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임한 삼진제약 이성우 대표이사


삼진제약 이성우 대표이사의 5연임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에 오르는 사장들은 종종 있지만 그 자리를 10년 이상 유지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이사는 중앙대 약대를 졸업하고 1974년 입사해 23년만에 대표이사에 올랐고, 이어 12년째 삼진제약을 이끌고 있다. 올해 또 연임에 성공하면서 2015년까지 자리를 보장받았다. 그를 만나 비결을 파헤쳐봤다.

유능한 경영자는 숫자로 말하듯 이성우 대표이사가 오랫동안 대표이사를 할 수 있는 배경은 한마디로 탁월한 경영 능력이다. 2001년 첫 취임 당시 440억원대에 불과했던 매출규모를 4년만인 2005년에 1000억원대로 올려놨다. 또 5년후에인 2010년에는 그 두배인 2000억원으로 성장시켰다. 그덕에 지난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년 연속 '20-20 클럽(상장사 중 매출과 순이익 증가율이 매년 20% 이상 오른 기업)'에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이처럼 전무후무한 성장세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그는 직원들과의 소통을 첫번째로 꼽고 있다.

"제 능력 보다는 직원들의 도움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애사심이 강한 삼진 직원들이 사장을 정말 잘 도와줍니다. 항상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그덕에 지금까지 12년 재임 기간 중 단 한 차례도 임금협상을 하거나 갈등을 겪지 않았습니다. 늘 대화와 소통을 하며 지내다 보니, 직원들이 사장을 믿고 지지해 줍니다."

12년간 기업문화를 바꾸는 과정에서도 소통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창업주인 최승주, 조의환 두 회장님부터 이어 온 가족 같은 애사심이 삼진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했고 이 전통을 극대화 시키려고 공을 많이 들였다"면서 "그 방법으로 공장의 생산직원들과 찜질방을 찾고 소주잔 기울인 적도 많았고, 지금도 전 직원에게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소통하고 있다"고 대화를 비결로 꼽았다.

직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 8월경 태풍 곤파스가 전국을 강타하던 때다. 출근길이 걱정돼 전 직원에게 출근을 늦출 것을 문자로 보낸 것을 계기로 한 달에 대여섯 번 꼴로 본사, 생산현장, 지방영업소 직원들까지 600여명 모두에게 격려 문자를 보내고 있다.

이 대표는 "처음엔 동료가 재미삼아 보낸 것으로 알고 '장난치지 말라'는 회신부터 '진짜 사장님 맞냐?'고 반문하는 직원부터 '당신이 진짜 사장이면 나는 회장이다'라고 보낸 문자도 받았다"고 웃으며 회고했다.

직원들의 사랑은 회사의 발전으로 이어졌고 이는 또다시 직원들의 투자로 연결됐다. 2012년에는 회사 보유 주식 67만주(약 83억원 상당)를 우리사주 조합에 무상으로 출연, 600여명의 삼진제약 전 임직원 주주시대를 열었다. 어려운 대외 환경에서도 헌신적으로 회사 성장을 이끄는 임직원들의 소속감과 사기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회사의 더 큰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남다른 판단력도 회사를 키우는데 한몫했다. 간판품목인 클로피도르렐 제네릭인 플래리스를 가장 빨리 출시하며 대박신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현재 연간 4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그는 특허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대형품목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시장 진입 속도가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모험도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신약개발이다. 임기 중 대한민국 신약을 개발해내는게 꿈이다.

이 대표는 "삼진제약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 저는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과 수출 강화라고 본다"면서 "신제품 개발을 위해 경구용 안구건조증 치료제, 에이즈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에도 계속 진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규모가 큰 경구용 안구건조증 치료제를 2016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국내제약사의 공통적인 고민이 바로 신약개발일 것"이라면서 "국내 제약사들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어 곧 세계적인 신약이 나올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그사이 수출을 강화하겠다고 피력했다. 그는 "곧 충북 오송에 원료합성 공장이 완공되면 원료 및 제품 품질을 획기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 이를 수출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플래리스의 원료인 클로피도그렐은 현재 일본 등 해외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약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방향전환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시점에서 사장으로서 책임감이 크다"며 "지난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앞으로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경영 기조로 삼진제약의 제2의 중흥과 도약을 일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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