의 제거, 비강내 점막 방어효과와 같은 다양한 기전이 제시되었지만 증상개선 효과를 설명하기에는 확실한 자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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