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종양 특성따라 방사선·항암요법 적절히 시행

1889년 Billroth에 의하여 처음 보고된 원발성 중복암은 두 가지 이상의 암이 한 환자에서 각각 독립적으로 발생된 것을 의미하며 진단되는 시기에 따라 동시성암 (Synchronous cancer)과 이시성암(Metachronous cancer)으로 나눈다.

동시성이란 진단 시기적으로 한 가지 암이 발견 될 당시에 같이 존재하거나 첫 번째 암의 진단 후 6개월 이내에 처음 암과는 관계없는 다른 악성 병변이 발견된 경우를 말하고, 이시성은 6개월 이후에 발생되는 경우를 말한다.

한 가지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된 경우나 한번 치료된 암이 재발된 경우와 구별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진단 기준이 제시되어 왔는데 Billroth는 중복암의 조건으로 각각의 암은 서로 조직학적으로 다른 형태를 나타내야 하고, 각각의 악성병변은 병소가 떨어져 있거나 다른 장기에 위치하여야 하고 마지막으로 각각의 악성 병변은 따로따로 전이를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으며, 그 후 Warren 등은 각각의 병변이 조직학적으로 악성이라고 판정되어야 하며, 조직학적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야 하며, 서로가 전이에 의하여 생긴 병소가 아니어야 하는 조건 등을 만족하여야 한다고 보고하였다.


중복암의 발생 빈도는 발표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는데 외국의 경우에는 전체 악성 질환의 약 0.5%에서 11%정도로 큰 편차를 보이고 우리 나라에서는 가장 많은 경우가 1.4%로 외국보다 낮게 보고되고 있다.

발생기전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족력과 유전적 요인, 면역학적인 결함, 또는 첫번째 암에 대한 방사선 치료나 항암요법에 의한 이차적 요소 등 여러 가지 원인이 거론되고는 있지만 아직 이것이라고 증명된 것은 밝혀지지 않았다.

중복암은 여러 장기에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피부, 위장관, 비뇨생식기, 유방 등에 많이 발생되었다는 보고가 많으며 국내에서는 위장관 특히 위암과 같이 발생된 중복암의 보고가 많았다.

이러한 중복암의 치료에 대하여 특별히 정립된 내용은 없고 각각의 종양에 대한 근치적인 절제를 시행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되고 각각 종양의 특성에 따른 방사선 요법, 항암요법 등을 적절히 시행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시성암의 경우는 한가지 암이 발생되어 이 종양을 치료한 후 추적검사를 실시하는 경우나 항암요법이나 방사선치료 등의 후속치료 중 발견되는 경우 등 비교적 진행되지않은 조기에 두번째 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일차암이 근치적 절제가 되었던 경우라면 이차암도 근치적 절제가 가능한 경우가 많았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동시성의 경우는 근치적 절제술의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되고 있는데 이는 동시에 발견된 암의 경우는 발견 당시 적어도 한 가지가 많이 진행되어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 그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암에 대한 수술적 치료로의 복강경수술은 그 역사가 길지 않다.

직장암에 대한 복강경적 수술은 1991년 Dr. Jacobs가 시행하였다고 알려져 왔고, 위암의 경우는 1994년 일본의 Kitano 등에 의하여 위절제 및 복강경하 림프 절제술이 시행되었다고 보고되어 있으며 국내의 경우는 1996년과 1997년에 직장암과 위암의 복강경수술이 각각 시행되었다.

복강경 수술은 피부에 큰 절개를 가하지 않고 수술을 할 수 있는 장점으로 인하여 수술 후 통증이 격감, 재원일수 단축, 뛰어난 미용성형효과 그리고 수술 후 유착을 적게만드는 등 개복술에 비하여 뛰어난 수술로 인정되고 있으나, 암의 수술적 치료로서의 복강경 술식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림프절의 절제범위, 절제연의 길이, 투관침부위의 암재발, CO₂가스에 의한 암의 복강내 전이 등의 종양학적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그동안의 많은 실험과 임상연구 및 결과 등에 의하여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되었으며, 국내에서도 비록 단기추적결과이기는 하지만 국소적으로 진행된 대장암에 대하여 복강경수술을 시행하고 단기 추적 결과 안전하다고 보고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러한 결과에 대하여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많은 외과의들도 많아 사실 이 분야는 더욱 관심을 갖고 연구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위와 대장(직장)의 복강경수술을 살펴보면 위암의 경우는 조기위암, 특히 점막에 국한되고 술전검사상 림프절전이가 없다고 판단될 때 복강경적 위절제 및 15개 이상의 림프절 구득을 시행하면 비교적 안전한 술식으로 인정되고 있으며,직장암에 대하여는 약간의 논쟁은 있으나 국소적으로 진행된 경우도 여러 가지 암수술의 원칙을 적용한다면 안전할 것이라고 인정되고 있다.

위와 직장의 중복암에 대한 복강경적 동시절제의 경우는 현재 국내나 국제적으로도 치험예를 찾아보기 어려운데 이는 아직 복강경을 이용한 암치료법이 대중화되어 있지 않은 비교적 신기술이며, 안정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으며, 특히 복강경수술의 적용이 가능할 수 있는 정도로 두 가지 암이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이유를 들 수 있겠다.

이번에 본원에서 시행된 복강경적 동시 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를 살펴보면 68세된남자로 건강 검진을 시행하던 중 우연히 위암 및 대장암이 발견되었다.

위암의 경우 비교적 분화도가 좋고 위의 유문부에 위치하였으며<그림 1>, 내시경 초음파상 점막 혹은 점막하층에 국한된 조기 위암으로 판단되었고, 직장암의 경우는 항문연에서 약 14㎝ 상부에 위치하고<그림 2> 장막에 국한된 소견을 보였으며 컴퓨터 단층촬영상 두 가지 암 모두 림프절전이는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복강경절제의 적응이 되었다.

두 가지 장기에 대한 동시 복강경시술의 한 가지 문제로 투관침과 피부절개위치를 들 수 있는데, 현재 악성종양이 아닌 두 가지 이상의 질환에 대한 다른 장기의 동시 복강경시술은 많이 시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각각의 장기에 따라 투관침을 다시 설치하고 절제된 조직을 제거하거나 체외 봉합하는 과정에서 다른 피부 절개를 이용하여 복강경수술의 장점인 최소침습적인 효과를 감소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증례는 단 한곳의 5㎝의 배꼽상부의 정중절개를 이용하여 두 가지 암의 제거 및 봉합을 시행하였고 투관침도 카메라용투관침을 제외한 5개의 투관침으로 성공적인 수술을 시행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그림 3>.

수술은 직장암에 대한 저위전방술을 먼저 시행하였고 이어서 위암에 대한 위아전절제술 및 위공장문합술을 시행하였으며, 시간은 직장암 수술에 약 3시간 30분, 위암수술에 약 3시간이 소요되었고, 수술 중 출혈은 극히 미량이었으며, 구득된 림프절수는 위암에서 17개, 직장암에서 27개로 총 44개의 림프절이 구득 되었으며 이중 전이된 림프절은 없었다.

수술 후 유동식은 6일째 시행하였으며, 아무런 합병증 없이 수술 후 13일째 퇴원 할 수 있었다. 환자는 계속적으로 수술의 결과를 추적할 계획이며 직장암의 경우 2기로 판명되어 추가적인 화학요법을 병행할 예정이다.

환자에 대한 추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지만 초기의 직장암 혹은 위암에 대한 복강경수술은 빠른 수술 후 회복과 적은 합병증 및 원활한 사회복귀로 분명 우수한 수술방법임에는 틀림없다고 생각되며 앞으로 경험이 축적되고 장비가 발전되며 종양학적 연구 등이 뒷받침된다면 표준수술방법으로 자리잡을 날이 멀지 않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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