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새해에 대한 기대감이 잔뜩 묻어나기 보단, 위기를 극복하고 내실을 다지면서 환자만족에 충실하자는 분위기만이 병원 내부에 흐르고 있는 모습이다.
위기 속에서 큰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새롭게 실현해 볼만한 방법은 없을까? 진료 시간 연장, 간병인 서비스 지원, 개방형 병원 등 일부 병원들의 신년 위기 타개책을 살펴봤다.


진료시간 연장, 환자편의 도모

진료시간 연장으로 환자 편의를 도모하는 동시에 환자 수 증대를 꾀할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사진)는 올초부터 직장인을 비롯해 평일진료가 어려운 환자를 위해 토요일에도 진료와 검사를 시행하는 등 토요진료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소화기질환 진료경험이 많은 숙련된 교수급 의료진이 진료, 초음파검사, 내시경검사 등을 실시한다는 것을 내세웠다.

손정일 소화기내과 주임교수는 "평일진료가 어려운 환자를 위해 토요일에도 평일만큼 진료를 강화할 것"이라며 "환자의 행복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위암, 대장암 등 소화기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믿을 수 있는 진료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일산 하이병원은 지난 연말부터 월·수·금요일 오후 9시까지 야간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X-ray, CT, MRI 검사까지 낮 진료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신경외과·정형외과 전문의를 항시 대기시키도록 하면서 야간 근무조의 출근시간을 조정하고 복지혜택을 늘리는 등 의료서비스의 질적 하락도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영호 원장은 "병원 주변이 주거도시로 형성돼 있는 만큼 회사를 마치고 나면 시간상 문 닫는 병원이 많아 주민들 불평이 많았다"며 "지역민들의 요구와 불평을 모른 채 할 수 없어 병원 직원들과 상의한 끝에 야간진료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정부부처가 이전 중인 세종시에서도 야간 운영 병원이 없는 아쉬움이 뒤따랐다. 이에 효성세종병원이 24시간 야간 진료를 실시하기 시작, 세종시 주민은 물론 공무원들의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진료시간 연장은 의료진과 직원들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최근 K대병원에서 오전 진료시작 시간을 30분 앞당겨 그만큼 진료시간을 연장하자고 제안했으나, 의료진의 반대로 일부 과에서만 실시하기로 했다.

간병인 무료 지원 서비스 인기몰이

간병인 지원 서비스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수술을 받을 때 거동이 불편해 항시 환자 옆에 보호자가 있어야 하는 척추, 관절전문병원들의 도입이 눈에 띈다.

힘찬병원은 무료간병 서비스인 "힘찬도우미"가 환자 및 보호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수술 환자 곁에서 전문 간병인이 24시간 동안 간병해주는 서비스로 지난해 말부터 강북점과 부평점 두 곳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 무릎 인공관절 전치환술 및 반치환술, 인공고관절 전치환술 및 반치환술, 척추수술을 받는 환자들은 "힘찬도우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보호자가 없는 독거노인이나 맞벌이 부부, 지방 거주 환자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힘찬병원 김미향 간호부장은 "수술 직후 헌신적인 간병서비스로 환자의 불안감 및 통증을 효과적으로 덜어주고 응급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수술 직후 보호자들의 환자 돌봄에 대한 불안과 부담감도 최소화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바른세상병원은 노령 인공관절수술 입원 기간이 줄고 일상 복귀가 빠른 맞춤식 프로그램인 "스피드인공관절 수술 시스템"을 도입했다. 양측 무릎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양측 무릎을 한꺼번에 수술할 수 있다. 동시 수술로 인해 입원 일수를 기존 각각 수술 시 25일 이상에서 18~20일 정도로 5~7일 정도 줄일 수 있다. 노인 환자들의 신체 부담과 입원비용 감소 등의 편익 등도 제공한다.

이 때 전문 교육을 받은 관절전문 간병인을 무료 지원한다. 간병인들은 전문 운동치료센터와 재활을 연계하는 3가지 핵심 수술 시스템 연동도 돕는다. 그만큼의 인건비 부담이 생기지만, 환자들이 빨리 퇴원하면 병상 회전율을 제고할 수 있으면서도, 일상에 빨리 복귀시켜 만족도를 높인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공공병원에선 보다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는 시립병원들의 간병 지원 병상을 확대하고 있으며, 인천시는 아예 조례로 제정하기 위해 추진 중이다. 서울의료원은 총 623개 병상 중 180개 병상을 환자안심병상으로 지정하고, 지난 17일 2개 병동 90병상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이는 환자안심병원으로 "보호자 없는 병원"으로 시민들의 간병비 부담을 덜어주고자 마련된 사업이다. 특히 전문 간호사로부터 간병을 받는 만큼, 총 172명의 간호 인력이 투입된다.

의원+병원 연계 개방병원 서비스


의원과 병원의 결합 형태인 "개방병원"도 올초 선보였다. 개방병원은 병상이나 수술실, 장비, 인력 등을 개원의 등을 외부 의료진에 개방하는 병원을 말한다. 한쪽에선 개원 투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다른 한쪽에선 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척병원은 최근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노원척의원을 개원했다. 척추치료를 담당하는 척추센터, 환자 특성에 맞게 세분화된 관철치료가 가능한 관절센터, 비수술치료 우선의 원칙을 고수하는 비수술치료센터 등으로 나눠 환자의 질병에 맞게 운영된다.

특히, 노원척의원은 서울척병원과 개방병원 참여 협약을 진행했다. 영상의학과, 수술실, 병동 등과 같은 진단 검사와 수술 장비 시설을 공유해 사용한다. 이를 통해 의료시설의 중복 투자를 줄일 수 있게 됐고, 그만큼 치료비도 보다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원척병원 정상기 대표원장은 "기존 서울척병원과 노원척의원의 개방병원 협력을 통해 정확한 검진과 만족도 높은 치료뿐 아니라, 비용절감 혜택을 통해 지역사회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대표병원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대구에 문을 연 동산통증의학과는 수술실과 장비 제공을 위해 문을 연 개방형병원 형태다. 마취과 의사를 초빙하기 어려우며, 마취에서 깨어날 때까지 사후관리를 해줄 수 있다는 장점에서 시작했다.

이처럼 개방병원이 초기 투자비용을 줄이면서도 장비를 공유하고 안전 관리까지 도모할 수 있는 측면에서 얼어붙은 개원시장을 깨울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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