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신청이 매년 꾸준하고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996년 이후 가장 많은 39개를 승인했다. 이같은 경향은 계속 이어져 올해 더 많은 약물이 허가 티켓을 거머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제 분석 전문가들은 특히 암과 당뇨병, 심질환, 다발성경화증, 간염 등 5개 분야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몇년간 블록버스터 약물의 특허가 줄줄이 만료되면서 제약사들의 매출에도 큰 타격이 있었다. 그러나 로슈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바이오젠, 길리어드 사이언스, 노보 노디스크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임상 마무리를 앞둔 신약 후보들을 앞세우고 기지개를 켜고 있어 매출 성장에 녹색불이 켜졌다.

독일 도이치뱅크는 "2013년에서 2015년까지 신약 판매로 유럽 제약사들의 연간 매출은 최고 640억 달러(임상 실패 위험을 보정했을 때 최소 2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면 특허권 만료로 인한 손실은 120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제약산업 분석가 Simon Friend도 유사한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임상 성공 여부나 약가 문제와 같은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아직은 예측하기에 이르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제약산업의 생산성이 이미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제쳐놓더라도 정부나 보험회사로부터 제약사가 원하는 신약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지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연간 매출이 수십억 달러 이상에 해당할 것으로 보이는 신약 중 하나로 바이오젠의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BG-12를 들 수 있다. 노바티스의 길레니아, 사노피의 오바지오 이후 세 번째 경구형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지만 실적은 가장 뛰어날 것으로 보인다. 1사분기 중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금융계에서는 BG-12로 바이오젠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 3년간 보다 세 배 이상 성장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나트륨 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 억제제도 떠오르고 있다. 안전성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존슨앤존슨의 카나글리플로진이 최근 자문위원회에서 찬성 10표와 반대 5표로 허가 권고를 받아 BG-12와 마찬가지로 1사분기 내 승인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SGLT2 억제제 시장이 2020년까지 70억 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 외 노보 노디스크에서 개발 중인 장기 지속형 인슐린 트레시바와 비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리라글루티드도 기대되는 당뇨병 치료제로 꼽힌다.

C형 간염 시장은 길리어드의 소포스부비어를 필두로 인터페론 없는 치료 시대를 이끌지 열기가 뜨겁다. 항암제는 릴리의 위암 치료제 라무시무맙과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T-DM1가 먼저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연 매출 3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로슈의 조현병 치료제 비토퍼틴의 주요 임상 결과도 올해 나올 전망이다.

올해 가장 큰폭으로 상승세를 보일 제약사로는 GSK가 꼽혔다. 현재 폐질환, 당뇨병, 암, HIV 등의 분야에서 6개 신약이 승인 대기중이며, 성공 위험성은 높지만 성공 시 큰 매출 신장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이는 다라플라딥과 MAGE-A3의 3상임상 결과도 조만간 발표된다. 다라플라딥은 스타틴과 다른 기전을 가진 심질환 치료제로, MAGE-A3은 폐암 및 흑색종 치료제로 주목을 받고 있다. 릴리도 심발타 특허 만료를 앞두고 13개 약물이 3상 임상중에 있어 조만간 신약을 대거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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