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TG·저HDL-C의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병태 많아

최근 들어 질병의 인종간 또는 지역간 유병특성 차이에 대한 보고들이 늘고 있다.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과 서양인 사이의 유병특성은 유전적 요인과 함께 환경적 차이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 유병특성은 여타 인종 또는 지역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또 이에 따른 치료전략은 어떻게 맞춰져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복지부·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실태와 유병특성을 엿볼 수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고콜레스테롤혈증(총콜레스테롤 240 mg/dL 이상) 유병률은 2010년 현재 13.5%를 기록 중이다.

반면 고중성지방혈증(중성지방 200 mg/dL 이상)은 16.6%, 저HDL콜레스테롤혈증(HDL콜레스테롤 40 ㎎/dL 미만)은 26.2%로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을 웃돌고 있다.

고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는 경우를 이상지질혈증으로 규정할 경우, 우리나라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예상보다 훨씬 높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TG 높고, HDL-C 낮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만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은 상당수가 중성지방(TG)은 높고 HDL콜레스테롤(HDL-C)은 낮은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일 가능성이 높다.

과거 우리나라 국민의 TG 및 HDL-C 위험도가 저평가된 상태에서 국민건강검진을 통한 지질인자 정밀검사가 늘면서 부각되는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것을 보면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유병특성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
고TG 및 저HDL-C 수치를 보이는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은 관상동맥질환의 예방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당뇨병이나 대사증후군이 동반된 경우에는 더욱 위험하다.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은 small dense LDL과 LDL 입자 수의 증가 및 이에 따른 apo B의 증가, 그리고 HDL-C과 apo A-1의 감소로 인해 심혈관질환의 발생과 악화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TG 및 저HDL-C 수치와 관상동맥질환의 상관관계가 LDL-C 70mg/dL 미만인 상황에서도 계속 일관성 있게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사증후군 위험 & 고TG·저HDL-C
높은 TG나 낮은 HDL-C 수치에 고혈압, 인슐린저항성, 복부미만 등이 추가되면 대사증후군으로 발전한다. 실제로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의 임 수 교수팀이 Diabetes Care에 보고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사증후군 환자의 증가현상이 복합형 이상지질혈증과 연관돼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임 교수팀이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1998년 24.9%에서 2007년 31.3%로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저HDL콜레스테롤혈증,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증가율 높아진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아시아인 저HDL콜레스테롤혈증 ↑
고TG와 저HDL-C의 특성은 아시아인에서 전반적으로 관찰된다. 호주 시드니대학의 헉슬리(Rachel R. Huxley) 교수팀이 이상지질혈증 관련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아시아인의 저HDL콜레스테롤혈증 빈도가 33.1%로 비아시아인(27.0%)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 역시 22.4% 대 14.5%로 아시아인에서 빈도가 높았다. 특히, HDL-C 수치와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반비례 관계를 나타냈다.

저HDL콜레스테롤혈증과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의 관상동맥질환이 각각 67%, 63% 증가해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헉슬리 교수는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아시아 인구에서 다발하는 지질이상의 새로운 표현형”이라고 밝혔다.


고탄수화물 식이 원인 추정
그렇다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에서 높은 TG와 낮은 HDL-C의 이상지질혈증 유병특성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의 김효수 교수는 전통적인 고탄수화물 식사습관을 원인의 하나로 꼽았다.

우리나라와 아시아 지역 농경사회에서 전통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았는데, 이러한 식이 자체가 복부미만 체형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 혹자는 시골에서 농사일로 분주한 할머니들이 물에 말은 밥에 김치를 반찬으로 끼니를 해결하다 보니 영양분 섭취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형적인 복부비만 체형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복부비만의 경우 TG 수치를 증가시키고 TG가 상승하면 연이어 HDL-C는 낮아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에 따라 과도한 육류섭취로 인한 비만과 인슐린저항성의 증가 등이 TG 증가와 HDL-C 감소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효수 교수는 여기에 과거 흡연인구가 많았던 것이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 유병특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비만과 같은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야 하는 만큼, 생활습관이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작용한다. 즉 환자들이 비만 등 자신의 위험인자를 조기에 개선하면 이상지질혈증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생활요법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거나 이를 지속하기 힘든 경우에는 스타틴과 함께 TG와 HDL-C를 조절할 수 있는 약물들을 병용하는 전략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 유병특성을 고려할 경우, 지질조절요법은 더 광범위하고 정밀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이상지질혈증·복부비만으로 한국 대사증후군 증가
- 1998~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
[Diabetes Care 2011;34:1323-1328]


배경·목적
대사증후군이 전세계적으로 증가세에 있는 가운데, 사회·환경적 요인이 이러한 변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급격한 사회·환경적 변화를 겪고 있는 한국에서 대사증후군과 구성인자의 변화를 조사했다.

방법
1998·2001·2005·2007년 한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의 유병률과 유형을 비교·조사했다. 대사증후군 정의에는 개정된 미국국립콜레스테롤교육프로그램(NCEP)의 기준을 사용했다.

결과
1998·2001·2005·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 중 이번 연구의 대상은 각각 6907명·4536명·5373명·2890명으로 연령대는 20세 이상이었다.

연령을 보정한 상태에서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은 1998년 24.9%, 2001년 29.2%, 2005년 30.4%, 2007년 31.3%로 일관되고 유의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5개 인자 가운데서는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13.8%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으며, 복부비반(8.7%)과 고중성지방혈증(4.9%)이 뒤를 이었다.


결론
가천대길병원 고광곤·분당서울대병원 임 수 교수팀은 “지난 10년 간 한국의 대사증후군 증가의 주된 원인은 이상지질혈증과 복부비만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대사증후군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생활습관 개선운동이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시아인에서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과 관상동맥 심장질환 위험
[Circulation 2011;124:2058-2064]


배경·목적
과거 연구에서 이상지질혈증의 새로운 형태인 고립성 또는 단독 저HDL콜레스테롤혈증과 관상동맥 심장질환의 연관성이 시사됐다. 특히, 다른 지질은 정상인 것에 반해 HDL콜레스테롤만 비정상인 특성이 아시아 인구에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인에서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빈도 및 관상동맥 심장질환과의 연관성을 분석코자 했다.

방법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진행된 총 37개의 관련 연구를 대상으로 메타분석을 실시했다. 대상 환자수는 총 22만60명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아시아인이 87%를 차지했다. 아시아인과 비아시아인에서 저HDL콜레스테롤혈증 및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빈도를 비교하는 동시에 이에 따른 관상동맥 심장질환 위험을 분석했다.


결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은 아시아인에서 33.1%, 비아시아인에서 27.0%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P<0.001).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 역시 22.4% 대 14.5%로 아시아인의 빈도가 높았다(P<0.001).

총 6.8년간의 관찰에서 574건의 관상동맥 심장질환과 739건의 뇌졸중이 발생한 가운데, 전반적으로 HDL콜레스테롤 수치와 관상동맥 심장질환 빈도는 반비례 관계를 나타냈다. 저HDL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관상동맥 심장질환 위험이 대조군에 비해 57% 유의하게 높았다.

아시아인에 대한 분석에서는 저HDL콜레스테롤혈증과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의 관상동맥 심장질환이 각각 67%, 63% 증가해 유의한 연관성을 나타냈다. 뇌졸중 위험은 저HDL콜레스테롤혈증 및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과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다.


결론
호주 시드니의대의 헉슬리(Rachel R. Huxley) 교수는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아시아 인구에서 다발하는 지질이상의 새로운 표현형”이라며 “관상동맥질환 위험증가와 연관성이 드러난 만큼, 추가적인 연구를 통한 명확한 규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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