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와파린 시대가 요구하는 '네 가지'-1
최다 적응증 가진 국내 첫 항응고제 신약-2
심방세동 환자 뇌졸중 예방 새로운 선봉장-3
효과·안전성 지지 연구 기반 선발주자와 나란히-4
"기존 항응고제 적응증 모두 획득해야 진정한 포스트와파린"-5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항응고제 신약이다. 2009년 '슬관절 및 고관절 치환술을 받은 성인 환자의 정맥혈전색전증(VTE) 예방' 적응증을 받으며 국내 포스트와파린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2월에는 '비판막성 심방세동(AF) 환자의 뇌졸중 및 전신성 색전증 예방'과 '심재성 정맥혈전증(DVT) 치료와 재발성 DVT 및 폐색전증(PE) 예방' 적응증이 추가되면서 최다 적응증을 갖고 있는 유일한 항응고제로도 이름을 올렸다.

Xa인자에 직접 작용으로 트롬빈 생성 저해 효과 우수
약효 지속시간 길고 과량 복용시 '천장효과'...투여 2~4시간 이내 Cmax 도달

이처럼 다양한 적응증을 가질 수 있는 근거는 자렐토의 특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자렐토는 직접적으로 Xa인자에 작용하는 특이적·경쟁적 Xa인자 저해제로, 유리 Xa인자뿐만 아니라 피브린과 결합한 Xa인자 및 프로트롬빈분해효소(prothrombinase)의 활성을 억제하며 트롬빈 생성을 저해한다. Xa인자 하나가 약 1000개의 트롬빈을 활성화시키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기능은 혈액응고 작용의 거의 마지막 단계인 IIa인자를 직접 억제함으로써 하나의 트롬빈을 억제하는 다비가트란과 확연히 구별된다.

짧은 반감기와 지속효과도 자렐토만의 특징이다. 와파린 등은 투여 후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비해 자렐토는 2∼4시간 이내 최고혈중농도(Cmax)에 도달함으로써 빠르게 흡수되며 24시간 동안 유지된다. 게다가 천장효과로 과량을 복용하더라도 50 mg 이상은 체내 흡수가 이뤄지지 않는다.

투여 후 92~95%는 혈장 단백질에 결합해 분포하고, 대사는 3분의 2 가량이 간에서 이뤄진다. 이 중 절반은 간-담도 경로에 의해, 나머지 절반은 신장 경로에 의해 체내에서 제거된다. 즉 활성상태의 3분의 1이 신장을 통해 배설된다. 간에서 대사를 거치지 않는 3분의 1 가량은 소변으로 나온다.

자렐토는 간에서 CYP3A4과 P-glycoprotein에 의한 대사를 거치기 때문에 CYP3A4과 P-glycoprotein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한다. 임상연구에 따르면, 케토코나졸과 리토나비어와는 병용이 권고되지 않으며 CYP3A4 유도제 등과는 효과 감소를 고려해야 한다. 자렐토와 유사한 대사과정을 거치는 미다졸람, 디곡신 및 아토바스타틴과는 상호작용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밖에 음식물과는 상호작용이 없다.

■ RECORD 연구
슬관절·고관절 전치환술 후 VTE 예방

자렐토의 기전상의 특징은 대규모 임상을 통해서도 입증됐다. 우선 첫번째 적응증인 '슬관절 및 고관절 전치환술을 받은 성인 환자의 VTE 예방'은 RECORD 1, 2, 3, 4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

RECORD는 슬관절 또는 고관절 전치환술을 받은 1만 272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글로벌 임상연구로 1, 2는 고관절을, 3, 4는 슬관절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RECORD 1, 2연구에 따르면, 자렐토 10 mg(QD)는 에녹사파린 40 mg(QD, 또는 30 mg(BID))에 비해 VTE를 70~79% 예방해준다. 또 RECORD 3, 4 연구에 따르면, 슬관절 전치환술(TKR) 환자의 VTE를 31~49%까지 예방한다.

출혈 등의 안전성도 입증됐다. 지난 제22회 국제 혈전 지혈학회(ISTH) 학술대회에서는 RECORD를 기반으로 한 위험성 분석결과가 나왔는데, 자렐토군에서 수술 후 감염, 수술 부위의 창상감염, 절개부위의 출혈을 포함한 이상반응 발생률이 위약과 유사한 것으로 나왔다.

■ ROCKET AF 연구
심방세동 인한 뇌졸중 21% 예방

ROCKET AF 연구를 기반으로 AF로 인한 뇌졸중 및 전신성 색전증 예방 효과도 입증했다. 이 연구는 전세계 1만4264명를 대상으로 자렐토 20 mg(QD)와 와파린을 비교한 것이다. 연구 결과 자렐토는 AF 환자에서의 뇌졸중 및 전신성 색전증의 발생 위험률을 와파린 대비 21% 감소시켰으며 또한 가장 심각한 뇌졸중 유형 중 하나인 출혈성 뇌졸중 발생 건수도 낮추는 것으로 나왔다. 와파린 투여군에 비해 심근경색 및 모든 유형의 사망 발생률 역시 유의하지 않지만 감소한 것으로 관찰됐다.



출혈관련 이상반응에서는 자렐토 투여군과 와파린 투여군에서 비슷한 발생률을 보였다. 급성 및 비급성 출혈률을 기준으로 한 주요 안전성 평가에서도 와파린과 유사했다. 와파린군 대비 자렐토군에서 주요 출혈 부작용, 두개 내 출혈, 주요 장기 출혈 및 출혈로 인한 사망 발생 건수가 낮았다.

ROCKET AF 연구의 특징은 실제 항응고제 투약이 필요한 현실을 반영, 평균 CHADS2 Score 3.48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는 점이다.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CHADS2 score가 2점 이상인 환자에게 항응고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임상 현실을 가장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ROCKET AF 임상 참여 환자군의 평균 나이는 73.1세였고, 이중 78세 이상의 환자가 25% 이상 포함됐다. 아울러 재발률이 높은 질환의 특성을 고려해 환자의 50%이상은 뇌졸중, 일과성 뇌졸중 발작 또는 전신색전증의 병력을 가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2011년 8월 NEJM에 게재됐는데 당시 ROCKET-AF 실무위원회 위원인 베르너 하케 교수(독일 하이델베르그대 신경학과 과장)는 "ROCKET AF 임상시험은 1일 1회 자렐토를 투여할 경우 안전하고 편리하면서도 동시에 보다 효과적으로 AF 환자들을 뇌졸중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 EINSTEIN-DVT·EINSTEIN-EXT 연구
급성심부정맥혈전증 치료·예방 효과

뇌졸중 위험 감소와 함께 급성 DVT 환자의 치료와 예방 적응증도 획득했다. 이는 EINSTEIN 프로그램의 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EINSTEIN-DVT 연구에 따르면 자렐토는 급성 심부정맥혈전증 환자의 VTE의 재발 위험률을 낮추는데 있어 기존 표준요법과 비교해 비열등성을 입증했으며, EINSTEIN-Extension 연구를 통해서는 위약대비 증후성 VTE의 재발 상대위험률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EINSTEIN-DVT와 EINSTEIN-EXT 연구 결과는 2010년 8월 유럽심장학회(ESC)와 2009년 12월 미국혈액학회(ASH) 제51차 연차총회에서 각각 발표된 바 있다. EINSTEIN-DVT와 EINSTEIN-EXT의 연구 데이터는 2010년 12월 NEJM에 함께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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