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병원들이 카자흐스탄, 러시아, 중국 등 해외 각지에 진출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의료수출협회는 20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1회 해외의료포럼을 개최, 각 병원들의 해외 진출 경험과 사례를 공유했다. 세종병원, 청심국제병원, 우리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은 올해 구체적인 진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세종병원 카자흐스탄에 외래형병원 개설 계획 착수

우선 세종병원은 올해 카자흐스탄에 외래형병원 개설 계획에 착수한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설립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뿐 아니라, 병원 설립 후 운영까지의 기간도 오래 걸린다. 따라서 '외래형 병원'이라는 카자흐스탄 특유의 공급체계로 진출, 외래 진료실과 중요 검사시설을 갖춘 병원으로 꾸민다.

세종병원 박경서 대외협력센터장은 “현지 수요를 통해 수익 창출은 물론, 의료한류 조기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며, 한국형 검진센터 개념을 도입해 다른 외래형 병원과도 차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는 5월에 팀을 구성해 타당성 조사, 현지조사부터 나선다. 우선 카자흐스탄 내 알마티, 카라간다, 아스타나, 아티라우, 악타우 등 5곳에 진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1차년도에는 2억3209만4595원의 수입을 올리고 8123만3108원의 이익이 날 것으로 조사됐다.

박 센터장은 “다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의료와 관련된 규제 및 관련 법류, 의료체계 등 현지 실정에 관련된 신뢰할만한 정보가 부족하다. 한류 열풍 등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아직 인지도가 낮은 어려움도 있다”며 “정책적, 제도적 기반을 조성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청심국제병원, 중국 진출 목표로 합자병원 설립

청심국제병원은 오는 28일 중국 신화그룹과 아이얼메일 합자병원을 공식 설립한다.

현지 의료기관과 청심국제병원의 합작품으로 의료진 교류를 토대로 환자 교류, 직원 교류, 각종 교육, 시설관리, 의료장비 운용 등을 이어간다. 그간 중국 투자에 대한 우려대로 투자비용은 들이지 않는다. 대신 그간의 의료관광에서 한단계 더 도약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2020년 중국에 정식 병원 설립을 목표로 두고 있다.

청심국제병원 강흥림 국제사업부장은 “중국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국의료관광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고 있는 시점이다. 성형, 피부 등 뷰티 영역은 다소 부작용이 있었으나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술을 알리는 큰 역할을 담당했다”며 “그간 중국진출에 대한 실패사례와 유치수수료로 인한 고무줄 가격이라는 부작용도 공존하지만, 성과있는 에이전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한국의료상품에 대한 갈증이 있어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자본투자와 계약의 한계없이 한국 유치환자에 대한 수익과 현지 진료환자에 대한 수익 정도에만 욕심내고, 중국 현지네트워크를 쌓다가 2020년 공식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나눔‘의 일환으로 매년 5명의 환자를 초대, 수술을 돕는다. 나눔과 함께 의료기술 전파로 동반적인 관계를 확립하고, 협력을 통한 세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강 부장은 “해외진출을 큰 병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병원들도 여러가지 영역으로 생각해낼 수 있다" 며 “중국의 관계 중심의 문화로 직접 거래는 어려운 만큼, 2020년 공식 설립에 앞서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를 해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우리들병원, 터키·중동 추가 진출

이미 중국, 두바이, 인도네시아 등지에 진출한 우리들병원은 중동, 터키 추가 진출을 노린다.

일단 싱가포르에 해외사업 본부의 역할을 할 별도 법인을 설립해 투자와 전략을 위해서만 움직이게 할 계획이다. 회사는 싱가포르 IPO, SGX에도 상장할 수 있도록 시도한다.

또한 올해 중 터키 앙카라 병원 설립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 파트너와 협상 중으로 터키 진출을 통해 다른 유럽국가의 진입을 시도한다.

중동에도 제2병원을 세운다. 현지 파트너인 Mubadala와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면서 위상을 높이고 브랜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잇따른 해외 진출로 보이지만,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싱가포르에서는 파트너인 파크웨이 그룹과 면허 문제와 협력 모델, 투자 규모 의견 불일치로 무산됐다. 멕시코에서는 투자지분과 로얄티로, 말레이시아에서도 의사 면허 문제로 틀어졌다.

우리들병원 최건 원장은 “해외에 진출한다는 것은 단순히 진출 외에도 의료기기, 의료장비, 의료IT 등의 장비를 모두 한국에서 지정해 사용하게 할 수 있는 만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세계학회 참여로 역량을 발휘하면서 유대를 강화하고, 제도적으로도 의대면허를 인정하는 방향과 함께 맞물려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의료IT 무기로 러시아 진출

분당서울대병원은 의료IT 강점을 앞세워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진출한다. 러시아의 의료체계의 틀까지 바꾸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한 진료과 파트에서 시작한 진료, 의료기기 연구 교류가 물꼬가 됐다. 이후 EMR, 스마트병원, 정보교류 시범사업을 협의했다. 이달에는 전사적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해 진료, 교육, 연구를 위한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러시아에서 30여명의 인원이 병원을 방문해 구체적인 협약내용을 협의 중이다.

향후에는 현지 진료진 교육 연수를 진행하고, EMR 및 의료정보 현대화 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암 진료 분야 연구과제를 확대해 러시아 현지 제약연구 및 임상시험도 진행한다.

아예 의료체계 구축까지 나설 작정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공항에 권역 원격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닥터헬기와 권역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공항에서 20분 거리의 국립응급의학 연구센터에는 진료프로세스를 통일시키고 임상적 판단이 가능한 EBM(근거중심의학)을 전산시스템과 함께 구현한다. 공항과 30분 거리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의과대학병원에는 중증 및 특성화 질환, 수련병원, 임상 및 융복합연구를 잇게 한다.

즉, 현지화 진출이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 고객 중심 접근, 임상 및 경영 등의 포괄적인 영역이 되는 셈이다. 이를 위해 병원 단독이 아닌, 여러기관과 협력한다. 삼일 회계법인은 컨설팅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 계획을 자문하며, 이지케어텍은 EMR을 비롯한 스마트병원을 설계한다. SK텔레콤과 합작회사인 헬스커넥트는 현지 의료정보, 인프라 조사 용역을 구축하고, 의료 IT 기술 교류 및 교육을 추진한다.

병원측은 “2015년 기관별 개별 접근을 목표로 국립, 사립 의료기관에 판매망을 확대하겠다. 3억 인구 시장인 러시아 및 CIS 시장을 1000억의 시장을 바라보고 의료정보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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