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상담 - 커뮤니케이션의 특성
환자상담 - 커뮤니케이션의 특성
  • 송병기
  • 승인 2002.09.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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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인간만이 가진 의사소통 도구
앞으로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 과정, 즉 메시지의 전달과 커뮤니케이션의 여러 도구들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특히 환자와 의사간의 상호 교류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이런 종류의 커뮤니케이션을 다룬 책들에서 일반적으로 소홀히 다루고 있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고자 한다.

또한 일정한 수준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쌓는데 필수적인 심리 언어학에 관련된 기본적인 몇몇 사항들 또한 간단히 다루겠다.

앞으로 다룰 내용이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통해서만이 우리 의사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피할 수 있고 환자와의 상담 기술과 능력을 배울수가 있는 것이다.


인간과 동물

교사는 학생을 가르친다.

의사는 환자에게 말을 한다.

병사가 어머니에게 편지를 쓴다. 간호사가 동료에게 전화를 건다.

사랑하는 연인이 서로 손을 잡고 조용히 산책을 하고 있다.

이렇게 외관상 아주 다른 행동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은 무엇인가?

바로 이런 행동들은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는 공통의 특징을 갖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정확하고 일방적인 정의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간단히 이를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인지 가능한 신호의 전달"이나 "어떤 장소나 사람이 다른 한 장소나 다른 한 사람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 혹은 "메시지 전달을 위해 어떤 신호를 사용함으로써 발신자와 수신자가 관계를 맺게 해주는 것" 등으로 정의할 수 있다.

위에서 제시한 예들 가운데 커뮤니케이션은 사람들 사이에서 생각, 사실, 정보, 감정 등을 전달하기 위해 말이나 글로 된 신호를 사용함으로써 일어난다. 이와는 반대로 사랑하는 두 연인은 제스처(손잡기)로 된 비언어적 신호로써 조용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말이나 글로 된 신호, 즉 언어와 "몸의 언어"라고 할 수 있는 제스처나얼굴 표정 등의 방법에 의해서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언어(수많은 사실들, 개념들,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해 상징들을 조합하고 사용하는 능력)는 인간이 자신들끼리 의사 소통하기 위해 소유하고 있는 특수한 도구이다.

동물들이 언어를 소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서 그들끼리 효과적으로 의사 소통을 할 수 없고 또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자신들 내부와 외부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은 인간만의 소유물이 아니며, 일반적이며 생물학적인 과정인 것이다.

Wilson에 따르면 생물학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하나의 유기체(혹은 하나의 세포)의 행동을 파악한다.

이 유기체는 두 개체 모두를 위한 혹은 둘 중 하나만을 위한 적응 방식에 따라 다른 하나의 유기체(혹은 하나의 세포)의 행동 방식을 변화시킨다.

신호나 반응은 (혹은 둘 모두) 어느 정도 자연적 선택에 의해 유전적으로 입력되었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은 신호나 반응이 아니라 오히려 둘 간의 관계인 것이다.

동물들이 주고 받는 메시지는 수없이 많고 이로써 자신들의 감정, 신분 확인, 외부 세계에 대한 정보 등을 나타낸다.

이런 메시지들의 커뮤니케이션은 신체적, 화학적, 활동적, 가시적, 촉각적, 전기적인 방법을 통해 일어난다. 이 놀라운 현상은 동물들의 삶과 종의 번식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중요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 가지 흥미로운 동물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소개하고자 한다.

많은 동물들은 "페로몬"이라고 명명되고 있으며,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화학 물질을 만들어내는 특수한 선(腺)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수컷을 유혹하기 위해 암컷 누에는 "bombycol"이라는 페로몬을 내뿜는다.

이 휘발성 물질로 수컷 누에는 몇 킬로나 떨어진 곳에서 별로 집중하지 않고 있어도 이 물질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다.

이어서 수컷의 수신 세포는 bombycol 분자 하나만으로도 활성화 된다.

초시류과에 속하는 곤충인 개똥벌레 암컷은 수컷을 유혹하기 위해 간헐적으로 발광(發光)을 한다. 그리고 수컷이 다가오자 마자 짝짓기가 일어난다. "lucife-rase"라는 효소의 작용으로 "luciferine"이라는 물질의 변화를 통해 빛이 발산된다.

이런 변화를 통한 발광(發光)은 화학 작용의 가시적인 결과인 것이다.

여러 가지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하나 이상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쓰는 동물들도 있다.

꿀벌을 예로 들자면, 여왕 꿀벌은 꿀벌 통 전체를 통과하는 분비물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한편 탐지용 꿀벌은 꿀을 모을 수 있는 꽃에 도달하는 경로, 꽃이 있는 정확한 위치, 화밀(花蜜)의 질 등에 관한 정보를 자신의 꿀벌 통에 있는 동료 꿀벌들과 나눌 수가 있다. 이런 표시는 특정한 상징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그들만의 고유한 비행 방법에서 나타난다.


커뮤니케이션 상의 차이점

동물과 인간은 같은 종의 구성원끼리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 복잡한 신호 체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언어는 인간 내면의 생각을 외부로 반향하기 위해서도 사용되나 동물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다른 종의 구성원들에게 표현하기 위한 언어적 신호 체계는 가지고 있지 않다.

동물들이 그 수가 제한되고 고정된 신호를 지니고 있는 반면, 인간의 언어는 엄청나게많은 단어들로 구성되어서 단어들끼리 조합되고 재조합 됨으로써 새로운 표현을 무제한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동물들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의미로는 불가피하며 본능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이는 음식이나 성욕과 같은 특수한 자극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인간의 언어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 상징화의 기능(Cassirer)과 계획적인 자기-표현의 기능을 갖고 있다.

이렇듯 인간의 언어는 현재의 상황과는 독립적이다.

왜냐하면 언어를 통해 가능하거나불가능한 혹은 현재나 미래의 사건들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들이 전달하는 신호는 같은 종의 구성원들 모두가 받을 수 있는 데 반해 인간의 경우에는 사정이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어떤 돌고래든 간에 다른 돌고래가 보낸 청각 신호를 받을 수 있는 데 반해 인간은 지구에 살고 있는 다른 모든 인간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간 집단 각각은 자신이 속한 집단 만의 고유하며, 집단 간에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지고 있다. 오늘날 전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언어는 약 4,000~5,000개에 이른다.

결과적으로 동물에게 미리 입력된 신호 체계의 차이점에서 "인간은 어떤 것이든 상관 없이, 가능한 가장 훌륭한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물려받았다.

그 언어들 각각은 새로운 것들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며 이는 이전의 어떤 누구도 알지못했던 새로운 것이다."


인류만의 특수한 생물학적 능력

1. 해부학적·생리학적 특성

언어 행동은 구강 기관, 인두, 후두, 대뇌 피질의 해부학적 특수성, 언어의 분절(分節)을 조정하는 특정 중추, 시간 개념에 관련된 지각, 특수 상황에서의 호흡 조절, 언어 인식을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조건인 인지적 특수성과 감각 중추와 관련된 수많은 특화 같은 많은 형태학적이며 기능적인 특수성과 연관되어 있다.
 

2. 발달 단계

언어 능력은 어린 아이의 신체적인 발달 과정에서 특정한 시점에 나타나는 규칙적인 현상이다. 또한 이는 모든 아이들이 언어를 완벽히 구사할 수 있을 때까지 나타나는 "전략"인 것이다.

 
3. 언어 능력을 억제하는 데의 어려움
 
언어를 배우는 능력은 인간에 있어 깊이 뿌리 박혀있는 능력이므로, 어린 아이는 몇 가지 어려움을 겪을지라도 결국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선천적 맹인이라면 배워야 할 어휘의 단지 몇 %는 직접 만져봄으로써 터득해야 하겠지만 대체로 언어 습득상의 큰 문제는 없다.

선천적 귀머거리는 언어의 발음 상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이런 선천적으로 난청인 어린이도 선, 도표, 그래프 등이 곁들여진 점자 언어로써는 큰 어려움 없이 언어를 배울 수 있다.


4. 언어는 동물에게 가르칠 수 없다

동물들의 발성 능력과 몇몇 동물들에게서도 볼 수 있는 언어 체계는 인간의 언어 행동과 연관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는 피상적인 수준에 그칠 뿐이다.

어떤 경우에든 동물의 발성 능력은 인간이 언어를 지배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전혀 다른 원칙에 근거한다. 그 차이는 양과 질 모두에 있어 분명하다.

인간보다 열등한 종(種)이 음소 분석, 발화된 언어의 통사론적 구조 파악, 구체적 혹은 추상적 단어의 어의론적 분야의 구분 등에 있어 언어학적 인식의 원리를 습득할 수있다고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5. 언어의 보편적 원칙
 
언어들 간의 역사적 관련성을 세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어족(語族)들이 그 차이점을 나타낼지라도 각각의 언어는 예외 없이 보편적인 어의론,통사론, 음운론의 원칙을 지니고 있다.

모든 언어에는 관계, 대상, 감정, 자격 등에 대한 단어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표시"의 어의론적 차이점은 생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상당히 미미하다.

모든 언어의 구문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형식적인 틀을 지니고 있다.

인간에게 고유한 능력으로서의 언어라는 이 개념은 현대 언어학만의 산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미 기원 후 1세기 경의 라틴어학자인 Fabius Quintilianu가 저술했듯이 "모든 생명체와 세상의 창조자인 신은 인간에게 동물과 가장 잘 구별될 수 있는 고유한 능력인 말하는 능력을 부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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