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별 특성에 맞는 일차 강압제 선택

강압제투여 시기의 결정

고혈압 치료에서 강압제 투여 시기의 결정은 혈압이 가장 중요하지만 다른 여러 가지 인자들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환자가 생활습관을 바꾸고 난 후에도 혈압이 정상인 수축기혈압 140 또는 확장기혈압 90㎜Hg보다 높으면 강압제를 투여해야 되는데 이때 고려해야될 여러 가지 인자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동맥경화 위험인자 : 흡연, 고지혈증, 당뇨병, 60세 이상 고령, 남자와 폐경기 이후 여자, 심혈관질환의 가족력

2) 표적장기 손상 및 심혈관질환 : 심비대, 관동맥질환 (협심증, 심근경색증), 관동맥 재관류 기왕력, 심부전, 뇌혈관질환, 신부전, 말초동맥질환, 동맥경화성 망막질환
 
혈압 외에도 위와 같은 인자들을 참고해서 미국 고혈압 합동위원회에서 1997년도에 발표한 치료 개시 지침에서 보면 환자들을 세군으로 나누어 치료 개시를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혈압은 142/94㎜Hg이더라도 심비대가 있고 당뇨병이 있으면 제 1기이지만 위험군 C 에 해당하기 때문에 약물요법을 시작해야 된다.


고혈압 치료의 목표

고혈압 치료 시에 혈압을 어디까지 떨어뜨리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었으나 HOT 연구 결과를 보면 혈압이 낮을 수록 예후가 좋다는 것이 알려져 가능한 한도 내에서 낮은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향후 이러한 연구를 지지하는 결과가 발표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고혈압 치료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1) 동반 질환이 없는 경우 : 130/85㎜Hg 이하
2) 당뇨병을 동반한 경우 : 130/80㎜Hg 이하
3) 신장질환을 동반한 경우: 뇨단백 < 1gr/day--130/80㎜Hg / 뇨단백 > 1gr/day--125/75㎜Hg


고혈압의 약물요법

최근 많이 사용하고 있는 강압제를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이뇨제 : 강압제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고 현재도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강압제이다.

이뇨제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이뇨 작용이 비교적 약한 종류가 강압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Thiazide계 이뇨제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부작용으로 혈청 콜레스테롤, 혈당, 뇨산, 전해질 등에 좋지 못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용이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부득이한 경우에는 비교적 부작용이 적은 Indapamide 나 Tripamide 와 같은 개선된 약제를 사용하고 있다.

2) 베타 수용체 차단제 : 심장을 직접 억제하고 맥박을 느리게해서 강압작용을 나타내는 것으로 종류는 많지만 그 중에서도 심장 선택형 베타 수용체 차단제가 비교적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지속적이기 때문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혈압을 치료하는데 있어 심장 박동수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분당 60회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따라서 베타 수용체 차단제가 부작용은 좀 있으나 많이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보면 Atenolol, Metoprolol 등이 있으며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을 가진 환자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3) 알파 수용체 차단제 : 말초 동맥혈관을 확장하여 말초저항을 감소함으로써 강압효과를 나타내는 약제이며 Prazosin과 Doxazosin이 있다. 이뇨제나 베타 수용체 차단제와 같은 부작용은 없으나 최초 투약시 기립성 저혈압이 심한 것이 단점이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4) 알파 베타 수용체 차단제 : 심장을 억제하고 말초혈관은 확장시키는 강압제이므로 이론적으로 매우 이상적인 강압제로서 적절하다고 생각되나 아직 임상 경험이 부족하여 많이 사용되고 있지는 않는 편인데 앞으로 기대되는 약제이다.

5) 칼시움 길항제 : 말초혈관 확장에 의해서 강압작용을 나타내기 때문에 강력한 혈압 강하제이며 많은 종류의 칼시움 길항제가 개발되어 있으나 각각 그 작용이 조금씩 다르다. Nifedipine이 가장 강력한 제제로 인정되어 응급시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고 Diltiazem과 Verapamil도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Perdipine, Felo-dipine, Amlodipine, Manidipine 등이 새로 개발되어 강압제로 사용되고 있는데 작용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부작용은 혈관 확장에 의한 반사적 심계항진, 안면 홍조, 두통 등이 정도에 따라 나타나며 처음에만 발현되었다가 계속 사용하면 없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지속되는 경우에는 다른 제제로 바꾸는 것이 좋다.

최근에 개발된 3세대 칼시움 길항제는 작용 시간이 길어 1일 1회 사용이 가능하고 특히 24시간 후의 혈중 약물농도를 짐작할 수 있는 T/P ratio 가 높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Lacidipine은 3세대 칼시움 길항제로서 작용 시간이 길어 T/P ratio가 용량에 관계없이 75%가 넘어 강압제로서 매우 적절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또한 강압 효과 외에도 심비대 감소, 심기능 개선 및 내피세표 기능 개선 등 여러 가지 이점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강압제의 선택에 있어 이러한 여러 가지 이점을 가지고 있는 강압제의 선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6)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 안지오텐신이 강력한 혈관 수축제이기 때문에 이의 합성을 차단하여 혈관확장을 유도하는 약제이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Captopril이 가장 먼저 임상에 사용되기 시작했고 그 후 작용시간이 비교적 길어진 Enalapril, Perindopril, Fosinopril, Ramipril, Lisinopril 등이 개발되었다.

부작용은 기침을 들 수 있는데 특히 동양인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되어 많은 양을 사용하기는 곤란하지만 다른 부작용은 없는 편이다.

7)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 : 가장 최근에 개발된 강압제로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의 부작용인 기침이 발생하지 않아 앞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많고 Losartan, Irbesartan, Telmisartan, Candesartan 등이 현재 시판 중에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혈압 강하 효과 외에도 표적 장기 보호 효과가 있다고 하여 주목되고 있다.

8) 기타 : 과거에 많이 사용하던 약제로서 교감신경 차단제 및 혈관 확장제 등이 있으나 부종 등의 부작용이 심해서 사용하기가 어렵고 극히 일부에서 부득이한 경우에 사용하고 있다.


강압제 사용의 최신 경향 소량 병용 요법의 장점

고혈압 환자의 약물요법은 원칙적으로 처음에는 한가지로 시작해서 서서히 양을 증가시키고 충분한 용량에도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다른 약으로 바꿔보거나 한가지 약을 다시 추가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추천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량의 강압제를 병용해서 사용하는 방법이 많이 권장되고 있는데 이러한 방법은 약의 부작용을 최소 한도로 줄일 수 있고 작용기전이 서로 다른 약을 사용함으로써 강압효과를 상승시킬 수 있어 고혈압 치료 지침(미국 고혈압 위원회)에서도 강조하고 있다.

약물요법으로 빠른 시간내에 혈압을 떨어뜨리려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많아서 치료를 포기하는 예가 많으므로 서서히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최근에 사용하고 있는 강압제는 과거에 사용하던 약제에 비해서 강압 효과도 우수하고부작용도 적어 개인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해서 사용하면 아무 문제 없이 장기간 치료할 수 있으며 특히 두가지 이상 병용해서 치료할 때는 서로 효과를 상승시키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도록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가능하면 복용하기 간편하도록 하루 한번 복용하도록 하고 경제적인 면에서도 고려하여야 한다.

미국 고혈압위원회(JNC VI, 1997)의 강압제 사용시 고려 사항을 보면 개인의 특성에 따라 일차약으로 지정된 강압제를 선택하는데, 적정 처방이란 1일 1회 복용으로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고 고혈압의 치료 효과가 지속적이고 평탄하며 부드러워 아침에 발생하기 쉬운 조조 고혈압으로 인한 심혈관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작용기전이 다른 두가지 강압제를 병용하면 용량 의존성 부작용도 감소하고 강압효과도 증대되기 때문에 병용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병용요법 시에 최근 개발된 소량의 이뇨제 사용은 대사성 장애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다른 종류 강압제의 약효를 증강시켜 준다. 병용요법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표 1>.


강압제의 선택과 금기

고혈압 환자는 대부분 나이가 많아 고혈압 외에도 여러 가지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강압제 선택시 동반된 질환을 고려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특정 질환이 있는 경우 사용해서는 안되는 강압제가 있고 동반된 질환에도 도움이 되는 강압제가 있다.

예를 들면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게는 혈당을 상승시킬 수 있는 이뇨제의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고 협심증이 있는 경우에는 혈관확장제인 칼시움 길항제가 도움이 된다.

또한 폐쇄성 폐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베타 수용체 차단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와 같이 강압제는 작용기전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면 환자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강압제 선택 시에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가 있거나 동반된 질환이 있을 때 강압제 선택과 금기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노인 고혈압 : 미국 통계에 의하면 60세 이상에서는 인종에 관계 없이 고혈압 환자가 60% 이상으로 매우 흔한 질환이고 특히 수축기 고혈압이 많은데 여러 가지 합병증 발생에도 중요하기 때문에 치료에서도 충분히 고려 하여야 한다.

또한 동반된 질환이 많아 강압제 선택 시에 주의를 요한다.

합병증이나 동반된 질환이없을 경우 일차 선택으로 소량의 이뇨제나 지속형 칼시움 길항제 또는 베타수용체 차단제를 택할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하는 알파수용체 차단제 등은 가능하면 회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동반된 질환이 있을 경우 특히 전립선 비대증과 같은 경우에는 알파수용체 차단제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2) 관동맥질환 : 고혈압과 협심증 등의 관동맥질환이 같이 있을 때는 위험도가 특히 높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강압제 선택시에는 심박수를 빠르게하는 강압제는 사용하지 않아야 되므로 베타수용체 차단제와 지속형 칼시움 길항제를 택하는 것이 좋다.

심근경색증 후 좌심실 기능이 저하되어 있을 때는 안지오텐신 정환효소 억제제를 추가로 선택한다.

3) 좌심실비대 : 고혈압으로 인한 좌심실 비대는 이뇨제와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로 치료하면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졌고 판정 기준은 심전도 보다는 심초음파도가 더 정확하다.

4) 심부전 : 심부전의 증상이 있을 때는 통상적인 치료 (디곡신, 이뇨제) 외에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와 베타수용체 차단제가 효과가 입증되었고 최근에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베타수용체 차단제는 한때 금기로 알려졌으나 급성기가 아니면 반드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5) 뇌졸중 : 뇌경색증 직후에는 혈압이 아주 높지 않는 한 급격한 혈압 하강은 좋지 않기 때문에 상태가 안정될 때까지 서서히 혈압을 떨어뜨리고 뇌출혈인 경우에는 좀 더 빠르게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6) 부정맥 : 종류에 따라 적절한 강압제를 선택하는데 주로 베타수용체 차단제나 지속형 칼시움길항제가 선택된다.

7) 당뇨병 : 당뇨병을 가진 고혈압 환자는 최근 증가하고 있고 혈압 강하 정도도 매우엄격해서 130~85㎜Hg 이하를 유지하여야 하고 치료 시작도 다른 질환을 동반했을 때보다 빠르다.

강압제의 선택은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알파수용체 차단제, 칼시움 길항제 및 소량의 이뇨제 중에서 할 수 있으며 특히 합병증으로 신장질환을 가진 경우에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나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가 권장되고 있다.

베타수용체 차단제는 부작용으로 사용이 적지만 이뇨제와 함께 연구한 임상 결과에서는 효과가 인정되었다.

8) 신부전 : 만성 신질환은 대부분 고혈압을 동반하기 때문에 혈압 강하를 130~85㎜Hg 이하로 조절하고 단백뇨가 1일 1 gr 이상일 때는 125~75㎜Hg까지 떨어트려야 한다.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는 단백뇨를 감소시키고 신질환 진행을 억제한다고 하며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여러가지 강압제를 병용해야 할 때가많다.

9) 고지혈증 : 고용량의 이뇨제는 혈중 지질 상승을 초래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지만 저용량의 이뇨제는 영향이 없다고 한다.

베타수용체 차단제도 지질대사에 영향을 주지만 경우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알파수용체 차단제는 지질대사 개선 효과가 있고 그 외의 강압제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10) 천식 및 폐쇄성 폐질환 : 베타수용체 차단제는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는 기침을 유발할 경우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로 대체할 수 있다.

11) 임신 : 임신 중에 일시적으로 고혈압이 발생했을 때 가장 안전한 강압제는 Methydopa이고 임신 전부터 사용하던 이뇨제는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베타수용체 차단제는 임신 후반기에는 사용할 수 있고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나 수용체 차단제는 금기로 되어 있다.

경구용 피임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고혈압 발생 빈도가 2~3배 높고 피임제를 중단하면 수개월 내에 정상 혈압이 된다.

12) 성기능 장애 : 강압제로서 성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은 이뇨제로 알려져 있고 베타수용체 차단제는 별 차이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칼시움 길항제나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알파수용체 차단제는 개선 효과가 약간 있다고 한다.

13) 수술 전 혈압 상승: 수술 전 후에는 부신기능 항진으로 혈압 상승이 흔히 발생하는데 180~10㎜Hg 이상일 때는 위험도가 크게 증가하므로 수술을 연기하는 것이 필요하고 심장선택형 베타수용체 차단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칼시움 길항제는 수술 중 출혈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어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경구용 강압제를 사용할 수 없을 때는 이뇨제, 혈관 확장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를 사용하고 강압제를 갑자기 중단해서 반등하는 경우를 주의해야 한다.

이상과 같이 과거에 비해 강압효과가 확실하고 부작용이 비교적 적은 강압제가 여러 가지 개발되어 혈압을 치료하는데 있어 어려운 점은 많이 해결되었으나 심한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의 약을 병용하고 용량도 높여야 하기 때문에 부작용도 많아지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크다.

따라서 고혈압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하며 고혈압 환자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기 때문에 고혈압 이외의 다른 질병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강압제를 선택할 때 각각의 작용 기전을 이해하여 강압 효과를 증가시키고 부작용은 감소할 수 있게 세심한 주의를 하여야만 한다.

또한 강압 효과 외에 여러 가지 부가적인 효과가 입증된 강압제를 선택 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