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DL·HDL·TG 공략위한 지질치료제

LDL콜레스테롤(LDL-C)에 더해 중성지방(TG), HDL콜레스테롤(HDL-C) 등 별도의 지질인자들을 조절하는 약물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학계의 논쟁이 뜨겁다. 이들 약물은 스타틴과 병용시에 심혈관질환 잔여 위험도를 커버해줄 수 있는 주역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새로운 선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임상에서 처방되고 있는 피브레이트와 나이아신, 그리고 오메가-3 지방산, 현재 개발단계에 있는 CETP 억제제와 PCSK 억제항체가 그 주인공들로 앞선 임상연구들을 통해 지질조절 효과를 검증받아 왔다. 하지만 이러한 지질조절 효과가 궁극적인 임상결과, 즉 심혈관사건 예방에 기여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최신 임상연구를 중심으로 피브레이트, 나이아신, 오메가-3 지방산, CETP 억제제, PCSK9 억제항체의 역할과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피브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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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TG·저 HDL-C 환자에서 일관되게 심혈관 혜택


피브린산유도체는 현재 사용 중인 약물 가운데 중성지방(TG) 저하에 가장 효과적인 약물로 알려져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에 따르면, TG를 20~50%까지 낮추며 HDL콜레스톨(HDL-C)도 10~15% 정도 증가시킨다. 특히, TG가 높고 HDL-C가 낮은 경우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지침의 설명이다.

2011년 발표된 유럽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은 피브레이트가 TG를 50%까지 낮추고 HDL-C는 10~15%까지 높인다며 고중성지방혈증(Class I)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Class IIb)의 약물치료에 권고하고 있다. 이처럼 피브레이트의 지질조절 효과와 안전성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검증받아 왔다.

하지만, 이러한 지질조절 효과가 궁극적인 심혈관사건 위험을 줄이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학계의 컨센서스가 명확히 확립돼 있지 않다. 다만, TG가 높고 HDL-C가 낮은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또는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일관된 심혈관사건 감소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페노피브레이트
피브레이트 단독 또는 스타틴에 더해지는 병용요법의 임상혜택을 검증한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는 HHS, VA-HIT, BIP, FIELD, ACCORD-Lipid가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것이 FIELD와 ACCORD-Lipid 연구다.

2005년 발표된 FIELD 연구는 등록시점에서 스타틴 치료를 받지 않았던 제2형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페노피브레이트와 대조군의 관상동맥사건 감소효과를 비교·평가했다.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두 그룹의 관상동맥사건 빈도가 5.2% 대 5.9%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것. 하지만, 세부분석에서 피브레이트는 위약에 비해 비치명적 심근경색증과 관상동맥 재형성술 위험을 낮추면서 전체 심혈관사건 빈도를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알부민뇨나 망막증 등 당뇨병 환자의 미세혈관질환 합병증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조명을 받았다. 2012년 발표된 FIELD 연구에 대한 하위분석에서는 만성신장질환과 당뇨병을 동반한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페노피브레이트가 위약군에 비해 심혈관사건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Diabetes Care 2012:35:218-225).

전문가들은 만성신장질환 환자에서 나타나는 고TG와 저HDL-C의 특성을 피브레이트가 효과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스타틴·피브레이트 병용요법
2010년 발표된 ACCORD-Lipid 연구는 피브레이트의 지질인자 표적치료 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관심을 끌었다. 역시 전반적인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심바스타틴으로 치료받고 있는 제2형당뇨병 환자들을 페노피브레이트와 위약군으로 나눠 치료·관찰한 결과, 심혈관사건 발생빈도가 2.2% 대 2.4%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특정 하위그룹의 결과에 주목했다. TG가 높고 HDL-C는 낮은 하위그룹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피브레이트 병용군의 심혈관사건 빈도가 위약군에 비해 25% 감소한 것. 통계적 유의성의 기준인 P값이 0.057로 피브레이트의 추가적인 임상혜택에 유의성을 부여할 수 있는 수치였다.

한편 2010년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피브레이트를 통해 심혈관사건 위험을 13%까지 감소시킬 수 있으며, 이같은 효과는 TG 수치가 200 mg/dL 이상으로 높은 환자들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고됐다(Lancet 2010;375;1875-1884).


△FIELD 연구
[Lancet 2005;366:1849-1861]


배경·목적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이러한 환자에서 페노피브레이트의 심혈관질환 감소효과를 평가했다.

방법
50~75세 연령대의 환자들(9795명)을 페노피브레이트 1일 200 mg 또는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치료·관찰을 진행했다. 일차종료점은 관상동맥사건(관상동맥질환 원인의 사망 또는 비치명적 심근경색증)의 빈도를 측정했다.

결과
평균 5년의 관찰결과, 관상동맥사건 빈도가 5.2% 대 5.9%로 페노피브레이트군의 상대위험도가 11% 낮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에 도달하지는 못했다(P=0.16). 비치명적인 심근경색증은 페노피브레이트군의 상대위험도가 24% 유의하게 감소했다(P=0.010). 관상동맥질환 원인의 사망은 페노피브레이트군에서 19% 증가했으나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치가 아니었다(P=0.22).

페노피브레이트군의 관상동맥 재형성술 빈도는 위약군에 비해 21% 감소해 역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페노피브레이트는 알부민뇨 진행(P=0.002), 망막증(P=0.003) 등 당뇨병의 미세혈관합병증 일부에서도 위약군에 비해 우수한 개선효과를 보고했다. 반면, 췌장염(P=0.031)과 폐색전증(P=0.022) 등은 증가했다.


결론
연구팀은 “페노피브레이트가 관상동맥사건 위험을 유의하게 줄이지는 못했으나, 비치명적 심근경색증과 재형성술 예방을 통해 전체 심혈관사건의 빈도를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ACCORD-Lipid 연구
[NEJM 2010;362:1563-1574]


배경·목적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스타틴과 피브레이트의 병용요법이 스타틴 단독요법과 비교해 심혈관사건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지 비교했다.

방법
심바스타틴으로 치료받고 있는 제2형당뇨병 환자들(5518명)을 페노피브레이트 또는 위약군으로 나눠 치료·관찰했다. 일차종료점은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졸중, 심혈관질환 원인의 사망 첫 발생 빈도를 평가했다.

결과
평균 4.7년의 관찰결과, 연간 일차종료점 발생빈도는 페노피브레이트 그룹이 2.2%로 위약군의 2.4%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32). 사망률 역시 1.5% 대 1.6%로 역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TG가 높고(204 mg/dL 이상), HDL-C가 낮은(34 mg/dL 이하) 하위그룹 환자에서는 페노피브레이트군의 일차종료점 발생빈도가 12.37%로 17.32%의 위약군과 통계적 유의성에 근접한 감소효과를 나타냈다(P=0.057).


결론
연구팀은 “심바스타틴과 페노피브레이트의 병용을 통해 치명적 심혈관사건,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졸중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없었다고”고 밝혔다.

하지만 하위그룹 분석을 통해 “TG가 높고 HDL-C는 낮은 복합형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스타틴과 페노피브레이트의 병용을 통해 추가적인 혜택을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나이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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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M-HIGH, HPS2-THRIVE 기대에 못미쳐…숨 고르기


나이아신은 혈장 지질, 지질단백질과 관련해 다중 혜택을 제공하는 약제라는 것이 특징이다. HDL콜레스테롤(HDL-C)은 물론 LDL콜레스테롤(LDL-C), 중성지방(TG), LP(a)의 조절효과도 보고돼 왔다. 유럽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은 “나이아신을 통해 HDL-C를 15~30%까지 증가시키고, LDL-C는 15~18%, TG는 20~4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에 따르면, 나이아신은 다른 약제와 달리 apo B 지단백의 합성과 분비를 줄여, LP(a) 수치를 고용량 요법에서 30%까지 감소시킨다.

유럽 가이드라인 역시 “LP(a)를 30%까지 낮추는 유일한 약제이기 때문에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HDL-C 개선에 주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LP(a)는 최근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심혈관사건 위험을 높이는 주요 지질인자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나이아신은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이다. 유럽 가이드라인은 나이아신을 고콜레스테롤혈증(Class IIa), 고중성지방혈증(class IIa), 저HDL콜레스테롤혈증(Class IIa)의 치료 모두에 권고하고 있다.

나이아신은 현재 임상에 적용되고 있는 지질약물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HDL-C 상승기전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분적으로 HDL 분해대사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주로 간에서의 apo A1 합성을 늘려 HDL-C를 개선하는 기전이다.


AIM-HIGH 연구
나이아신은 여러 연구에서 HDL-C 조절효과를 보고하고 있지만, 이러한 지질치료 효과가 궁극적인 심혈관사건 위험을 감소시키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이 어렵다. 유럽 가이드라인이 저HDL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약물치료에 나이아신을 Class IIa 등급으로 권고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타틴과 나이아신의 병용요법을 통해 심혈관사건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를 검증한 연구로는 AIM-HIGH가 대표적이다(NEJM 2011;365:2255-2267). 연구의 최종결과는 지난 2011년 미국심장협회(AHA)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심바스타틴 40~80mg과 에제티미브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서방형 나이아신 제제(1500~2000mg)와 위약을 투여하고 심혈관사건 빈도를 관찰했지만, 16.4% 대 16.2%로 위약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어 3년만에 중단됐다.

세부적으로는 관상동맥질환 원인의 사망이 1.5% 대 1.2%,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4.7%대 5.4%,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인한 입원률 4.0% 대 3.7%, 증상 발현성 관상동맥 또는 뇌혈관 재관류술 5.1%대 4.7%로 나이아신과 위약군이 비슷했다.

이차종료점은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고위험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허혈성 뇌졸중의 복합빈도 설정했는데, 이 역시 각각의 발생률이 9.3% 대 10.0%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허혈성 뇌졸중의 복합빈도 또한 8.1% 대 9.2%로 비슷한 양상이었다.

반면 지질조절은 LDL-C 평균값의 경우 나이아신 병용군이 74 mg/dL에서 62mg/dL(29% ↓)로, TG는 164 mg/dL에서 122 mg/dL(12% ↓)로 감소시켰다. HDL-C는 35 mg/dL에서 42 mg/dL(25% ↑)로 유의하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나이아신과 스타틴의 병용을 통해 HDL-C와 TG를 유의하게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사건과 관련한 추가적인 임상혜택을 얻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HPS2-THRIVE 연구
이제 학계는 나이아신의 심혈관사건 감소효과를 검증하는 또 다른 연구인 HPS2-THRIVE의 최종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HDL-C 상승을 통한 심혈관 혜택을 확인하기 위해 유럽, 중국 등지의 2만5000여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다.

스타틴 + 나이아신·라로피프란트 복합제 그룹의 효과를 위약군과 비교하는 이 연구의 최종결과는 아직 피어리뷰(peer review) 저널에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부정적인 결과로 인해 사용이 중지된 상태다.



오메가-3 지방산
- ESC, 고중성지방혈증 약물치료 전략으로 권고
- 관찰·임상·메타연구 임상혜택 지지

오메가-3 지방산은 30% 대의 중성지방(TG) 감소와 더불어 항혈전, 항산화, 항염증 효과 등으로 무장하고 지질치료체계의 완성에 일조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에 따르면, 오메가-3 지방산은 주로 TG를 감소시키고, 혈전형성을 억제하며, 항염증 작용과 함께 프로스타사이클린(prostacyclin)과 산화질소(NO)를 증가시켜 동맥경화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항부정맥 효과를 보인다는 보고도 있다.

지질치료체계에서 오메가-3 지방산의 역할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는 지난 2011년 발표된 유럽심장학회(ESC)·유럽동맥경화학회(EAS) 지질가이드라인이다.

가이드라인은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의 약물치료 권고안에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 중성지방(TG)을 낮추기 위해 오메가-3 지방산 단독요법이 고려돼야 하며(Class IIa, Level B), 스타틴과 오메가-3 지방산의 병용요법도 고려될 수 있다(IIb, B)"고 권고했다.


JELIS
오메가-3 지방산 단독요법 권고는 JELIS (Lancet 2007;369;1090-1098) 임상연구 결과에 근거하고 있다. 총콜레스테롤 6.5 mmol/L 이상인 환자 1만8645명을 오메가-3 지방산(EPA 1일 1.8g)으로 치료한 결과, 주요 관상동맥사건이 대조군에 비해 19% 유의하게 감소했다(relative risk 0.81, 95% CI 0.69-0.95).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이 같은 결과에 근거해 오메가-3 지방산(처방약물)을 TG가 496 mg/dL을 초과하는 경우 식이에 더해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오메가-3 지방산의 투여가 안전하며, 임상적으로 중대한 상호작용을 피할 수 있는 요법"이라는 설명이 추가됐다.

한편, 병용요법 권고는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서 오메가-3 지방산과 심바스타틴의 치료효과를 검증한 COMBOS (Clin Ther 2007;29:1354-1367) 연구결과에 기반했다.


GISSI
오메가-3 지방산의 심혈관 임상혜택에 관한 대표적인 검증사례는 GISSI 연구다. Lancet 1999;354:447-455에 발표된 GISSI-Prevenzione 연구에서는 심근경색증 경험 환자(1만1324)들을 오메가-3 지방산(EPA+DHA, 1일 882 mg)으로 치료한 결과, 심혈관 원인의 사망위험이 22% 유의하게 감소했다(relative risk 0.78, 95% CI 0.65-0.92).

만성 울혈성 심부전 환자들(6975명)을 대상으로 한 GISSI-Heart Failure 연구 역시 전체 사망률(relative risk 0.91, 95% CI 0.83-0.99), 심혈관 원인의 사망(0.90, 0.81-0.99) 모두 유의한 감소효과를 보고했다.


메타분석
오메가-3 지방산과 관련해서는 상당히 많은 전향적 관찰연구와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가 발표됐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메타분석한 결과 역시 생선과 어유(오메가-3 지방산) 섭취를 통해 관상동맥사건, 특히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시사돼 왔다(JAMA 2006;296:1885-1899, Arch Intern Med 2009;169:659-669, Am J Clin Nutr 2006;84:5-17, Cardiovasc Res 2011;90:344-352, Stroke 2004;35:1538-1542, Circulation 2004;109:2705-2711).

심혈관 임상헤택 결론내야
한편 유럽 가이드라인은 "JELIS 연구에서 오메가-3 지방산이 19% 대의 심혈관사건 감소효과를 보였지만, 궁극적인 임상혜택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데이터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 발표된 Alpha-Omega (NEJM 2010;363:2015-2026), Omega (Circulation 2010;122:2152-2159), ORIGIN (NEJM 2012;367:309-318), FOWARD (JACC 2013;61:463-468) 등의 연구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오메가-3 지방산과 궁극적인 심혈관 임상혜택에 대한 결론은 아직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CETP 억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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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사건 감소 효과 최종과제로…아나세트라핍·에바세트라핍에 기대


CETP(cholesteryl ester transfer protein) 억제제는 임상연구에서 100% 이상의 HDL 콜레스테롤(HDL-C) 상승효과를 보고하며 스타틴과 함께 지질치료체계를 완성할 새로운 약물로 개발단계에서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모든 신약개발이 그러하듯 CETP 억제제 역시 임상단계에서 상당한 부침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이름을 선보인 CETP 억제제는 톨세트라핍, 아나세트라핍, 달세트라핍, 에바세트라핍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는 임상연구의 실패로 개발이 중단된 경우, 궁극적인 심혈관사건 아웃컴에서 고배를 마신 약물 등 순탄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달세트라핍이 dla-OUTCOMES 연구에서 실패했으나 REVEAL(아나세트라핍), ACCELERATE(에바세트라핍) 등 심혈관사건 감소효과를 검증키 위한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이들 결과에 따라 CETP 억제제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톨세트라핍
CETP 억제제 개발을 위한 여정은 톨세트라핍으로부터 시작됐다. 대표적 LDL콜레스테롤(LDL-C) 강하기전의 아토르바스타틴에 HDL콜레스테롤(HDL-C) 상승기전의 톨세트라핍을 더해 강력한 심혈관사건 감소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3상 임상연구에서 좌절을 겪어야 했다. ILLUMINATE 연구에서 톨세트라핍 병용군의 혈압상승과 사망위험 증가로 연구는 물론 약물개발 자체가 중단됐다.


아나세트라핍
다음 바통은 아나세트라핍이 이어 받았다. 아나세트라핍은 2010년 미국심장협회(AHA)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DEFINE 연구에서 탁월한 HDL-C 개선효과와 안전성을 검증받아 CETP 억제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관상동맥질환 고위험군 환자(1623명)들을 아나세트라핍 100 mg 또는 위약군으로 나눠 치료·관찰한 결과, LDL-C(38.2%↓)·HDL-C(138.1%↑) 모두 위약군 대비 유의한 조절효과를 나타냈다.

약물 관련 부작용은 아나세트라핍과 위약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현재 아나세트라핍의 지질조절 효과와 궁극적인 심혈관사건 감소효과를 검증키 위한 REVEAL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달세트라핍
달세트라핍은 2012년 AHA 연례학술대회에서 궁극적인 심혈관사건 감소효과를 검증한 dal-OUTCOMES 연구의 최종결과가 발표됐으나,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달세트라핍을 통해 HDL-C(30%↑)를 개선했으나, 궁극적인 심혈관사건은 위약과 비교해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달세트라핍의 HDL-C 상승효과 궁극적인 임상결과(심혈관사건)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부족했거나, LDL-C 등 여타 위험인자들이 잘 조절돼 있는 환자들에서 HDL-C 개선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에바세트라핍
에바세트라핍은 2011년 AHA 연례학술대회에서 탁월한 HDL-C 상승효과를 보고하며 CETP 억제제 계열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에바세트라핍 단독군의 HDL-C는 용량에 따라 30~66 mg/dL 증가해 0.7 mg/dL 감소한 위약군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LDL-C 역시 에바세트라핍 단독군에서는 용량에 따라 21~51 mg/dL까지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7 mg/dL 증가했다. 에바세트라핍과 스타틴 병용군의 HDL-C는 42~51 mg/dL까지 상승해 모든 스타틴 단독군과 비교해 유의한 개선효과를 나타냈다.



PCSK9 억제항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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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사건 감소 효과 최종과제…3상 임상 넘어야


PCSK9(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Type 9) 억제항체는 LDL수용체와 결합해 결과적으로 LDL-C 수치를 높이는데 기여하는 PCSK9 단백질을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 신약이다.

현재 2상임상 단계인 PCSK9 억제항체는 스타틴과 관련된 환자군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첫째는 근육 부작용 등으로 인해 스타틴에 불내약성을 보이는 환자들이다. 이 경우 에제티미브를 쓸 수 있지만 LDL-C 저하효과가 15% 정도로 한계가 있다.

또 LDL-C가 너무 높아 스타틴으로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이다. 스타틴 치료환자들 가운데 5~10%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AMG 145
암젠사의 AMG 145는 2012년 미국심장협회(AHA) 연례학술대회에서 GAUSS, RUTHERFORD 연구로 주목받은데 이어, Lancet 12월 8일자에 MENDEL, LAPLACE-TIMI 57 연구를 발표해 지속적으로 관심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MENDEL, LAPLACE-TIMI 57 연구에서는 총 6개의 잠재적인 치료전략을 평가했다. 크게 2주 단위 투여전략과 4주 단위 투여전략으로 구분했고, 2주 전략에서는 70 mg, 105 mg, 140 mg, 4주 전략에서는 280 mg, 350 mg, 420 mg으로 나눴다.

MENDEL 연구에서는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 대한 단독요법의 효과를 알아봤다. 대상군은 406명으로 AMG 145 6가지 전략군에 2주 단위 위약군과 4주단위 위약군, 1일 1회 에제티미브 10 mg를 추가해 각각 45명씩 배정됐다.

이들은 별도의 지질치료는 받지 않았고, 나이는 18~75세, LDL-콜레스테롤(LDL-C)은 100~174 mg/dL, 평균값은 143 mg/dL였다. 1차 종료점은 12주째 LDL-C의 수치 변화였다.

AMG 145는 유의하게 LDL-C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2주 단위 투여군은 70 mg군은 41%, 105 mg군은 43.9%, 140 mg군은 50.9%, 위약군은 3.7% LDL-C가 감소했다. 4주 투여군에서는 280 mg군 39%, 350 mg군은 43.2%, 420 mg군은 48% 감소했고, 위약군은 4.5% 증가했다. 에제티미브군은 14.7% 감소했다.

LAPLACE-TIMI 57 연구에서는 스타틴 이후의 치료전략으로의 효과를 평가했다. 대상군은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는 안정형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631명으로 에제티미브 여부에 상관없이 스타틴을 고정된 용량으로 복용하고 있었고, LDL-C가 85 mg/dL 이상인 이들이었다. 1차종료점은 12주째 LDL-C 감소였다.

연구결과 2주요법군에서는 LDL-C가 41.8~66.1% , 4주요법군에서는 41.8~50.3%가 감소했다. 치료와 연관된 중증 유해반응은 없었다. 유해반응은 AMG 145군에서 8%, 위약군 7%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RN316·REGN727 / SAR236553
화이자와 사노피·레제네론사도 PCSK9 억제항체 레이스에서 경주 중이다. 화이자의 RN316도 2상임상에서 4주단위 투여전략 0.25 mg/kg, 1 mg/kg, 3 mg/kg, 6 mg/kg 4개 용량에 대한 연구를 진행, 12주째 LDL-C, HDL-C, TG, 총콜레스테롤 수치의 변화를 평가했다.

그 결과 3, 6 mg군에서 중성 지방외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의하게 변화시켰다. 특히 LDL-C는 25 mg/dL 이상의 감소와 HDL-C의 증가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

사노피와 레제네론사의 REGN727/SAR236553의 2상임상에서는 스타틴과 식이요법에도 불구하고 LDL-C 100 mg/dL 이상인 환자들과 이형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77명을 대상으로 했다. 대상군은 4주단위 투여전략 150 mg군, 200 mg군, 300 mg군, 2주단위 투여전략 150 mg군, 위약군으로 구분했다.

12주째 평가에서 LDL-C는 4주단위 150 mg군에서 28.5%, 200 mg군에서 31.54%, 300 mg군에서 42.53%가 감소했다. 2주단위 150 mg군은 67.9%가 감소했고, 위약군은 10.6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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