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호협회 2013년 제80회 정기 대의원총회 특강

"협회 임원진들이 의료인들, 경영주들 눈치보느라 정작 제식구인 간호사들 챙기는 것은 뒷전이다"

20일 대한간호협회 제80회 대의원총회에서 "미래 간호를 향한 새로운 변화"를 주제로 강연을 맡은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는 이같이 지적하면서, 간협 임원들이 회원을 대변하는 역할을 소홀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간호사들이 국민건강과 의료산업, 국가 등의 발전에 기여한 것과 달리 사회제도나 정부정책이 간호계 발전에 비례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면서, "이는 무엇보다도 협회임원들이 간호사들의 입장을 배려하는 것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간호관리자들이 정책 결정에 있어서 국민 건강증진과 간호 회원들은 외면한 채, 의료공급자의 이익을 선호하고, 병원 경영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실제 간호관리료 차등제에서 간호사 인력 기준 이하인 기관에 대해 간호관리료 삭감하는 것을 반대하지 못한 점, 요양병원 건강보험 수가 결정 시 간호인력 기준에 간호조무사를 포함시키는 대안에 찬성한 점, 간호행위의 독립적 인정에 대해 의료계가 반대하는 것을 별다른 대응 없이 넘어간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따라서 김 교수는 간호정책과 제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들의 인식전환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잘못되거나 간호계에 불리한 정책이 자행된다면, 협회가 나서서 법적인 대응을 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열악한 조건에 대해서 협회차원에서 법적인 대응을 강행해야 한다"면서 "회원들은 직원이라는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으므로 협회 차원에서 의료법 위반으로 해당 기관을 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회측에서 관할권 보건소에 고발했음에도 보건소장이 뜨뜻미지근한 대응으로 처분하면, 보건소장도 직무유기로 고발하는 등 법적인 움직임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협회는 회원을 위해서 움직여야 한다"면서 "법이야 말로 약자를 위한 것이며, 관계부처에서 법적인 움직임을 가장 두려워하므로 협회 차원에서 이를 잘 이용해볼 것"을 권했다.

더불어 협회의 역량 제고를 위해서 협회 내에 전문가를 육성하고, 회장이 바뀔 때마다 실무책임자도 변하는 현재 시스템을 개선해 직업적 안정성 유지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라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정책 참여 대표자의 잦은 교체를 지양해야 한다"면서 "참여자들과의 우호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 정책 우선순위를 설정해 효과적인 과제에 역량을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보건진료원의 입지가 대한의사협회의 공세로 흔들리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는 간협에 대해서 "무대응과 무관심이 더 큰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보건진료원의 서비스 내용이 매우 좋으나 의협의 집요한 공세에 밀려 현상 유지를 못할 처지에 놓였다"면서 "의료자원의 효율성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이 기관이 없어지지 않도록 간협에서 힘을 써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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