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국제혈액학회 참석차 내한 한 도널드 올릭 NIH 인간지놈연구소장

"6·25참전 후 한국에서 돌아온 뒤, 공장에서 얼마간 일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고 싶었죠. 그래서 생물학을 공부했고, 대학원 때부터 본격적으로 줄기세포 연구에 뛰어들었지요."

줄기세포 연구는 당시 골수 줄기세포를 연구하던 대학원 교수님의 권유로 시작했다고 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금이 줄기세포 연구에 있어 가장 흥미로운 때라는 것입니다."

그는 흥분된 목소리로 "exciting time"을 몇번 반복하며 줄기세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분야에 한번 뛰어들어볼 것을 권유했다.

"21세기는 바이오메디칼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줄기세포가 가진 잠재력을 이제 막 알게됐습니다.
앞으로 이 연구분야에 더욱 많은 투자와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는 한국이 앞으로 줄기세포 분야에 세계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연구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줄기세포 연구는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합니다.

많은 실험실에서 쥐와 같은 작은 동물을 가지고는 실험을 할 수는 있지만 임상에 적용하려면 반드시 돼지나 원숭이와 같은 큰 동물 실험을 거쳐야 합니다.

이런 실험을 하기 위해선 역시 막대한 자금이 걸림돌이 될 수 있죠.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이러한 연구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그는 "앞으로 한국에서 오일환 박사와 같은 훌륭한 줄기세포 연구자가 더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했다.

올릭 박사는 재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됐던 심장근육을 줄기세포로 재생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낸 세계적인 줄기세포 권위자.

그는 동물실험을 통해 G-CSF(granulocyte colony-stimulating factor)라는 성장촉진 물질을 경색된 심근에 정맥주사하면 줄기세포 활동이 활발해져 심장근육을 복구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지난해 "네이처"誌에 발표했다.

어떻게 줄기세포로 심장근육을 재생할 연구를 할 생각을 하게됐냐는 질문에 "그동안에발표된 골수의 줄기세포 논문을 통해 줄기세포가 가진 잠재력에 많은 흥미를 느꼈다"며 "결정적인 연구계기는 30년 친구이자 동료인 심장학자가 옆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밝혀낸 연구가 언제 임상에 실제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까?

그의 대답은 매우 신중했다. "아마도 5년후 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실험은 동물을 통한 것이었고 결과는 긍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 줄기세포가 손상된 심장세포를 회복시키는지 왜 회복시키는지 그 작용기전에 대해 아직 알지 못합니다."

그는 이러한 해답들을 알아내기 전까지는 임상에 적용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연구자는 어떤 현상이 일어나면 그것이 왜 일어나는지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아내야 마음이 후련해집니다"라는 그는 이번 연구 결과보다 알아내야 할 수많은 물음들에 더 주목했다.

줄기세포를 심장 이외의 기관에는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물론"이라며 "최근에 줄기세포를 이용해 현재 손상된 망막을 재생하려는 연구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쥐를 통한 손상된 간세포를 회복하는 시험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며 줄기세포연구는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시험이 아직은 동물 실험단계임을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그는 현재 연구목표는 기능이 손상된 심장 세포 재생(heart repair)이라고 했다.

"이 연구는 여러 분야의 연구자와의 협력을 필요로 하고 상당히 복잡합니다.

그래서 접근방법도 다양하지요.

앞으로 미국국립보건원의 타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몇년간은 심장연구에 몰두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도날드 올릭 박사는 뉴욕 포드햄대학(59년)을 졸업, 뉴욕대학교에서 석사(63년)와 박사 학위(66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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