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I 대상 연령 낮추고, 항혈소판요법 적용 구체화시켜

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가 말초동맥질환과 관련한 종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지난 2005년과 2001년에 발표된 가이드라인을 하나로 통합한 것으로, 새롭게 추가된 권고안을 강조하는 한편 오래된 권고안들은 삭제하는 방식으로 말초동맥질환 관리에 대한 종합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말초동맥질환은 심근경색증·뇌졸중 등 심혈관사건을 야기하는 위험한 병태이지만, 아직 일선 임상현장에서 진단 및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질환이 동맥경화의 성격을 띄기 때문에 증상이 뚜렷히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단계를 거치게 돼 진단과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한다.

말초동맥질환을 방치할 경우 심혈관사건으로 이어져 막대한 의료·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3월 1일자 Circulation 온라인판에 게재된 이번 통합본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이유에서 보다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발목상완지수(ABI)를 통한 진단의 연령대를 낮추고, 항혈소판요법과 금연요법의 대상과 방법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Class I 권고안을 중심으로 말초동맥질환의 관리전략을 자세히 살펴본다.

▲진단

- 운동성(보행성) 족부증상, 치유되지 않는 상처, 65세 이상 연령대, 흡연·당뇨병 병력의 50세 이상 연령대 가운데 1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하지 말초동맥질환 의심 환자에서 발목상완지수(ABI, Ancle Brachial Index)를 통해 명확한 진단을 내려야 한다(Class I, Level B).
- ABI 0.90 이하는 비정상, 0.91~0.99는 경계치, 1.0~1.40은 정상, 1.4 초과는 비압축성 혈관으로 규정해 균일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Class I, Level B).


가이드라인은 전반적으로 말초동맥질환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ABI 측정을 통해 명확한 진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질환이 의심되는 환자를 규정하는데 있어 연령대를 이전의 70세 이상에서 65세 이상으로 낮춰 보다 광범위한 적용을 가능케 했다.

2005년 가이드라인은 "운동성(보행성) 족부증상, 치유되지 않는 상처, 70세 이상 연령대, 흡연·당뇨병 병력의 50세 이상 연령대 등 하지 말초동맥질환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ABI를 통해 명확한 진단을 내려야 한다(Class I, Level C)"고 권고했었다. 2011년 가이드라인은 이와 같은 변화에 대해 "위험군에 속하는 더 많은 환자들에게 발목상완지수 측정을 적용키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말초동맥질환의 진단방법으로서 ABI의 권고는 2001년 가이드라인에서 근거수준이 C에서 B로 상향조정되며 중요성을 더했다.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의 치료

- 모든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LDL 콜레스테롤(LDL-C) 100 mg/dL 미만의 목표치 달성을 위해 스타틴을 사용할 수 있다(Class I, Level B).
- 허혈사건 초고위험군에 해당하는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에게는 LDL-C 70 mg/dL 미만 목표치의 스타틴 치료도 타당하다(Class IIa, Level B).
- LDL-C는 정상이나 HDL 콜레스테롤(HDL-C)가 낮고 중성지방(TG)이 높은 말초동맥질환 환자에게는 피브린산유도체 치료가 유용하다(CLass IIa, Levle C).
- 고혈압을 동반한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심근경색증, 뇌졸중, 울혈성 심부전, 심혈관 원인의 사망 위험을 낮추기 위해 혈압 140/90 mmHg(당뇨병, 만성 신장질환 환자 130/80 mmHg) 미만을 목표치로 항고혈압제 치료를 해야한다(Class I, Level A).
- 베타-아드레날린차단제(beta-adrenergic blocking drugs)는 효과적인 항고혈압제이며, 말초동맥질환 환자에게 금기사항이 아니다(Class I, Level A).
- 당뇨병을 동반한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적합한 신발의 사용, 족부의학(chiropody/podiatric medicine) 치료의 적용, 피부청결, 국소용 보습제의 사용 등 적절한 발관리가 이뤄져야 하며 피부 병변이나 궤양은 즉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Class I, Level B).
- 당뇨병을 동반한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당화혈색소(A1C) 7% 미만을 목표로 하는 혈당강하 요법은 미세혈관 합병증 감소에 효과적이며, 심혈관사건 개선의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Class IIa, Level C).


말초동맥질환은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병태이기 때문에 심혈관사건 위험을 줄이기 위해 관련 위험인자에 대한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ACC·AHA 가이드라인은 "무증상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에 대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Class I, Level B)"고 권고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스타틴을 100 mg/dL 미만의 LDL-C 조절을 중심으로 고중성지방혈증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에 대한 치료도 주문됐다. 고혈압의 경우에는 140/90 mmHg 미만을 목표로 하는 항고혈압제 치료가, 당뇨병 환자에게는 A1C 7% 미만을 목표로 하는 혈당강하 요법이 권고됐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는 적절한 발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항혈소판요법

- 간헐성파행증(intermittent claudication), 중증사지허혈(critical limb ischemia), 하지혈관재형성술(복강경 또는 외과적 수술), 하지허혈로 인한 절단 등 증상이 뚜렸한 동맥경화성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들의 심근경색증, 뇌졸중, 혈관 원인의 사망위험을 줄이기 위해 항혈소판요법을 사용해야 한다(Class I, Level A).
- 이들 환자에서 1일 75~325 mg의 아스피린 치료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항혈소판요법으로 권고된다(Class I, Level B).
- 이들 환자에서 아스피린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항혈소판요법으로 1일 75mg의 클로피도그렐이 권고된다(Class I, Level B).
- 이들 환자에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병용요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Class IIb, Level B).
- ABI가 0.90 이하인 무증상 말초동맥질환 환자의 심근경색증, 뇌졸중, 혈관 원인 사망위험 감소에 항혈소판요법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Class IIa, Level C).
- ABI가 0.91~0.99인 무증상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심근경색증, 뇌졸중, 혈관 원인 사망위험 감소를 위한 항혈소판요법의 유용성은 아직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다(Class IIb, Level A).
- 동맥경화성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심혈관허혈사건 감소를 위해 항혈소판요법에 와파린을 추가하는 것은 혜택이 없고, 잠재적으로 주요출혈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Class III, Level B).


ACC·AHA 가이드라인은 "간헐성파행증, 중증사지허혈, 하지혈관재형성술, 하지허혈로 인한 절단 등 증상이 뚜렸한 동맥경화성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들"로 항혈소판요법의 대상을 보다 구체화시켰다. 즉, 증상성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항혈소판요법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발목상완지수가 0.90 또는 그 미만인 무증상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도 혈관사건 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요법의 유용성을 지지하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과거 권고안이 증상성과 무증상성을 구분하지 않고 항혈소판요법의 보편적인 적용을 말하고 있다면, 이번 통합본 가이드라인은 증상성 말초동맥질환에 최고등급(Class I), 무증상 말초동맥질환에 하위등급(Class IIa)을 부여하며 구분된 적용을 유도하고 있다.

더불어 심혈관사건 감소를 위해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새롭게 권고한 것도 특징이다. 반면, 항혈소판요법에 추가되는 와파린요법은 주요출혈 증가의 위험을 고려해 비권고등급으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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