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스부르크 에센 대학 한스-크리스토퍼 디에너 교수

항응고제인 프라닥사(성분명 다비가트란)가 지난 1월 1일부터 국내에서 처방되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독일의 전 독일신경과학회 회장이자 뒤스부르크 에센 대학 한스-크리스토퍼 디에너 교수(신경과)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처방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를 최근 열렸던 FOCUS SPAF 심포지엄(3/29~30)에서 만났다.

독일에서 프라닥사가 쓰인지는 1년6개월이 지났다. 이쯤 되면 현지 의사들도 약물에 대해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한스 교수는 "많은 의료 전문의들이 프라닥사만큼 사용하기 좋은 신약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울러 출혈 등 와파린의 불편함을 경험했던 환자들도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프라닥사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허혈성 뇌졸중 예방효과를 꼽고 있다.

그는 "RE-LY 연구에서 프라닥사 150 mg이 와파린 대비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을 25% 감소시켜주는 것으로 나왔는데 이는 세 항응고제 중 유일한 효과"라면서 "특히 허혈성 뇌졸중은 전체 뇌졸중 중 92%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용량은 주로 150 mg을 쓰고 있다. 독일의 신경과 전문의나 심장내과 전문의의 경우 약 70% 가량 고용량을 사용하고, 나머지 30%가 저용량을 사용하고 있다는 게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150 mg이 뇌졸중 예방효과가 뛰어나고 나아가 허혈성 뇌졸중을 줄여주는 유일한 치료제로 임상적 혜택이 매우 크므로, 일반적으로 주력 용량인 150mg을 처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면서 "미국에서는 150 mg만 허가돼 있는데 이 의미는 그만큼 임상적 이득이 크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아울러 프라닥사 110 mg 저용량은 크레아티닌 청소률이 30~50 범위인 경우, 베라파밀을 사용하는 경우, 하부 위장관 출혈이 있는 경우, 출혈을 이미 경험했던 환자 등 네가지에 중 하나 이상 해당할 경우에 사용하고 있다.

그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어느 단계에서 전문가가 진료를 하느냐에 따라 처방하는 패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프라닥사의 고용량과 저용량은 의료진에게 진료상 선택의 기회를 더 많이 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려하는 출혈도 아직까지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FDA가 시판후 보고를 발표한 것과 RE-LY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결과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는 "독일에서 출혈과 관련된 문제는 없다. 게다가 앞서 두 개의 연구가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점은 프라닥사의 안전성이 신뢰할 만 하다는 것이며, 독일에서도 보고가 나오면 동일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아사아인에 대한 효과도 피력했다.

그는 "RE-LY 연구의 하위분석을 보면 아시아인은 다른 인종에 비해 와파린으로 치료할 수 있는 범위가 좁은 편이며, 출혈 발생률은 다른 인종에 비해 약 2배 정도 높게 나타난다"며 "이런 상황이지만 뇌졸중 예방효과와 출혈 감소효과는 오히려 비아시아인보다 크다. 따라서 아시아인에서 프라닥사의 사용이 더욱 권장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위칭과 관련해서는 와파린으로 잘 관리되고 있는 환자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견지했다. 국내 전문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 부분이다.

그는 "새로운 항응고제는 심방세동 환자 중 와파린 사용을 두려워해 항응고 치료를 전혀 받지 않고 있는 환자와 심방세동 환자 중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환자 그리고 와파린을 복용하면서 INR 조절을 실패한 환자들이 일차적 대상"이라면서 이미 잘 조절되고 있는 환자들은 와파린 요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독일도 프라닥사를 모든 환자들에게 다 처방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뇌졸중이 재발될 가능성이 훨씬 높은 TIA(일과성 허혈 발작)나 뇌졸중을 겪은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처방을 고려하고 이어 CHADS2 또는 CHADS2-VASc 점수가 가 높은 환자들에게 투약을 더 먼저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스 교수는 "한국에서 막 처방이 시작되면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안다"며 "분명한 것은 실제 처방환경에서의 결과가 대규모 임상 결과와 일치하고, 아시아 환자에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왔다는 점에서 안전하게 처방해도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