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INA, 5가지 단계별 가이드라인 제시

조절, 조절, 또 조절

천식치료의 목표는 천식의 증상을 조절하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다. 천식의 치료는 곧 천식의 조절을 의미한다. 임상 가이드라인은 천식 약물치료시 ‘평가 - 치료 - 모니터링’의 순환구조에 기반할 것으로 권고하는데, 여기에는 천식조절의 평가 - 조절을 위한 치료 - 조절유지를 위한 모니터링과 같이 모든 단계에서 조절이 목적으로 자리한다.

조절상태 따른 단계적 적용·조정

GINA 가이드라인은 천식의 약물치료와 관련해 “개별 환자마다 현재의 조절상태(current level of control)에 따라 1에서 5까지의 치료단계를 적용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또 “천식치료의 순환구조 속에서 조절상태를 평가해 치료단계를 조정해야 한다”고 부연한다.

종합하면 천식의 조절상태에 근거해 치료단계를 결정하고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GINA 가이드라인의 천식치료 알고리즘은 ‘조절상태’와 ‘치료단계’라는 두 가지 큰 지표를 연계하는 흐름을 따른다.

조절상태에 따라 결정된 현재의 치료단계에서 조절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절상태를 달성할 때까지 치료단계를 올리고, 최소한 3개월 정도 조절상태가 유지되면 치료단계를 내리는 식이다.

조절, 부분 조절, 조절 안됨

GINA 가이드라인은 지난 2006년 중증도에서 더 나아가 환자의 증상조절 상태에 따른 천식의 분류를 제시했다.
천식의 심한 정도와 치료에 대한 환자의 반응도를 모두 종합해 조절 정도를 분류한 것으로, 주간증상·활동제한·야간증상 및 수면방해·증상완화제 사용·폐기능(PEF, FEV1) 수치의 5가지 항목의 결과에 따라 조절(Controlled), 부분 조절(Partly Controlled), 조절 안됨(Uncontrolled)으로 환자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다<표 1>.

천당과 지옥 오가는 천식환자

천식환자 상태의 분류는 치료를 결정하고 조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과거에는 이 기준을 경증 간헐성, 경증 지속성, 중등증 지속성, 중증 지속성의 중증도로 잡아 분류했다. 하지만, 천식의 유병특성으로 인해 이렇게 고정된, 틀에 박힌 중증도 분류가 임상현장과는 괴리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중증도 분류 자체가 복잡하고 환자상태를 제대로 반영(설명)하지 못하다 보니 진료에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의 조상헌 교수에 따르면, 천식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변화(變化)가 무쌍(無雙)한 다이나믹한 질환이라는 것이다. 하루 중에도 호르몬이나 자율신경계의 변화에 따라 조(朝)·주(晝)·야(夜)의 증상의 정도가 달라진다.

또 먼지, 황사, 매연, 찬바람 등 일상생활에서 겪는 외부환경 요인에 따라 증상의 변화가 나타난다. 이렇다 보니 천식환자들 대부분은 하루 중에도 경증과 중증을 오가고, 몇 달 동안 정상소견을 유지하다 갑자기 증세가 악화되는 것이 부지기수(不知其數)다. 특히 천식은 감기가 걸리면 급격한 증상악화를 나타낸다.

환자중심의 맞춤치료

하루에도 경증과 중증,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천식환자들에게 고정된 중증도 분류를 통해 치료전략을 결정하고 조정한다는 것이 꾸준하고 올바른 치료, 더 나아가 천식의 조절과 유지라는 치료목표와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조상헌 교수는 “천식의 치료는 경증이든 중증이든 증상 없이 잘 조절해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유지하도록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증상의 조절 정도에 초점을 맞춘 GINA 가이드라인의 천식 분류체계는 환자중심의 맞춤치료 패러다임의 결과로 볼 수 있다.

◇1단계: 필요할 때 완화제
GINA 가이드라인은 이 같은 환자의 조절상태에 따라 1~5단계까지의 치료전략을 적용하고 조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표 2>.

1단계에서는 필요할 때마다 증상완화제를 사용한다. 때때로 수시간 이내의 짧은 주간증상(기침, 천명, 호흡곤란 2회 이하 / 야간에는 더 낮은 횟수)이 나타나는 치료받지 않은 환자들이 대상인데, 이는 천식 조절상태(controlled)에 준한다.

가이드라인은 1단계 적용을 받는 대부분의 환자에게 사용하는 증상완화제로 속효성 흡입 B2 항진제(SABA)를 권고했다. 흡입 항콜린제, 속효성 경구 베타2 항진제, 속효성 테오필린 등도 대체수단으로 고려할 것을 주문했지만, 약효 발현시작이 늦고 부작용 위험이 높다는 설명이 추가됐다.

◇2단계: 완화제와 단독 조절제
2~5단계까지는 필요할 때마다 완화제를 사용하면서 정기적으로 질병조절제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가이드라인은 2단계에서 모든 연령대의 천식환자에게 첫 조절제 치료로 저용량의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ICS)를 권고했다. ICS를 대신할 수 있는 조절제로는 류코트리엔 조절제가 언급됐다. 흡입제를 사용할 수 없거나 사용을 꺼리는 경우, ICS 치료시 지속적으로 목이 쉬는 등 부작용 경험자, 알레르기성 비염이 동반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3단계: 완화제와 1~2가지 조절제
3단계에서는 필요할 때마다 완화제의 사용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저용량 ICS와 지속성 흡입 베타2 항진제(LABA)의 병용이 권고됐다. 병용은 하나의 흡입제에 두 약제를 혼합한 경우, 또는 각각의 흡입제를 사용하는 경우 모두 가능하다.
가이드라인은 “ICS와 LABA의 병용 시에 부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일반적으로 저용량 ICS도 충분하다”며 “이 요법으로도 3~4개월 이내에 천식조절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만 용량증가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4단계: 완화제와 2가지 이상 조절제
4단계에서는 2·3단계에서 사용된 약제에 기반해 새로운 약제가 추가되는데, 가이드라인은 임상시험에서 상대적 효과가 검증된 약제순으로 추가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가이드라인은 3단계 치료에서 천식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은 다른 질환이거나 난치성 천식이 원인이 아닌지를 검사하기 위해 천식 전문가에게 의뢰할 것을 주문했다.
4단계에서 선호되는 치료요법으로는 중간 또는 고용량 ICS와 LABA의 병용이 권고됐다.

◇5단계: 완화제와 조절제 추가
5단계에서는 4단계의 조절제에 추가적으로 경구 스테로이드제의 사용이 언급된 가운데, 효과가 있을 수도 있으나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는 주의가 뒤따랐다. 가이드라인은 4단계 치료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이 어렵고 자주 천식악화가 발생하는 등 천식이 심각하게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에게만 경구 스테로이드제 추가투여를 고려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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