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원 한양내과의원 원장


12년 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는 류마티스내과가 한 곳도 없었다. 류마티스 질환을 개원가에서 진료한다는 개념이 없었던 시기이기도 했고 이에 도전하는 의사도 없었기 때문이란 게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분석이다.

그런 상황에서 돈키호테처럼 용감하게 분당에 류마티스내과를 개원한 사람이 한양내과의원 이승원 원장이다.

그는 "분당에 병원을 오픈한 것은 당시 고객의 니즈가 있었기 때문이고, 분당이라는 큰 도시에 류마티스내과 의사가 한 명도 없다는 건 의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류마티스내과를 전공한 의사들이 개원할 때 대부분 일반내과로 개원하는데 나는 꼭 전공을 살리고 싶었다"라고 개원 당시를 설명했다.

젊은 패기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개원 초기 성적은 초라했다고 한다. 환자가 없어 병원을 접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려웠던 적도 있었다며 웃는다.

하지만 지금은 환자가 진료 시간이 끝난 이후에도 찾아올 정도로 단골고객도 많고 병원 경영도 탄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내 환자 꼭 나만 봐야한다고 생각 안해

그는 류마티스내과처럼 특수 진료과는 개원 초기 위기를 잘 넘기면 그 이후에는 안정적인 병원 운영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류마티스 치료가 대학병원에 무게중심이 있는 현재 상황에서 개원의도 좀 더 적극적으로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루푸스, 쇼그렌 증후군 등을 앓는 환자는 대부분 대학병원에 주치의를 두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감기나 복통, 감염 등의 소소한 질병을 앓을 때마다 대학병원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때 다른 진료과보다 류마티스 질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개원의가 여러 상황을 고려해 치료를 하고 또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미리 체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많은 의사가 자신에게 온 환자를 자신이 봐야 한다는 생각을 고집하지만 이런 생각에 그는 반대라고 했다.

"내 환자는 내가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환자가 상황이 나쁠 때는 대학병원으로 보내고, 상태가 좋아지면 다시 우리 병원으로 왔으면 좋겠다. 난 우리 병원이 '철새 도래지'였으면 좋겠다. 질병이 심각할 때는 대학병원에 다니고 일반 관리가 필요할 때는 우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그런 상황 말이다."

약물 처방은 되도록 적게
환자를 고집하지는 않지만 그를 찾아온 환자 치료에는 철저함을 기한다. 특히 약물을 되도록 적게 처방하고 환자가 함께 복용하는 약물을 고려한 처방을 한다.

류마티스 질환이 있는 환자는 노인이 많고 게다가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많아 복용하는 약이 8~9개를 훌쩍 넘기기 쉽기 때문에 약물상호작용에 의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는 의사들이 약물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많은 약을 복용하는 노인들이 사망할 때 노화 때문인지 약물사고로 인한 합병증인지 파악하는 것조차 어렵고, 약물사고에 대한 인식조차 낮은 상황에서 의사들이 먼저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는 약물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환자에게 자세하게 설명하고 환자의 결정을 따른다. 환자가 조금이라도 거부감을 보이면 처방을 하지 않는다고. 특히 생물학적제제의 부작용인 결핵에 대해서는 더욱 세밀한 설명을 한다고 한다.

램시마, 기존 인플릭시맙과 바이오시밀러 효과 비슷

오랫동안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해온 그에게 최근 시장의 새로 진출한 인플릭시맙의 바이오시밀러 즉 램시마에 대한 안정성과 효과에 대해 물었다.

그는 기존의 인플릭시맙과 효과와 안전성은 비슷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가격과 회사의 노하우 부분에서는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기존의 생물학적제제는 가격이 가장 큰 장벽이었다. 한달에 80~100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가격이라 개원가에서 처방하기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램시마는 가격 자체로 경쟁력이 높다"며 "램시마가 타사의 생물학적제제의 약품 가격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셀트리온이 생물학적제제를 많이 만들어온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병원을 개원하기 전 벤처사업을 했던 미완의 꿈을 완성하기 위해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료 선교 활동도 그 중 하나다.

그는 꿈꾸는 것이 많은 돈키호테 같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원장은 오늘보다 미래가 더 궁금해지는 사람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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