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ㆍ심장부정맥 환자 특히 위험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수중분만이 아기를 익사시킬 위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아과학지" 최신호에 따르면 수중분만으로 갓 태어난 아기가 거의 익사 직전까지이르렀던 4건의 사례를 발표하고 수중분만이 일반 분만방식으로 채택되기에 앞서 안전성을 입증하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 아기들은 모두 병원에 입원해 다양한 호흡장애에 대한 치료를 받았다고 이번 연구를 진행한 뉴질랜드 국립여성병원의 응웬박사는 밝혔다.

이 아기들은 치료 후 곧바로 회복됐으며 영구적인 손상은 입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런던 소재 아동보건원의 루스 길버트 박사는 합병증 발생은 아주 드물지만 수중분만을 적절히 처리하지 못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시인했다.

영국 산부인과의사협회가 최근 발표한 수중분만으로 인한 합병증 극소화 방법에 관한 지침으로 물의 온도를 주의깊게 관리할 것, 욕조의 청결 유지, 물속에 아기가 오래 잠기는 것을 피할 것 등을 제시했다.

국내에서도 여름철 물놀이 관련 익사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일 물놀이 도중 익사한 미성년 자녀에게 주의, 감독의무를 게을리 한 부모에게도 자녀익사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서울고법 민사16부(재판장 이홍권 부장판사)는 2일 성모양(당시 8세) 등 저수지에서 물놀이를 하다 숨진 4명의 익사자 부모 등이 농업기반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저수지에 위험표지판, 철조망 등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안전사고를 예방하지 못한 책임이 피고에게 있지만 미성년 자녀들이 저수지에서 물놀이를 하지 못하도록 주의, 감독을 게을리 한 부모들의 책임도 크다"며 피고의 배상액을 손해액의 35%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1. 익수와 익사

익사(drowning)는 물에 빠진 지 24시간 내에 사망하는 경우를 일컬으며 익수(near-drowning)는 물에 빠진 지 24시간 이상 생존한 경우를 말한다. 주로 익사와 익수의 호발 지역은 욕조(4세 이전), 수영장(학령전기), 강, 웅덩이, 수영장(청소년기) 등이다.

익수 사고의 병태 생리는 저산소증으로 인한 전반적 세포 손상이 가장 크며 흡인, 저체온 등이 있다.

익수사고는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자주 일어나며 특히 5세 이하의 어린이와 15∼30세 사람에게 발생빈도가 높다.

이외에도 알코올, 질병, 피로, 자살, 마약남용, 중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익수는 대개 어린이들이 수영장이나 목욕탕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일어난다.

호주 빅토리아 주에서 일어난 수영장 익사사고를 5년간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 사망 50%가 울타리 없는 수영장이나 온천에서 일어났다.

어린이 사고는 대부분 어른의 적절한 감독이 이뤄지지 않은 사태에서 일어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들이 성인의 감독 없이 목욕탕에서 물놀이를 한 경우 38%가 익수로 이어졌다. 몇몇 사고는 아동 학대와 같은 고의성이 있는 케이스도 있었다.

어린이들은 물의 위험성을 잘 알지 못하며 익사사고는 숨을 잘 쉬지 못해 소리가 없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는 어른들의 각별한 감독이 요구된다.


2. 익수사고의 위험요소

◇알코올=성인 익수사고의 주된 원인중의 하나가 바로 음주다.

상당량의 알코올을 섭취한 경우 50% 이상이 사고로 이어졌다.

◇질환=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나 심장부정맥 환자들은 익수사고 위험이 특히 높다.

◇기타 위험요소=보트타기, 다이빙, 서핑, 수중스키등과 같은 물놀이는 익수사고의 주요 원인이며 안전수칙을 따르지 않은 것도 사고를 일으키는 주된 요소가 된다.

잠수를 하기 전에 물 속에 더 오래있기 위해 초과 호흡을 과다하게 하는 것도 익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초과호흡이란 숨을 오래 참기 위해서 숨을 참기전 깊게 들여 마셨다 깊게 내쉬는 방법이다.

초과호흡을 하면 탄산가스가 많이 배출되므로 몸속의 탄산가스량이 상당히 낮아진다.

하지만 초과호흡은 몸 속에 탄산가스량이 아주 낮아져서 몸속의 산소량이 다 떨어질 때까지 숨을 참고 있어도 탄산가스량에 의한 자극이 오지 않으므로 사람이 숨을 쉬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 않아 상승도중 기절할 수 있다.


3. 병인

◇습성 익수와 습성 익사

익사는 크게 건성익사(dry drowning)와 습성익사(wet drowning)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건성익사는 물이 기도 유입→후두자극→후두강직→폐환기소실→저산소증→의식소실로 이어져 사망하게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익수의 10~15%가 건성익사이며 2차성 폐 합병증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익수는 습성익수로 폐로 물의 유입→폐환기소실→저산소증→의식소실→사망하는 경우를 말한다. 다량의 바닷물이나 담수를 흡입하게 되면 구토와 섞이게 된다.

많은 양의 담수를 흡입하게 되면 물이 폐로 들어가 혈관벽에 흡수, 혈관으로 투입되고, 신체의 전해질을 묽게 만들어 적혈구와 혈관을 파열시켜 저산소증을 유발한다.

바닷물의 익수사고 경우에는 폐포에 물이 들어가 폐부종이 유발된다.

폐기능 소실은 저산소증으로 이어진다. 뇌에 산소가 4~10분 이상 공급되지 않으면 영구적인 뇌세포 손상을 입게 된다. 때때로 폐수종이 24시간 이상까지 지연될 수도 있으며 첫 엑스레이 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보일 수 있다.

저산소증으로 이어지는 동안, 생존자는 신경장애, 신장손상, 심장 이상, 응고병증, 산혈증(metabolic acidosis) 등과 같은 기관손상을 입을 수 있다.


◇물의 온도

많은 익수 환자들이 겪는 저체온증은 체온이 35℃ 이하로 내려가 정상적인 신진대사가이루어지지 않아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환자의 생존율을 결정짓는 것은 환자의 체온이 아니라 수온에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특히 저체온 어린이 환자의 경우 물의 온도가 차가울 때가 뜨거울 때보다 생존율이 더 높으며 신경 손상 가능성도 더 낮다는 것이다.


4. 긴급 조치

심폐소생술은 즉시 실시되어야 하며 호기호흡소생법(expired air resuscitation)은 가능하면 환자가 물 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만약 환자가 맥박이 없다면 가능한 빨리 심폐소생술(CPR)을 해야 하며 이때 기도유지,호흡, 순환이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경추 손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목 부위에 특히 주의를 기울이자.
 

◇환자상태 관찰

익수 주변상황이 환자 생존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주변상황이란 물의 깨끗함 여부, 침수 시간, 나이 및 환자의 건강상태, 수온 등이 포함된다.

환자를 관찰할 때는 환자가 목, 머리, 척추에 손상을 입었는지 주의깊에 살펴보아야 한다.

환자의 초기 체온을 재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며 혈중 알코올 농도, 약물 섭취 여부, 항경련제 약물 수치, ECG, 흉부X-레이, 혈당치 검사도 측정해야 한다.


◇신체손상 최소화

익수 후에는 산소의 지속적 투입, 혈류학적 안정성, 전해질 농도 및 체온 유지를 위한 집중관리가 필요하다.

또 2차 감염이나 간질 발작이 일어나지 않도록해 특히 2차 뇌손상과 같은 기관손상을 최소화 하도록 한다.

저체온증 환자의 심폐소생술은 환자가 몸이 따뜻해질 때까지 계속 되어야 한다.

심폐소생술전에 환자의 젖은 옷을 벗기고 담요로 몸을 감싸주도록 한다.

복막 세척이나 심폐바이패스가 필요한 상황도 때때로 있다.

폐부종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기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항생제나 스테로이드는 거의 대부분의 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인공계면활성제도 큰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5. 익사: 예후와 예방

◇예후

익수 생존자의 90% 이상이 입원을 한다. 생존율은 침수시간, 수온, 나이(나이가 어릴수록 생존율이 높다), 성공적인 심폐소생술여부와 관련이 있다.

◇사고자
-익수 후 1시간 이내에 이상이 없으면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의식이 10분 이상 없다가 돌아온 경우 뇌에 심각한 손상(90% 이상)을 가질 수 있다.
-호흡곤란과 혼수상태를 보이며, 통증에도 무반응이라면 사망하거나(44%) 영원한 뇌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혼수상태와 빛을 비추어도 동공에 변화가 없는 상태라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방
대부분의 익사사고는 예방할 수 있는 것들이며 안전수칙만 잘 따른다면 대부분의 사고는 예방이 가능하다. 환자들이나 간질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 주의를 요한다. 특히 어린이가 물놀이와 목욕을 할 때는 반드시 어른들이 살펴보아야 한다.

■이번호 업데이트의 사진은 메디칼업저버 호주판 2002년 2월 15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