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와파린 시대가 요구하는 '네 가지'-1
최다 적응증 가진 국내 첫 항응고제 신약-2
심방세동 환자 뇌졸중 예방 새로운 선봉장-3
효과·안전성 지지 연구 기반 선발주자와 나란히-4
"기존 항응고제 적응증 모두 획득해야 진정한 포스트와파린"-5

와파린 이후 신규 항응고제 가운데 직접 트롬빈 억제제인 프라닥사(성분명 다비가트란)는 심방세동(AF) 환자의 뇌졸중 예방과 관련해 가장 앞서고 있다. AF 환자에서 신규 항응고제군의 뇌졸중 및 전신성 색전증 예방과 관련해 임상연구·시판승인·가이드라인 권고 측면에서 모두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프라닥사는 지난 2009년 AF 환자에서 뇌졸중 예방 효과와 안전성을 와파린과 직접 비교한 RE-LY 연구를 발표하면서 포스트와파린 시대의 도래를 세상에 알렸다. 2010년에는 연구를 근거로 신규 항응고제군 가운데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AF 환자의 뇌졸중 예방에 적응증을 처음 승인받았다.

해당 적응증과 관련해서는 신규 항응고제들 가운데 프라닥사의 실제 임상경험이 가장 많다고 할 수 있다. 연이어 다음 해에는 미국 심장학계가 AF 관리 가이드라인에 와파린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으로 프라닥사를 처음 권고했다.

AF 환자 뇌졸중 예방에 포스트와파린 시대 공표
연구·승인·권고 모두 '세계 최초' 가장 많은 임상경험 축적

■ RE-LY 연구
AF 환자 뇌졸중 예방 와파린과 직접 비교

RE-LY 연구는 AF 환자에서 신규 항응고제의 뇌졸중 및 전신성 색전증 예방 효과를 와파린과 직접 비교한 첫 연구사례로 꼽힌다. 뇌졸중 위험인자를 1가지 이상 지닌 AF 환자 1만 8113명을 고정용량 프라닥사(1일 2회 110 mg, 150 mg) 또는 와파린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뇌졸중과 전신성 색전증의 빈도를 1차 종료점으로 평가했다.

프라닥사 110 mg군의 1차 종료점 발생빈도는 연간 1.53%로 와파린(1.69%)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이는 연구의 목적이었던 프라닥사의 비열등성을 만족시키는 수치였다(비열등성 기준 P<0.001). 150 mg군은 와파린 대비 주요 종료점의 상대위험도가 34%나 낮아 우수성(superiority)이 확인됐다(우수성 기준 P<0.001).

주요 출혈위험은 110 mg군이 연간 2.71%로 와파린(3.36%)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고(P=0.003), 150 mg군은 3.11%로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P=0.31). 연간 출혈성 뇌졸중 발생은 110 mg군 0.12%, 150 mg군 0.10%, 와파린군 0.38%로 프라닥사의 위험도가 유의하게 낮았다(P<0.001).
RE-LY 연구에서 내려진 일차적 결론은 프라닥사 110 mg은 와파린과 비교해 뇌졸중 예방효과가 대등한 가운데 출혈위험은 낮으며, 150 mg은 출혈위험은 늘리지 않고 효과는 우수하다는 것이었다.

■ RE-LY 하위 분석
뇌졸중 위험군 전반서 와파린 대비 우수

프라닥사는 RE-LY가 발표된 이후 일련의 하위분석 결과를 계속 쏟아내며 과학적 근거를 다져왔다. 우선, AF 환자의 뇌졸중 위험도의 평가척도인 CHADS2와 CHA2DS2-VASC 스코어와 관련해 프라닥사는 뇌졸중 위험군 전반에서 와파린 대비 우수한 뇌졸중 예방효과를 보고했다. AF 유형에 따른 하위분석에서는 발작성·지속성·영구성 AF 환자 모두에서 와파린과 비교해 우위를 보였다.

또 다른 하위분석에서는 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 경험이 있는 하위그룹 환자들을 별도로 추려내 검토한 결과, 일관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110 mg군은 와파린 대비 뇌졸중 및 전신성 색전증 위험을 16%, 150 mg군은 25%까지 낮춘 것으로 보고됐다.

■ RE-LY 아시아 데이터
비아시아인보다 뇌졸중 감소 폭 더 커

최근에는 RE-LY에 참여했던 아시아 지역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분석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연구에서 확인된 프라닥사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아시아인과 비아시아인 환자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지를 보기 위함이었다.

RE-LY 연구에는 한국(336명)을 포함한 동아시아인 1648명, 남아시아인 1134명 등이 참여해 전체의 15%를 차지했다.

분석 결과, 아시아 지역 환자들에서 프라닥사 150 mg의 뇌졸중 및 전신성 색전증 상대위험도가 위약군에 비해 55% 유의하게 낮았다(hazard ratio 0.45, 95% CI 0.28~0.72). 반면 110 mg의 상대위험도는 19% 낮았으나 와파린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치는 아니었다(hazard ratio 0.81, 95% CI 0.54~1.21).

이는 비아시아인 그룹과 유사한 양상이었으나, 주요 종료점 감소의 차이가 아시아인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주요 출혈위험은 150 mg과 110 mg군 모두에서 와파린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했다.

■ RELY-ABLE
장기 임상경험 평가도 효과·안전성 유지

한편 지난해 미국심장협회(AHA) 학술대회에서는 프라닥사의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을 보고한 RELY-ABLE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연구는 RE-LY 임상을 완료한 프라닥사 투여 환자 5851명을 대상으로 110 mg 또는 150 mg을 투여한 후 2년 3개월 동안 장기적인 관찰·평가가 이뤄졌다. 즉 RE-LY와 RELY-ABLE의 결과를 통합해 총 4년 이상의 장기간 임상경험을 평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RELY-ABLE 임상 결과, 2년 3개월 추가 치료에서 프라닥사의 뇌졸중과 주요 출혈위험은 낮게 유지됐으며 이는 RE-LY 연구기간의 결과와 일치했다. 출혈성 뇌졸중도 총 4년의 평가에서 낮은 빈도를 유지했다. 전반적으로 RELY-ABLE의 결과가 RE-LY와 일치하며 장기적으로 뇌졸중과 출혈위험을 낮게 유지했다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다.

한편 제조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은 RE-LY와 프라닥사 관련 임상연구에 대한 분석 결과를 인용, "프라닥사로 치료받던 환자들이 와파린군에 비해 주요 출혈 시 더 나은 생존 예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위를 보고한 것이다.

다만 프라닥사 투여 환자에서 출혈로 인한 사망위험은 연구에 따라 다소 상반된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어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 RE-MEDY연구·RE-SONATE 연구

재발성 심부정맥혈전증·폐색전증 예방 효과

한편 프라닥사는 RE-MEDY와 RE-SONATE 연구를 통해 재발성 심부정맥혈전증(DVT) 및 폐색전증(PE)의 예방 혜택을 입증한 바 있다.

RE-SONATE 연구에서 프라닥사는 DVT나 PE의 재발 위험을 위약 대비 92%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RE-MEDY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프라닥사는 주요 출혈을 포함한 임상 관련 출혈의 재발 위험을 와파린 대비 46% 낮췄으며 정맥혈전증의 재발 예방 효과는 와파린과 대등했다.

프라닥사는 혈전생성 과정의 핵심 요소인 트롬빈의 활성을 특이적으로 차단함으로써 항혈전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로, 국내에서는 비판막성 AF 환자에서 뇌졸중 및 전신 색전증 예방에 적응증을 허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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