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센터가 수술용 로봇 다빈치 제조회사인 인튜이티브서지컬(Intuitive Surgical, 이하 IS)이 전략적 제휴를 맺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받았다.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센터는 23일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 지하 3층으로 다빈치 트레이닝센터를 확대 이전하는 '그랜드 오픈' 행사의 일환으로 IS와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양 기관은 트레이닝센터와 고급심화과정, 심포지엄, 임상 펠로우쉽 등 네 가지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먼저 IS는 세브란스병원 다빈치 트레이닝센터에 대한 시설 및 인력 지원을 확대한다. 최신 모델인 다빈치 Si 기기와 기존 모델 S 기기를 지원해 로봇 수술에 사용되는 두 모델을 모두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IS 본사에서 공인한 전문 트레이너를 전담 배치해 로봇수술 교육의 질을 더욱 높이고 표준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의료진의 펠로우쉽 과정 참여에 대한 후원도 이뤄진다.

또 세브란스병원이 2008년부터 매년 개최해 온 국제 학술대회인 연세라이브국제심포지움의 메인 스폰서로 나서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 의료진의 참여로 확대되고 심포지엄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전폭 지지한다.

이밖에 고급 심화 교육과정을 개설해 기본 교육을 이수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수술 경험을 갖춘 국내외 의료진을 대상으로 갑상선, 위, 전립선, 신장, 대장항문, 산부인과 등 로봇수술이 가능한 외과 분야에서 한층 더 높은 수준의 술기를 익힐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로봇수술센터 최영득 센터장(연세의대 비뇨기과 교수)은 "몇해 전 처음 세브란스에 트레이닝센터가 지정될 당시 IS와 MOU를 맺은 바 있다"면서 "이번 재협약은 단순히 '잘해보자'에서 나아가 IS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은 2005년 로봇수술을 도입한 이후 10여개 질환 분야에서 연간 1800여건 진행해 현재까지 8980례를 집도했으며 올해 안에 1만례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위암, 갑상선, 대장암 등 새로운 표준 수술법을 개발해 발표하고 있으며, 2011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로봇수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세브란스병원 로봇 트레이닝센터는 2009년 IS의 아시아 공식 로봇수술 교육센터로 지정돼 지금까지 미국과 일본, 이탈리아 등 25개 국가에서 약 700여명의 의료진이 찾아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1년 동안 한국에 머무르며 다빈치 로봇 수술법을 배우고 있다.

IS의 Jeroen M.M. van Heesewijk 부사장 겸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전세계 24개 다빈치 트레이닝 센터가 있는데 그 중 세브란스병원의 성과는 매우 주목할만 하다"면서 "확대된 협력을 통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고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등 더욱 발전적인 모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재협약도 국내 외과의사들의 뛰어난 스킬과 지속적인 신기술 개발을 높게 평가한데서 이뤄졌다.

연세의대 형우진 교수(세브란스병원 외과)는 "IS에서 생각지 못한 것을 세브란스병원에서 개발했다"면서 "단순히 수술 건수로 따지만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수십배 많지만 그 질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세브란스병원 정남식 병원장은 "수술에 왜 로봇이 필요한지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비록 로봇수술은 기구가 비싸고 보험수가가 안되는 문제가 있지만 사람이 할 수 없는 부분을 가능케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고, 환자 입장으로 봤을 때 출혈이나 합병증, 입원기간, 회복기간 등의 면에서 이득"이라고 말했다.

연세의료원 이철 의료원장은 "수술은 최소침습이 대세를 이루는데 복강경 수술은 바로 그 초보적인 단계"라면서 "로봇 팔을 이용하면 360도 회전은 물론 수술 부위를 3D 영상으로 크게 확대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세계적인 추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eesewijk 부사장은 "로봇 수술은 산부인과는 물론 내과, 이비인후과, 대장항문외과, 갑상선외과 등 다양한 질환 분야로 확대되고 있으며 새로운 술기가 개발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추세는 계속 될 것이며, IS는 로봇수술을 기반으로 한 한국 의료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로봇수술의 비용대비 효과 문제에 대해 "수술 비용 자체만 놓고 보면 비쌀지 모르지만 수술 후 회복기간과 직장으로의 복귀 기간을 모두 따져봤을 땐 오히려 비용이 줄어든다"면서 "어떤 기술이든 처음 발전과정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 로봇수술과 관련한 논란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으며, 앞으로 로봇수술은 더 많이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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