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응급의학과 전문의 취업박람회 개최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기관을 지정받은 일부 중소병원들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고용하고 있다. 정부 지원금을 받는 동시 지역거점병원이 되고자 하는 이들 병원의 수요로 한동안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몸값이 치솟았다. 그러나 해마다 배출인력이 늘어나고 응급의료체계 개편이라는 대혼란 속에서 고용된 봉직의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응급의학과 전문의이자 중소병원 봉직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한응급의학회 중소병원협의회는 5일 오후 3시 서울역 KTX 대회의실에서 ‘제1회 응급의학과 전문의 취업 박람회’를 개최했다.

응급의학과 봉직의들이 각 병원들의 적정 급여, 근무 시간, 당직 근무 현황 등의 정보를 파악하고 공유하기 위해서다. 한창 근무 시간임에도 불구, 200명에 가까운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참여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이날 1부 행사에서는 우선 각 중소병원들의 현황을 논의했다. 주제별로 보면 △Management ER(순천향병원) △응급의학과 봉직의 현실과 문제점(청주성모병원) △응급실과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역할(을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병원경영, 병원행정(나은병원) △응급의학과 세팅(남양주한양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개업(로젠요양병원) △적정근로인력, 근로시간, 보수, 합리적인 스케줄관리(순천향병원) 등이다.

이어진 2부에서는 주제에 맞게 중소병원 응급의학과 취업설명회를 진행했다. 각 지역별로 한일병원, 남양주현대병원, 평택굿모닝병원, 강릉아산병원, 부산침례병원, 서귀포의료원, 울산동강병원, 순천성가롤로병원, 세명기독병원 등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협의회 회원들의 끊임없는 요구에서 시작됐다. 협의회 회원들은 카페를 통해 ‘응급의료지원금이 어디갔느냐’, ‘ 응급의료관리료 제대로 받고 있느냐",’ 응급센터에서 외래 환자도 보고 있다‘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특히 봉직의나 부교수는 보다 강제적인 당직근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응급의료체계 개편을 빌미로 나온 응당법 등으로 당직에 대한 부담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그만큼 봉직의들이 근무환경에 대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역시 병원별 급여 수준. 각자가 근무하는 병원의 급여수준을 공개해 지역은 물론, 병원마다 월급 차이가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 의외로 전문의 고용을 어렵게 생각하는 지방이 더 많은 월급을 주고 있었다. 월급은 적고 당직은 많은 '블랙리스트'로 꼽힐만한 형편없는 수준의 병원도 나왔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외부인 참석없이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그러나 협의회는 앞으로도 참여를 활성화시켜 제2회, 제3회 행사를 진행해보자는 의지가 강했다. 이렇게 되면 경영진들의 연합체인 중소병원협회 등에서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고, 봉직의를 무시한 각종 응급의료관련 정책이 쏟아질 수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협의회 이기중 회장(청주성모병원 사진)은 "병원의 근무환경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직을 하고 싶어하는 응급의학과 봉직의가 상당히 많은 상태다. 부당하거나 터무니 없는 대우를 하는 병원이라면 다른 봉직의나 후배들에게 올바르게 알려야 한다"며 "대학병원 교수들보다 더 열악한 당직 강행과 근무환경에 처해 있으면서도, 차마 하소연조차 하지 못하는 중소병원 봉직의, 대학병원 부교수 이하 전문의들과 정보를 공유하길 바란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