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연, 한방의료 이용실태와 인식도 조사 발표

최근 3년간 한방의료기관의 신뢰도·만족도가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급여범위를 늘리고, 한약재 안전성을 강화하는 등 자구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보건복지 현안분석과 정책과제 2012를 발표, 우리나라 국민의 한방의료 이용실태와 인식도 조사에서 "전통의료인 한방의료의 발전과 신뢰도 제고를 위해 치료법의 표준화가 필요하며, 보험 급여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사연은 이번 실태 조사는 전국 471개 한방의료기관 이용자 총 5507명(외래 3926명, 입원 1581명)을, 인식도는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연령별로 40~50대 중장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의 한방의료 이용률이 두드러졌으며, 이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태다. 반면 소아와 성인의 구성비는 감소 추세다.

이용 목적으로는 총 1만2153건 중 질병치료가 70.5%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보약 조제 등 건강유지 목적이 12.4%, 다이어트 등 미용 목적이 2.6% 순으로 나타났다. 진료 시 침치료가 48.0%로 가장 많이 사용됐으며, 물리요법 20.3%, 탕약 15.8%, 뜸 6.4% 등이었다.

이용자들의 한방의료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으며, 외래의 경우 81.9%가 입원의 경우 77.2%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인구 고령화와 질병구조의 변동에 따라 한방의료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한방의료는 과학적·합리적 근거가 미흡하고, 여전히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비급여로 소비자 부담이 크기 때문에 한방의료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 중이다.

실제 한방의료에 대한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나, 최근 이용자 중심으로 만족도·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한방의료의 이용률이 높은 60대 이상 고령층, 주부, 무직자 등에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불만족 사유 조사 결과 치료효과 없음이 74.6%, 비싼 진료비 10.6%, 긴 대기시간 4.1% 등으로 응답, 치료효과에 대한 기대수준의 미충족, 건강보험 비급여에 따른 높은 본인부담 등이 만족도 저하에 기인한 것으로 사료됐다.

더불어 지난 2008년도 보건복지부와 한국한의학연구원의 한방의료이용조사의 결과와 보사연의 이번 조사 결과를 비교해봤을 때도, 한방의료에 대한 만족도 및 신뢰도가 여실히 낮아졌음이 확인됐다.

보건정책연구실 윤강재 부연구위원은 "만족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치료효과 입증, 한약재에 대한 과학적 근거 및 안전성 제고, 부분 급여 또는 비급여로 제공되는 물리요법과 탕약 등에 대한 부담 감소, 한방분야별 전문성 확보가 필수"라면서 "이는 한방의료 소비자들의 요구와도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치료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 확보가 급선무이며, 이를 위해 정부가 한의약 연구 및 개발에 적극 투자하는 한편 한의약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용빈도가 높으면서 비급여 대상인 한방물리요법과 탕약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확대하고, 한약재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자가규격제를 폐지하며 이력 추적관리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뿐만 아니라 추진 초기에 비해 침체된 양·한방협진을 활성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효과성을 검증하고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지불보상 등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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