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심장협회(AHA) 연례학술대회에서는 이상지질혈증 관리전략에 대한 연구들이 대거 발표됐다. Late-Breaking Clinical Trials 세션에서만 PCSK9 억제항체, CETP 억제제 등 신약 관련 연구들과 오메가-3 지방산의 심혈관 혜택을 규명한 연구들이 발표됐다. 스타틴의 위험도에 대한 내용도 한 축을 차지했다. International Session - South Korea에서 가천대길병원 심장내과 고광곤 교수는 스타틴과 당뇨병 위험도에 대한 강의를 진행해 세션에 참석한 교수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이와 함께 APT Ⅳ 가이드라인에서도 주요 근거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되는 JUPITER 연구에 대한 찬·반토론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개발 중 PCSK9 억제항체, LDL-C 조절 효과 관심

LBCT(Late-Breaking Clinical Trials) 세션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PCSK9 억제항체 관련 연구였다. 2012 AHA에서는 암젠에서 개발 중인 AMG 145와 화이자의 RN316이 선보였다. 특히 AMG 145는 GAUSS, RUTHERFORD 2개의 연구를 통해 280 mg, 350 mg, 420 mg 전 용량에서 12주째 LDL-C 감소효과를 보였다.

주사요법이긴 하지만 4주단위 전략으로 기저수치에서 40% 대의 LDL-C 감소를 보여 시장 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두 연구 모두 스타틴에 반응하지 않는 이들이나 스타틴 외 새로운 치료법이 필요한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신약으로서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GAUSS 연구는 근육관련 부작용으로 스타틴을 복용하지 못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했다. 12주째 평가했을 때 4주단위 투여전략 280 mg군에서는 41%, 350 mg군 43%, 420 mg 51%의 LDL-C 감소를 보였다<그림 1>. 특히 위약군+에제티미브군에서는 15% 감소한데 비해 AMG 145 420 mg+에제티미브군은 63%가 감소했다. 또 LDL-C 100 mg/dL 미만에 도달한 비율은 280 mg군 47%, 350 mg군 53%, 420 mg군 61%, 420 mg+에제티미브 90%, 위약 + 에제티미브군 7%였다.

RUTHERFORD 연구에서는 동종이형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과 스타틴, 에제티미브, 담즙산, 나이아신 등을 4주 이상 투여했음에도 LDL-C 100 mg/dL 미만으로 조절되지 않는 이들을 대상으로 4주단위 투여전략 AMG 145 350 mg, 420 mg의 효과를 평가했다. 이들은 LDL-C 100 mg/dL 이상, 중성지방 400 mg/dL 이하였다. 12주째 평가에서 350 mg군은 LDL-C 43%, 420 mg군은 5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RN316도 2상임상에서 LDL-C 감소효과를 보였다. 4주단위 투여전략 0.25 mg/kg, 1 mg/kg, 3 mg/kg, 6 mg/kg 4개 용량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12주째 LDL-C, HDL-C, 중성지방, 총콜레스테롤 수치의 변화를 평가했다. 환자들은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심바스타틴 중 하나를 복용하고 있었다. 결과는 3, 6 mg군에서 중성지방과 LDL-C 수치가 유의하게 떨어졌다. 특히 LDL-C는 25 mg/dL 이상의 감소폭을 보였다. 연구진은 HDL-C 증가도 강점으로 꼽았다.

세션의 좌장을 맡은 에모리임상심혈관연구센터 Peter W. Wilson 박사는 두 약물 모두 LDL-C와 다른 지질 조절에 효과를 보였고, 다른 LDL-C 강하약물들과 병용될 경우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단 근육통 위험도는 낮았지만, 크레아티닌 키나아제 수치가 증가됐고, 장기간 안전성 및 면역 효과, 심혈관 예후 등에 대한 자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성급한 판단은 보류했다.


CETP 억제제 달세트라핍, 심혈관 예후 개선에는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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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L-C 상승 통한 심혈관 혜택 가설 의문


CETP 억제제인 달세트라핍은 3상임상인 dal-OUTCOMES 연구에서 심혈관 예후 개선에 실패했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관상동맥 심질환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종,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심장발작으로 인한 재관류술 등 일차종료점 평가에서 위약군과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톨세트라핍과 달리 2상연구에서 혈압 부작용 없이 30%의 HDL-C 상승을 보였던 달세트라핍이었지만 심혈관 예후 개선은 보이지 못했다.

dal-OUTCOMES 연구에서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을 겪은 환자들을 무작위로 달세트라핍 600 mg군, 위약군으로 분류했다. 환자들은 LDL-C를 조절할 필요가 있는 이들로 연구시작 시기에서의 HDL-C 수치 제한은 없었고, 중성지방 400 mg/dL 이상인 환자들은 배제됐다.

3상임상에서도 2상에 이어 HDL-C가 30% 정도 높아졌다. LDL-C 수치는 변화가 없었다. 문제는 3년째 평가에서도 일차 종료점의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세부적으로 분석했을 때도 별도로 개선된 부분은 없었다.

dal-OUTCOMES 연구결과는 약물의 실패를 넘어 HDL-C와 심혈관 위험도 간 연관성에 대한 가설을 흔들었다는데 더 큰 파란이 있다.

연구를 진행한 콜로라도의대 Gregory G. Schwartz 교수는 “이번 연구는 HDL-C가 위험도 관리에서 더 이상 위험요소로 간주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게다가 수축기 혈압도 0.6 mmHg 높아졌고, 고민감성 C-반응성 단백질(hs-CRP) 수치도 18% 높아져 달세트라핍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콜럼비아의대 Alan Tall 교수는 토론세션에서 HDL-C의 상승수치가 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스타틴 등으로 조절되는 환자에서 CETP 억제제로 인한 혜택이 HDL-C 기능이상과 부딪혀 궁극적인 혜택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타 연구에서는 고용량 CETP 억제제를 투여했을 때 HDL-C가 120% 높아졌고, HDL 입자(particle)도 이번 연구와 다르게 나타났다며 아나세트라핍, 에바세트라핍 등 다른 고용량 CETP 억제제 3상임상에 기대를 가져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오메가-3 지방산, 심방세동 재발 예방 효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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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WARD 연구 기대 못 미쳐


오메가-3 지방산의 심혈관계 혜택 이슈로 관심을 모았던 FORWARD 연구도 결국 심방세동 재발예방 실패라는 결과를 보였다. 앞서 유럽심장학회(ESC)에서 발표된 ORIGIN 연구에서 1일 1 g의 오메가-3 지방산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의 심혈관사건 예방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어 오메가-3 지방산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에서는 289명의 심방세동 병력자들을 대상으로 1일 1 g의 오메가-3 지방산(Polyunsaturated Fatty Acids, PUFA)을 12개월 동안 투여, 297명의 위약군과 심방세동 재발예방 효과를 비교했다. 결과는 두 군 모두 재발위험도 28%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아르헨티나 GESICA재단 Alejandro Macchia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이전 연구들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심방세동 이차예방에서 PUFA가 효과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정리했다. 단 일각에서는 장기간 혜택에 대해서는 아직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고용량 사용따른 위험성 제기
- 스타틴 종류별 분석 필요 대두

스타틴의 당뇨병 위험도 부각


스타틴의 당뇨병 위험도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제였다. International Symposium- South Korea 세션에서 가천대길병원 심장내과 고광곤 교수는 고용량 스타틴의 당뇨병 위험도를 강조하는 한편 스타틴을 하나의 계열(Class)로 인식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강의를 진행했다.

고 교수는 이의 근거로 PROVE-IT TIMI 22 연구를 꼽았다. 연구에서 심바스타틴,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을 평가한 결과 인슐린 민감도와 저항성이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그는 “일차예방 전략에서 공복혈당장애, 혈당내인성, 당뇨병 가족력 등 위험요소가 없는 이들은 적정 용량의 스타틴을 쓰되 더 좋은 대사를 보이는 프라바스타틴이 적합할 수 있고, 위험요소가 있을 경우에는 적정 용량의 스타틴과 RAAS 차단제, PPAR 작용제, 에제티미브, 메트포르민 등과 병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차예방 전략에서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이 있을 경우 “심혈관 혜택에 무게를 두고 고용량 스타틴을 고려할 수 있지만,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는 적정 용량의 스타틴과 RAAS 차단제, PPAR 작용제, 에제티미브, 메트포르민 등 병용전략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적정 용량으로 조절되지 않는 이들에게는 기존에 인식돼 온 증량이 아니라 에제티미브, 피브레이트, RAAS 억제제 등 추가요법이 더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세션에 참석한 해외패널들도 고용량 스타틴의 위험성을 강조했고, 스타틴 종류별 분석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제까지 스타틴 종류별 분석은 비교적 비중이 낮았던 만큼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 또 장기간 사용을 고려해 저용량 스타틴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틴, 죽상경화반 감소 효과 보고

한편 스타틴의 효과를 강조하는 연구들도 눈에 띄었다. 아토르바스타틴은 초록 구연세션에서 발표된 연구에서 당뇨인자가 적으면 고용량을 투여해도 당뇨병 유발위험도 증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TNT(7595명)와 IDEAL(7461명)에 참여했던 환자들을 재분석한 것이다. 연구에서는 스타틴과 당뇨병 발생의 상관관계를 더 세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당뇨병 발생 요소를 정의했고, 인자 갯수에 따라 스타틴 고용량과 저용량이 당뇨병 발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봤다. 이와 함께 심혈관질환 유병률도 평가했다.

당뇨병 발병 요소는 공복혈당 100 mg/dL 초과, 공복 중성지방 150 mg/dL 초과, BMI 30 kg/㎡ 초과, 그리고 고혈압 이력 등 4가지였다. 심혈관 위험요소는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심장발작 등으로 정의했다.

분석결과 당뇨병 요소가 0~1개 있는 경우 아토르바스타틴은 고용량이나 저용량에 상관없이 당뇨병을 유발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 아토르바스타틴 80 mg의 당뇨병 발생비율은 3.2%(142명), 10 mg(또는 심바스타틴 20~40 mg)은 3.4%(148명)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단, 당뇨병 요소가 2~4개였을 때는 고용량이 당뇨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왔다. 아토르바스타틴 80 mg이 14.3%(228명)인 반면 10 mg군은 11.9%(268명)로 통계적으로 유의성 있는 차이를 보였다.

아울러 심혈관사건 발생과 관련해서는 당뇨병 요소가 적을수록 심혈관 예방효과가 컸다. 0~1개인 환자군에서는 아토바스타틴 80 mg의 심혈관사건 발생률이 8.5%, 10 mg은 9.8%로 차이를 보였고, 2~4개인 환자군에서는 각각 10.1%와 12.0%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발표한 메사추세스의료원 Jennifer E. Ho 박사는 “아토르바스타틴은 당뇨병 유발 인자에 따라 당뇨병 발생 비율이 서로 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앞으로 당뇨병 환자들에 대한 스타틴 요법에 대해서도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당뇨병이 없으면 고용량 치료를 피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포스터 세션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로수바스타틴의 죽상감소 효과가 재확인됐다. 이미 METEO, ASTEROID, SATURN 연구를 통해 입증된 가운데 이번 연구에서는 동양인을 대상으로 했고, MRI를 사용해 평가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연구는 일본인 6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공격적 치료군과 표준 치료군으로 무작위로 나누고 1년 후 관상동맥을 MRI로 검사해 변화를 관찰했다.
공격적 치료군은 LDL-C를 기저수치보다 30% 낮추는 것으로 정의했고, 표준치료군은 일본 가이드라인에서 규정한 LDL-C 목표치로 설정했다. 양 군의 하루 평균 약물용량은 각각 2.9±3.1, 6.5±5.1 mg 이었다.

관찰 결과 두 군 모두에서 LDL-C와 hs-CRP 수치가 현저하게 감소했다. 양 군의 비교에서는 공격적 치료군이 46%로 표준 치료군 34%에 비해 효과가 좋았다. MRI로 관상동맥을 관찰한 결과에서도 공격적 치료군은 흉부 혈관에서의 죽종 감소효과가 표준 치료군보다 뛰어났다. 감소율은 각각 9.1%와 3.2%였다.

일본 국립국방의과대학의 Makoto Ayaori 박사는 “흉부 죽종의 감소가 더 뛰어난 것은 hs-CRP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로수바스타틴으로 강력하게 LDL-C를 감소시키면 표준 치료법에 비해 죽종 감소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단기간으로 장기적인 치료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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