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범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 세계알레르기학회 (WAO) 2015년 학술대회 조직위원장

여러 가지 조사결과와 임상경험을 종합해 보면 우리나라의 천식 유병률은 5% 정도로 추정되고, 전체 천식환자의 20~30%는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한 현증 환자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최근 국민건강보험 진료통계를 보면 매년 18세 이상 성인 중 200만명 이상이 천식을 진단명으로 하여 진료를 받거나 천식 치료약제를 처방받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진단의 정확성이나 약제투여의 적정성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매우 많은 숫자임에 틀림없다. 이 통계에 의하면 천식의 유병률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하며, 한 환자가 연간 3회 이상 진료를 받고, 전체 환자의 3%가 입원치료를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문제는 연간 진료 환자의 50%가 최근 3년간 천식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새 환자’라는 점이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천식의 연간 발병률이 상상 이상으로 높고, 천식의 과거력을 포함한 유병률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는 의미일까? 나는 여기에 우리나라 천식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관련된 모든 문제가 함축되어 있다고 믿는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천식 전문의사가 진료하는 대학병원에서조차 처음 내원한 천식환자 중 2년 이상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 환자가 50%를 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만성질환과 비교할 때(COPD 환자와 비교해서도) 특이할 정도로 낮은 수치이다. 이렇게 불량한 치료 순응도는 단지 천식이라는 질환의 가변적 특성에만 기인하는 것인가?

여기에 덧붙일 것이 있다. 우리나라 천식환자의 10%만이 폐기능검사를 하고 있다는 것과 스테로이드 흡입제의 처방률이 아직도 20%(대학병원 50%)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의사와 환자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하겠지만, 의료시스템과 보험 적용 기준이 바뀌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적지 않을 것이다. 천식의 진단과 치료에 놓여 있는 수많은 미시적이고 기술적인 문제의 해결에 앞서, 우리는 이와 같은 역학적 사실을 이해하고 조명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 제현(諸賢)의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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