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제약 분야에 있어서 국내 제약사들의 미국특허 등록건수가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허등록은 해당시장의 진입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전세계 최대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보기엔 다소 민망스런 수준이다.

중견제약사인 한올바이오파마가 주요 제약사들의 특허출원(등록) 동향을 분석한 자료가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의 국내 및 미국 특허현황을 홍보하기 위해 지난 5년간의 특허를 조사했는데 이 과정에서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특허 실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올 측이 조사한 데이터는 2008년 01월 01일부터 2012년 12월31일까지의 5년간의 국내특허출원수, 국내특허등록수, PCT특허출원수, 미국특허출원수 및 미국특허등록수 등 모두 5 항목이다.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 과정에서 전임상 후보 물질 선정 후 특허를 출원하며, 특허출원 후 등록까지는 출원국가에 따라 상이하지만 2~5년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5년간의 특허출원현황은 최근 8~10년간의 연구 실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상은 광동제약, 녹십자, 대웅제약, 동아제약, 메디톡스, 메디포스트, 부광약품, 셀트리, 씨젠, 유한양행, 일양약품, 젬백스앤카엘, 종근당, 차바이오앤디오스텍, 코미팜, 코오롱생명과학, 한미약품, 한올바이오파마, LG생명과학, JW중외제약 등 모두 20곳으로 혁신형 제약사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본지는 추가 협조를 얻어 조사된 모든 제약사들의 미국특허등록과 출원건을 면밀히 살펴봤다. 그 결과 미국특허등록건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한미약품으로 드러났다. 한미약품은 지난 5년간 33건의 특허등록을 마쳤으며 현재 출원건수도 45건으로 가장 많아 미국 진출을 위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2위는 LG생명과학으로 모두 28건의 특허등록실적을 갖고 있다. 그뒤를 이어 JW중외제약이 19건을 기록하고 있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중견기업인 한올바이오파마가 14건으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5위는 유한양행으로 12건을 보유하고 있다.

그외 제약사들은 5건 이하이거나 아예없는 기업이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국내 1위 제약기업인 동아제약도 5건에 불과하고, 녹십자가 4건 정도 보유하고 있는 수준이다. 대웅제약과 일양약품은 각각 2건과 1건이다.

광동제약, 메디톡스, 부광약품, 셀트리온, 차바이오텍, 코미팜 등은 한건도 없다.

문제는 이같은 순위가 미국특허출원수로 구분했을때와도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따라 미국 시장을 겨냥하는 제약사는 대체로 정해져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미약품 45건, LG생명과학 14건, JW중외제약 17건, 한올바이오파마 26건, 유한양행 8건 순으로 등록건수순위와 동일하다.

특허등록에 밀린 동아제약과 녹십자 그리고 대웅제약의 분발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동아제약은 등록에서 늦었지만 현재 17건 특허출원을 통해 등록을 기다리고 있으며, 녹십자와 대웅제약도 각각 14건과 11건의 출원을 낸 상태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한올바이오파마 김민정 변리사는 "현재 국내 상위 제약사 대부분이 특허 전담부서를 두고 있다. 단순 특허출원을 넘어 보다 강력한 권리범위를 갖기 위해서 출원 전 관련 기술의 사전 조사 분석이 필요하며, 개발 중인 신약의 특허 보호 기간을 늘릴 수 있는 단계별 특허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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