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주 954명…조류ㆍ포유류서도 발견

최근 미국 내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WNV) 감염 사망자가 40명을 넘어서면서 동부에만 국한돼 있던 감염지역이 서부지역으로 확대되고 있어 미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 넣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는 최근 오하이오, 미시간, 일러노이주(州)에서 WNV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4명 더 발생한 것으로 발표했다고 지난달 26일 CNN이 보도했다. CDC 집계에 의하면 미국내 WNV 감염 사망자는 13개주에서 43명, 감염자 수는 30개주 954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미 정부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동부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이 바이러스가 서부지역에서도 발견되면서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CDC에 따르면 현재 인간이나 동물감염의 형태로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은 곳은 워싱턴, 오레곤, 아이다호, 캘리포니아, 미시시피, 유타, 애리조나 등 본토 7곳과 알래스카, 하와이 2곳 등 총 9개주에 불과하다. 특히, 본토 7개주는 미국 서쪽으로 치우쳐 있어 미국 중부와 동부 전체가 WNV의 감염권 안에 들어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멕시코의 Coahulia에서 감염 사망자가 발생해 바이러스의 확산범위 및 속도가 악화일로에 이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1937년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된 WNV는 중동, 서아시아, 동구지역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냈으나 미국에서는 1999년 뉴욕에서 첫 감염자가 발생했다.

2000년 당시까지만 해도 뉴욕주를 비롯한 동부 해안지역에 국한돼 2명의 사망자 만이 보고됐으나 2001년 일러노이주나 미네소타 등 중부 근접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총 66명의 감염자와 9명의 사망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WNV의 미국대륙 점령은 위세를 더해 2002년 현재 일부 서부지역을 제외한 전역이 바이러스 감염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

현재 미국 내의 WNV 사태가 더욱 심각해 질 수도 있는 것은 이 바이러스가 모기 뿐만이 아니라 조류와 포유류 등에서도 발견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루이지애나와 버지니아주에서 WNV에 감염된 새가 발견된 이후로 전국 각지에서 대부분의 조류나 말 등의 감염이 보고되고 있다.

CDC는 인간에게서 인간으로, 포유류나 조류에게서 인간으로의 감염에 대한 증거는 아직 확인돼거나 보고된 바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혹시 있을지도 모를 사태에 대비해 9월 사냥 시즌에 장갑을 착용하는 등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WNV가 여름을 끝으로 수그러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우려의 대상이다.

CDC에 의하면 WNV를 옮기는 모기 중에는 Culex 종이 있는데 이 모기의 성충이 겨울을 견디어 낼 수 있음이 지난 2000년 조사에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초가을 이후로 기세가 주춤할 것으로 기대했던 중북부 지역은 물론 상대적으로 온난한 기후를 보이는 남부 및 서부지역은 아직도 긴장을 풀지 못한채 확산추세를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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