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넥시아글로벌센터 설립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단국의대 교수진에 따르면, 최근 재단 고위층과 보직자들이 교수들을 대상으로 넥시아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단국대는 지난해 10월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암센터장이자 옻나무추출물로 만든 한약 ‘넥시아’로 잘 알려진 최원철 박사를 전격 영입, 지난 3월 5일 특임부총장에 임명했다. 이후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최 박사와 함께 있던 팀원들도 단국대로 자리를 옮겨 센터 설립을 본격화하고 있다. 센터는 대학교가 있는 경기도 용인 인근에 구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천안 병원에 있는 의대교수진과 직원들은 대부분 모르고 있다. 여기엔 의도적인 침묵도 섞여있다는 전언이다. 단국의대 한 교수는 “얼마 전 모교수가 전체 메일을 돌려 넥시아센터에 대해 알리고 반대의사를 피력했지만, 재단 차원의 계획이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중단한 일이 있다”고 귀띔했다.

기생충학교실 서 민 교수는 “의대 교수들이 무관심하기도 하고 또는 후한이 두려워 모르는 척 외면하는 것 같다”며 “친분있는 교수들에 부탁해 적어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넥시아를 처방해야 한다는 서명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최 박사가 발표한 넥시아의 효능효과에 따르면, 4기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 25%, 백혈병 환자의 5년 생존율 73% 등이다.

서 교수는 “말기암 환자에 생존율이 높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정확한 근거를 밝히지 않았다”며 “센터 설립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임상시험을 진행한 다음 넥시아를 처방하자는 서명운동”이라고 덧붙였다.

전이된 신장암 환자에 완치 사례 SCI 발표?

넥시아에 대한 비판으로 명예훼손 고발을 당한 충북대병원 내과 한정호 교수도 근거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는데 무게를 뒀다.

이미 3차례 경찰조사를 받았지만, 경제적인 목적이 아닌 공익적 목적으로 전문가적인 지식과 정보를 알리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며, 명예훼손죄도 성립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정호 교수는 “간혹이라도 넥시아를 먹고 있는 환자들을 만나고, 효능효과에 대해 문제제기 하는 환자들도 있기 때문에 환자를 위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라는 내용이었다”며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암환자의 생존율이 높다면, 전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식 임상시험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SCI 저널이더라도 증례보고는 정식 연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최 박사는 신장암에서 폐로 전이된 환자를 한방 치료로 종양이 완전히 소실된 사례를 암 학술지인 ‘Annals of Oncology’ 2010년 6월호에 “전이된 신장암 치료를 위한 가능성 있는 치료법으로서의 RVS 추출물 : 임상 2례” 주제로 발표했다.

한 교수는 “완치 사례는 신절제술을 받은 환자로, 전이된 신장암 환자 중 신절제술을 받은 환자에서 7%정도 자연소실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1950년대부터 70여건이 보고돼 있지만, 이젠 그 숫자가 너무 많아서 별도의 증례보고조차 하지 않을 뿐”이라며 “의학에서는 너무 기본적인 상식이자 교과서에도 나오는 수준인데, 그저 우연의 일치인 결과는 객관적인 검증이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 교수 역시 단국대 넥시아센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명문사학에서 의대, 병원과 상의없이 한약 판매를 목적으로 넥시아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뒤에서 숨어서 진행하지 말고, 넥시아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또한 한 교수는 “암 환자 입장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에 많이 의존하기 마련”이라며 “한의사들이 직접 넥시아와 한약 암치료 효능을 검증해내지 못하면, 지식인들, 즉 의협을 비롯해 물리학자, 생물학자, 화학자 등의 과학자들이 나서서 효과를 검증해 암환자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상시험 결과 없지만 한약으로 처방

넥시아의 임상시험을 아예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최 박사는 지난 2010년 ‘아징스(AZINX75)’라는 이름으로 비소세포 폐암 4기 환자 등 특정환자군에 대한 유지요법에 대해 식약청으로부터 천연물신약 임상시험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현재까지 결과발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강동경희대병원에서는 “임상은 잘 모르는 부분이다. 제약회사가 담당한다”고 답했다. 아징스의 임상을 맡은 에이지아이는 건강기능식품회사로 등록돼 있으며, “현재 관여하고 있지 않다. 잘 모른다”고 했다.

현재 강동경희대에는 환자들이 넥시아를 찾는 만큼, 4명의 한의사가 넥시아를 처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을 검색하면 넥시아 복용중이라는 환자들의 글도 쉽게 볼 수 있다. 최원철 박사 환우회에서 태생한 대한암환우협회는 때때로 항암치료 의사들을 비판한 주요일간지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이같은 파워를 등에 업고 최원철 박사가 한의대조차 없는 단국대라는 또다른 터전을 만들어 자신이 일궈온 넥시아를 처방하고 공격적인 홍보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자, 암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들은 우려섞인 시각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최 박사의 한 측근은 “식약청에서 아징스를 넥시아로 판매하면서 불법이득을 남겼다는 등의 억지 조사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넥시아는 한약으로의 처방이 문제없으며,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끊임없이 우수한 결과 사례를 보여줄 예정이다. 한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진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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