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P, 소아·청소년 제2형당뇨병 관리 가이드라인 발표
"환아 임상특성 따라 생활요법, 인슐린, 메트포르민 선택"


미국소아과학회(AAP)가 소아·청소년 제2형당뇨병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 "제1형과 제2형당뇨병을 구분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치료전략을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성인에서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던 제2형당뇨병과 관련해 소아환자의 임상특성을 고려한 세부적인 치료전략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상현장의 가이드 역할이 기대된다.

당뇨병은 대표적인 성인병이다. 소아에게 발생한다 해도 인슐린 생성 자체의 문제를 안고 있는 제1형당뇨병이 주를 이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소아비만 증가와 함께,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인슐린저항성에 의한 제2형당뇨병이 어린 연령대에서 다발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의 경우, 18세 미만의 소아·청소년에서 발생하는 당뇨병의 30% 정도가 제2형당뇨병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Pediatr Diabetes 2007;8:16-27). 문제는 소아에서 발생하는 당뇨병의 치료가 제1형당뇨병에 초점이 맞춰져 왔고, 제2형당뇨병은 성인의 치료가 주를 이뤄 왔기 때문에 소아·청소년 제2형당뇨병의 치료에 대한 컨센서스가 거의 이뤄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AAP는 PEDIATRICS 2013;131:364-382에 발표한 "소아·청소년 제2형당뇨병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대부분의 소아 당뇨병 환자 치료에 대한 교육자료가 제1형당뇨병을 주된 타깃으로 삼아 인슐린 치료만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는 경우에 따라 제2형당뇨병 환아에게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가이드라인은 이 점을 고려해 소아 환자의 임상특성에 따라 약물치료 적용을 달리하는 등 세부적인 치료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당뇨병성 케톤산증 있는 소아·청소년 제2형당뇨병 환자 - 인슐린

우선 소아·청소년 제2형당뇨병의 치료에 있어 인슐린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가이드라인은 "케톤 수치가 높거나 당뇨병성 케톤산증(diabetic ketoacidosis)이 있는 소아·청소년 제2형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요법으로 치료가 시작되도록 해야 한다"고 임상의들에게 제안했다.

가이드라인의 설명에 따르면, 소아·청소년의 경우 질환의 단계에 따라 제2형당뇨병의 발현이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당뇨병 진단기준을 만족시키기 전인) 질환초기에는 인슐린저항성이 두드러지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인슐린 분비가 증가하면서 정상혈당을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인슐린저항성을 극복하기에 충분한 인슐린을 분비하는 과정에서 췌장 베타세포의 기능장애가 유발된다.

문제는 초기의 당뇨병 진행기간 동안 상당 부분 혈당이 정상수치를 나타낼 수도 있다는 것. 환자 또한 무증상 상태에 있기 때문에 정기적 검사가 아니면 당뇨병 발생을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 단계에서 당뇨병을 잡아내지 못하면 베타세포 기능장애로 인해 인슐린 분비가 더 감소해 고혈당 증상이 발현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케톤증이나 케톤산증이 동반될 수도 있다는 것이 가이드라인의 설명이다.

이 경우 고혈당으로 인해 베타세포에 부정적 영향이 더해지고 결과적으로는 인슐린 결핍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가이드라인은 "이처럼 당뇨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에 진단된 청소년 제2형당뇨병 환자 가운데 5~25% 정도가 케토산증을 동반한다"고 밝혔다.

케토산증을 동반한 소아·청소년 제2형당뇨병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고혈당에 노출된 시간이 길고, 혈당수치도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이드라인은 이와 관련해 "당뇨병성 케토산증 환자들은 제2형당뇨병의 악화를 막기 위해 인슐린, 체액, 전해질 손실을 보충하는 치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A1C 9% 초과 중증 환자 - 인슐린

가이드라인은 또 "케톤산증의 근거는 약하지만 혈당수치가 250 mg/dL을 넘거나 당화혈색소(A1C)가 9%를 초과하는 등 혈당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중증의 소아·청소년 제2형당뇨병 환자 역시 인슐린을 통해 단기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다"며 인슐린요법을 권고했다. "신속한 혈당조절을 통해 이론적으로 췌장 베타세포의 휴식과 기능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처음부터 인슐린으로 치료를 시작할 경우, 질환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제고돼 장기적으로 소아·청소년 제2형당뇨병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높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잠재적 혜택도 언급했다.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많은 제2형당뇨병 환자들이 점진적으로 인슐린 치료를 중단하고 이후 메트포르민과 생활요법으로 전환할 수 있다.

▲1·2형 구분 명확하지 않은 환자 - 인슐린

신규로 당뇨병을 진단받은 소아·청소년 환자들의 일부는 제1형인지 제2형인지를 구분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케톤증이 발현된 비만 소아와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경우 "적절한 검사를 통해 1·2형의 여부가 명확하게 판단될 때까지는 인슐린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이외의 소아·청소년 제2형당뇨병 환자 - 생활요법 & 메트포르민

앞서 언급된 임상특성에 해당하지 않는 소아·청소년 제2형당뇨병 환자의 치료에는 생활요법이 우선적으로 권고됐다. 약물치료와 관련해서는 "소아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식이와 운동만으로는 치료 성공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중증의 고혈당이나 케톤산증으로 인해 인슐린 치료가 요구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생활요법과 함께 메트포르민으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은 밝혔다.

또 메트포르민 치료시 위장관 부작용 위험에 대해 언급, "주요 부작용(복통, 복부팽장, 묽은 변)이 치료시작 시점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후 치료가 계속되면 완전히 사라진다"며 "1일 500 mg의 저용량으로 시작해, 매 1~2주마다 500 mg까지 용량을 높여, 최대 1일 2000 mg(분할용량)까지 적용해야 한다"고 세부적인 팁을 제시했다.

한편, 가이드라인은 "현재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소아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된 항당뇨병제는 메트포르민과 인슐린이 유일하지만, 티아졸리딘디온계와 인크레틴요법이 18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때때로 사용된다"고 부연했다.

▲혈당검사와 치료강화

가이드라인은 임상의들에게 매 3개월마다 치료환자의 A1C를 모니터링할 것을 주문,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을 경우 치료를 강화하도록 권고했다. 혈당 목표치에 대해서는 A1C 7% 미만을 이상적인 기준으로 설정하고, 환자의 특성에 따라 목표치에 유동적인 변화를 줄 수 있도록 했다. 치료강화와 관련해서는 혈당 목표치 달성을 위해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명시, 내원 빈도와 함께 혈당 모니터링·항당뇨병제를 늘리도록 방안을 제시했다.

* AAP 가이드라인 주요 권고안

- 소아·청소년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케톤수치가 높거나 당뇨병성 케톤산증(diabetic ketoacidosis)이 있는 경우, 제1형과 2형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중증 고혈당(혈당 250 mg/dL 이상, A1C 9% 초과)인 경우에는 처음부터 인슐린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한다(strong recommendation: 혜택이 위험을 명백히 상회).

- 이외의 소아·청소년 제2형당뇨병 환자에게는 식이와 운동을 포함하는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메트포르민을 일차선택으로 치료를 시작한다(strong recommendation).

- 매 3개월마다 A1C 검사를 실시하며 혈당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을 경우 치료를 강화한다(option: 명백한 이점이 다소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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