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ORD·INVEST·ONTARGET 등 연구결과 강조

올해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고혈압 관련 강의들의 화두는 Lower is better에 대한 고찰'이었다. 아직까지 고혈압의 관리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는 미국립심장·폐·혈액연구원(NHLBI)의 JNC 7에서는 적극적인 혈압 관리를 목적으로 타깃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ACC 2013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최근의 연구들과 가이드라인들을 인용하며 고위험군의 타깃 혈압 수치가 완화돼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What You Need to Know from the New Guidelines
알라바마대학 Suzanne Oparil 교수는"혈압수치가 낮을 수록 좋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관상동맥질환(CAD)의 고혈압 타깃 수치가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Oparil 교수는 2007년 발표된 AHA의 가이드라인(Circulation. 2007;115:2761)을 먼저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심부전 및 CAD 1차 예방을 위한 타깃 혈압을 140/90 mmHg 미만으로 권고했다. 당뇨병, 만성신질환, CAD, 플래밍험 위험도 점수 10% 이상일 경우에는 130/80 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했다.

또 CAD,안정형 협심증,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ST분절상승·비ST분절상승 심근경색, 허혈성 사건으로 인한 심부전 환자에게도 130/80 mmHg 미만 관리를 권고했다. 허혈성 심질환 환자의 혈압 타깃도 심부전 및 CAD 환자에 대한 권고수치와 비슷하다.

합병증이 없는 고혈압은 140/90 mmHg 미만으로 조절하고 당뇨병, 만성 신질환, CAD, 경동맥질환, 말초동맥질환을 동반한 경우는 130/80 mmHg, 좌심실 질환이 있을 경우는 120/80 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
하지만 Oparil 교수는 "ACCF·AHA·AMA-PCPI 2011년 관상동맥질환 및 고혈압 성인환자 관리 가이드라인(JACC 2011;58:316)에서 2007년 AHA 가이드라인의 타깃 혈압수치를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ACCF·AHA·AMA-PCPI 가이드라인에서는 CAD 환자군을 대상으로 타깃 혈압 수치별로 효과를 직접 비교한 대규모 임상시험은 없고, 일부 임상시험에서는 혈압을 140/90 mmHg 미만으로 조절한 환자군이 혜택을 보였다고 명시하고 있다.

Oparil 교수는 "일부 CAD 또는 다른 환자군에서는 더 낮은 타깃 혈압이 적절할 수도 있지만, 적합한 환자군을 추려낼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ACCORD, INVEST, ONTARGET 등 주요 연구에서 공격적인 혈압관리 전략이 혜택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ACCORD 연구에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수축기 혈압 120 mmHg 미만군(공격적 치료군) 2174명, 140 mmHg 미만군(표준 치료군) 2208명으로 무작위 분류해 심혈관사건 발생률을 평가했다. 1년째 평가결과 공격적 치료군의 평균 수축기 혈압은 119.3 mmHg, 표준 치료군은 133.5 mmHg였고, 약물복용 개수는 각각 3.4개, 2.3개였다.

1차 종료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2차 종료점에서 공격적 치료군이 뇌졸중 예방효과는 보였지만, 저혈압, 실신, 호흡곤란, 고칼륨혈증, 신부전 등 중증 유해반응도 높였다.

INVEST 연구도 ACCORD 연구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2010년 당뇨병 환자 6400여명을 수축기 혈압별로 구분한 분석연구 결과, 130~140 mmHg 표준치료군보다 수축기 혈압 130 mmHg 미만으로 조절한 공격적 치료군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았다. 1차 종료점인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은 차이가 없었다.

5년 이후의 추가 관찰기간에서는 공격적 치료군의 사망률이 22.8%로 표준 치료군 21.8%보다 위험도가 1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축기 혈압 115 mmHg 미만일 때는 점차 사망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Oparil 교수는"대규모 관찰연구인 ONTARGET 하위분석 연구(Circulation 2011;124:1727)에서도 공격적인 조절군은 뇌혈관, 신기능에서는 혜택을 보였지만, 심혈관 예후에 효과는 보이지 못했다"며 CAD 및 당뇨병 환자에서 공격적인 혈압관리 전략이 일관되게 심혈관 혜택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에서는 심혈관 고위험군을 140/90 mmHg 미만군과 130/80 mmHg 미만군으로 분류해 뇌졸중, 미세·거대알부민뇨, 심혈관사건 등을 평가했다.

연구에서는 140/90, 130/80 mmHg 조절전략 모두 뇌졸중과 신장 예후개선에 효과가 있었지만, 심근경색, 심부전에 일관된 혜택은 보여주지 못했다. 심혈관사건 위험도는 140/90 mmHg 미만군에서 혜택이 있었지만, 130/80 mmHg 미만군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SPRINT 연구가 공격적인 혈압 관리전략의 위치를 판가름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SPRINT 연구는 당뇨병이 없는 만성 신질환 환자 9250명을 수축기 혈압 120 mmHg 미만 조절군과 140 mmHg 미만 조절군으로 분류해 심혈관사건 혜택을 평가하게 된다. 현재 모집을 종료하고 연구가 진행 중으로, 2016년에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Oparil 교수는 "AHA·ACCF·ASH는 2013년 허혈성 심질환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고혈압 관리 성명서를 작업 중으로 올해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Prevention in the Very Elderly: What Is a Valid Goal?
노인 고혈압 환자의 타깃 수치도 완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뉴욕의대 Wilbert Aronow 교수는"ACCF·AHA는 2011년 성명서에서 HYVET 연구 등 전향적 임상연구 자료를 근거로 80세 미만은 140/90 mmHg 미만으로, 80세 이상 환자의 수축기 혈압은 145 mmHg까지 관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기존 가이드라인의 수치보다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근거로 꼽히는 HYVET 연구(NEJM 2008;358:1887)는 80세 이상 환자 3845명을 대상으로 인다파마이드 또는 인다파마이드+페린도프릴군과 위약군의 예후를 평가했다. 타깃 혈압은 150/80 mmHg, 최저 수축기 혈압수치는 143 mmHg이었다. 앉아서 평가했을 때 치료군은 25.9/12.9 mmHg, 위약군은 14.5/6.8 mmHg 감소했다. 선 자세에서 평가했을 때는 각각 28.3/12.4 mmHg, 13.6/7 mmHg 감소했다. 심혈관 예후를 평가했을 때 약물치료군은 비치명적 뇌줄중 30%, 치명적 뇌졸중 39%,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21%, 심혈관 사망 23%, 심부전 64%가 감소했다.

이에 Aronow 교수는"이 연구가 80대 노인환자의 타깃 혈압이 150/80 mmHg가 될 수 있다는 근거"라고 정리했고, "SPRINT 연구를 포함한 진행 중인 무작위 임상시험들에서 노인 환자의 타깃 혈압 수치를 완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심혈관사건 고위험군의 타깃 혈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Aronow 교수는 "80대 뿐만 아니라 60대 노인 환자들이 대부분 CAD, CAD 위험요소, 당뇨병, 만성 신질환 등을 동반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위험군의 혈압 타깃도 완화될 필요가 있다"며 Oparil 교수의 의견과 방향을 같이 했다.

Aronow 교수는 ACCORD, INVEST, ONTARGET 연구와 함께 60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PROFESS, Digitalis Investigation Group 연구를 근거로 뽑았다.

PROFESS 연구(JAMA 2011;306:2137)에서는 평균연령 66세의 뇌졸중 병력 환자 2만330명을 대상으로 했다. 1차 종료점은 뇌졸중의 재발, 2차 종료점은 뇌졸중, 심근경색, 심혈관 사망이었다.

평균 2.5년 간 추적관찰한 결과 수축기 혈압을 120 mmHg 미만으로 조절한 군에서는 1차 종료점이 8%, 120~129 mmHg 조절군은 7.2%, 130~139 mmHg 조절군은 6.8%, 140~149 mmHg 조절군에서는 8.7%, 150 mmHg 이상군은 14.1% 발생했다. 1차 종료점이 가장 낮았던 130~139 mmHg군 대비 120 mmHg 미만조절군은 1차 종료점 위험도가 29%, 149~149 mmHg군은 23%, 150 mmHg 이상군은 208% 높았다. 2차 종료점 위험도는 각각 31%, 24%, 194% 높았다.

Digitalis Investigation Group 연구(Am J Cardiol 2011;107:1208)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평균 64세의 심부전 환자들 중 수축기 혈압 120 mmHg 이하 조절군과 120 mmHg 초과 조절군을 5년 간 비교관찰한 결과, 120 mmHg 이하군이 심혈관 사망 15%, 심부전 사망 30%, 심혈관 입원율 13%, 심부전 입원율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Aronow 교수는 "HYVET 연구가 노인 고혈압 환자의 타깃 수치를 완화시켜야 한다는 점은 보여주고 있지만, 항고혈압제의 사용에 대해서는 자료가 없고, 수축기 혈압을 140 mmHg 미만으로 낮춰야만 하는지, 노인 환자의 적정 이완기 혈압은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답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노인 고혈압 환자 치료에서는 다양한 항고혈압제로 인한 유해반응을 고려해야 하고, 혈압측정은 선 자세에서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또"생활습관개선, 항고혈압제의 종류, 다른 중재요법, 최적의 혈압 타깃에 대한 추가적인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Hypertension: From Guidelines to Clinical Practice
알라바마대학 Vera Bittner 교수는 "일반인들에게 생활습관 개선은 혈압관리를 통한 고혈압 예방이 목적이지만, 고혈압 환자들에서는 1차 치료전략이자 약물을 줄이거나 끊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Bittner 교수가 우선적으로 강조한 부분은 식생활 관리다. 과일 및 야채 섭취 증가, 저지방 식단, 염분 섭취 감소, 알코올 섭취량 조절이 대표적이다. 미국립보건연구원(NIH)에서는 이를 위해 DASH 식단을 권고하고 있다.

식단 관리에서의 핵심은 염분 섭취 감소다. 고염분 섭취는 내혈관크기 확장, 말초 저항성 증가, 조직 RAS의 활성화, 혈압증가와 연관성을 보인다. Bittner 교수는 "관찰연구에서는 연령과 염분 섭취량 증가가 혈압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고(Hypertension. 2009;23:363), 고염분 섭취가 뇌졸중 및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높인다는 연구도 제시돼 있다(BMJ. 2009;339:b4567)"고 부연했다.

미국질병예방관리센터(CDC)는 미국인들의 평균 염분 섭취량을 1일 3.4 g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고, 90%의 미국인들은 이상적인 수치보다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CDC는 "1일 섭취량을 2.3 mg으로 감소시키면 1100만명의 고혈압 환자를 줄일 수 있고, 1.5 mg으로 줄이게 되면 1640만명의 고혈압 환자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심장협회(AHA)도 일반인들의 염분 섭취량 감소를 위해 홈페이지를 통해 염분 함유량이 높은 음식들이 심질환 및 뇌졸중 위험도를 높인다는 점을 알리고 있고, 2011년에는 1일 염분 섭취량을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인 2 g보다 낮은 1.5 g 미만으로 권고한 바 있다.

한편 Bittner 교수는"염분섭취량 감소와 함께 금연, 알코올 섭취량 감소, 유산소운동량 증가, 저항성 운동, 스트레스 관리도 혈압에 유의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각도의 생활습관 개선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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