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한의협, 문제 제기...취임식 대신 긴급 기자회견

환자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전문의약품에서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벤조피렌이 검출됐다.

2일 대한한의사협회 제41대 회장 취임식 및 긴급기자회견에서 김필건 회장은 “어제 채널A를 통해 보도된 천연물신약 발암물질 검출 사건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국가에서 식약처와 제약사들에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도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제약업체가 정부 지원을 받아 개발된 5종의 천연물신약에서 암 발생을 유발하는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

벤조피렌의 경우 물질을 300도 이상 가열시 불완전 연소를 통해 만들어지며 암을 유발한다. 포름알데히드 역시 살균제나 방부제 등에 첨가되는 성분으로 대표적인 1급 발암물질이다.

김 회장은 “작년 9월 비대위가 발족, 6개월간 천연물신약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식약처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면서 “결국 이러한 참담한 결과는 식약처가 자처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천연물신약의 문제점으로 신약 개발시 21가지 과정을 거치는 것과 달리 7가지만 통과하면 되는 점, 임상 1, 2상이 면제된 점등을 제기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 동아제약의 스티렌(위염치료제)의 경우 포름알데히드가 17ppb가 나왔다. 이 약품은 지난해 3억500만개가 팔리며 전체 의약품 중 판매 1위를 기록한 처방이다. 단순 계산시 국민 1인당 7개씩 발암물질을 약으로 생각하고 섭취한 셈이다.

이번 결과가 발표되자 식약처와 동아제약 관계자는 “아무리 먹어도 괜찮은 정도의 수치”라고 해명자료를 배포, 발표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한 라면스프에서 3ppb의 포름알데히드가 나왔을 때는 회수조치를 당했다”면서 “끓여먹는 라면도 이같은 조치를 취했는데, 아픈 사람들이 먹는 전문의약품에 대해서는 너무 안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이어 “이 정도 수치면 외국에서는 구속감”이라며 “즉각적인 회수 및 폐기가 필요하며, 동일 제조 과정으로 생산한 모든 제품을 판매 급지 조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제약사들은 공정과정을 개편하고, 전문의약품으로 등재돼 국민에게 지속적으로 투약될 때가지 안일했던 것을 반성해야 한다”면서 “이들 기관에 대한 국회-감사원의 감사와 진상조사, 과련자 파면 조치 등이 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 식약처의 구조 문제도 다시금 지적했다.

그간 김 회장은 “식약청이 식약처로 가기 전까지 그 위험성을 여러 차례 제기했다. 하지만 인적 개편 없이 그대로 식약처로 승격됐다”면서 운을 뗐다.

현재 식약처는 약사면허증과 면접만 보면 연구직 공무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이에 김 회장은 “연구를 위해 들어간 특채들이 관리직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면서 “지금 약사 출신이 고위 관리직 절반에 달하고 있으며, 한 직능이 국가기관을 장악하면서 발생하는 문제가 이번 천연물신약으로 여실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 비대위에서 천연물신약에 대한 문제 제기가 주장됐을 때는 의사-한의사 간의 직역 다툼으로 치부하는 여론이 강했다”면서 “이번 사태로 영역 다툼이 아닌 국민 건강을 위한 일이었음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제약사가 단순 로비 등으로 이를 덮으려 한다면 국민 한 사람으로서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천연물신약과 달리 한약제는 안전한 과정을 거친다”고 밝혔다.

한편 오늘 취임식은 이번 사태로 인해 기자회견으로 갈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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