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의약품 전성시대 온다

올해부터 항체약 특허 줄줄이 만료 앞으로 10년 본격 성장 예고

지난 10년은(2000~2010년) 한국제약산업의 전성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네릭을 기반으로 한 폭발적인 성장이 눈부셨다.

심바스타틴, 암로디핀, 클로피도그렐, 아토르바스타틴 등 블록버스터급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하나둘씩 종료되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잇따라 제네릭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때마침 저렴한 의약품이 필요했던 국내 의료 환경은 이를 주도적으로 처방했고 덩달아 국내 제약 산업은 최고의 성장기를 이뤘다. 한미약품이 불과 30년 만에 연매출 6000억원에 이르는 회사로 성장한 것도 제네릭을 기반으로 한 것이니 그 성장세는 실로 대단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10여년이 지난 지금, 제네릭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계속된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으로 오리지널 제네릭할 것 없이 가격이 동일해진데다 제네릭도 너무 많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신약 부재현상으로 제네릭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신약도 점점 줄고 있다. 따라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는데 그것이 바로 바이오 시밀러와 바이오 베터이다.

바이오 시밀러는 백신, 인슐린 등과 같은 단백질 항체의약품의 제네릭을 칭하는데 단백질 제제 특성상 100% 동일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해 비슷하다는 의미의 "시밀러"를 쓰고 있다. 바이오 베터는 용법, 용량, 편의성 등을 개선한 것이다.

이들 제품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지난 1980년대 출시된 항체 의약품들의 특허 만료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부터 미국에서는 레미케이드, 란투스, 엔브렐, 허셉틴, 리툭산 등의 특허가 줄줄이 종료된다. 이를 대비, 유럽에서는 2005년 10월에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바이오 시밀러 승인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국내 제약업계도 바이오 시밀러에 속속 투자하고 있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한화케미칼, LG생명과학 등이 바이오 시밀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정부도 신속하게 바이오 시밀러 허가등록 규정을 제정하는 등 시장에 부응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9월에는 국내에서 첫 바이오 시밀러인 램시마가 허가?출시되기도 했다.

지난 10년간 제네릭이 성장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바이오 의약품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제네릭과 달리 개발과정이 까다롭고 성공 보장이 쉽지 않아 신중하고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본지는 신년을 맞아 보다 효율적인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한 해법을 살펴봤다.

"바이오시밀러"보다 "바이오베터"
약효 개선 편의성 증대 등으로 가격 경쟁력 높여야

미래의 시장을 선점하려면 1세대 바이오 의약품보다는 2세대(항체)를 개발해야 하고, 바이오 시밀러보다는 바이오 베터를 개발해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알테오젠 박순재 대표는 "2세대 바이오 시밀러도 남들보다 빨리 출시할 수 있어야하고 그렇지 못하다면 제형 변경, 효과, 제조 기술 등이 개선된 바이오 베터를 개발해야 한다"면서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경쟁사들의 개발정보(특허 등)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전 세계 제약사들은 바이오 베터에 매진하고 있다. 국내 회사 중에서도 녹십자 , LG생명과학, 알테오젠 등은 바이오 베터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바이오 베터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효능과 부작용을 개선한 것으로 슈퍼바이오 시밀러라도로 불린다. 슈퍼란 이름에 걸맞게 기능적?효과적 장점도 있다.

우선 독자적인 특허가 인정되기 때문에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만료와 상관없이 시장에 출시될 수 있다.

또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처럼 20년간의 특허가 인정된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기존 바이오 의약품보다 약효가 개선됐거나 환자들의 편의성을 증대시켰기 때문에 바이오 시밀러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으며 향후 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다.

현재 바이오 베터는 인슐린, 성장호르몬 등 상대적으로 복제가 쉬운 저분자바이오 의약품을 대상으로 개발 중이지만 앞으로는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항체 개량기술을 기반으로 한 항체 바이오 베터의 개발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전망은 밝다.

이런 가운데 기술도 많이 개발되고 있다. 현존하는 바이오 베터 개발 기술은 "친화력 성숙 기술", "Fc engineering(조작기술) 이용한 항체 반감기 개선 기술", "CDC 및 ADCC 개선 기술", "Glyco-engineering 기술", "이중 타깃 항체 기술", "항체 단편 제작 기술", "면역 접합체 기술" 등이 있다<표>.


이중 Fc engineering 이용한 항체 반감기 개선 기술은 제넨텍, 젠코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녹십자 등이 연구 중이다.

하지만 바이오 베터도 장벽은 있다. 일단 연구개발과 관련해 신약에 준하는 우수한 임상 데이터가 필요하다. 차별화된 제품인 만큼 기존의 바이오 의약품 또는 바이오 시밀러 등과 비교 임상을 통해 확실한 임상적 우수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제조 공정에서 피할 수 없는 원료의 순도, 세포배양 상태 혹은 저장 상태와 같은 작은 변이도 고려해야 한다. 이 경우 비용과도 연관이 있다. 규제 장벽도 만만찮다. 바이오 베터는 해외시장을 염두해야 하는 만큼 각국의 규제정책도 파악해야 한다.

미국은 데이터 독점권 문제가 바이오 베터 개발을 규제하는 요소로 작용될 수도 있다. 바이오 의약품 특허는 타깃 자체에 특허 제한이 있고 분자, 전체 혹은 분자 일부 뿐만 아니라 항체화 기술 생산 공정, 사용법, 적응증 까지 특허로 보호될 수 있어 이를 피할 수 있는 분석도 필요하다.

또한 면역원성을 포함하는 안전성 입증 문제에 있어서 전임상 단계에서 미리 면역원성을 알아낼 수 없기 때문에 안전성 관련 규제에 부딪힐 가능성도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마케팅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바이오 시밀러들의 경쟁으로 인해 바이오 베터의 성공은 얼마나 임상적으로 우수성을 가지느냐 혹은 차별화되는 마케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과 스폰서십을 통한 환자 마케팅도 해야 한다.

한 바이오 업체 관계자는 "바이오 시밀러에 대항하기 위해 세계적인 글로벌 제약사들이 바이오 베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각 업체들이 어떤 분야에 특화돼 있는지 어떤 제품을 어떤 제약사와 개발하려고 하는지를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제약사 기술력 앞세워 개발 경쟁
후발주자 시장 진입 차단 전략…M&A 가속화 예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무엇을 개발하는지 알면 그만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오리지널 항체 의약품을 개발했던 제약사들은 기술력을 한 단계 높여 바이오 베터를 개발 중이다. 특허 만료를 염두한 전략이자 동시에 바이오 베터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중 노보 노디스크는 주로 인슐린, 혈액인자, 인성장호르몬과 같은 바이오 의약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주요 블록버스터는 인슐린인 노보레피드와 인성장 호르몬 소마트로핀, 혈우병 치료제 노보세븐이 있다. 현재는 이러한 제품들의 바이오 베터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 시밀러 등장에 대비한 전략이다. 주로 투여시간 연장을 개선한 약물이 많다. 현재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제품은 환자 편의성과 혈당조절효과를 개선한 혼합인슐린 제제다.

또한 유전자 재조합 치료제인 팩터 8의 바이오 베터도 개발 중이다. 뿐만 아니라 장시간 효과를 가진 VIIa 글리코페질화 유도체와 속효성 유사체 모두 2상 임상이 진행 중이다. 나아가 기존의 정맥주사용 대신에 피하주사용으로 개발된 재조합 인자 VIIa 글리코페질화 후보 물질이 1상 임상이 진행 중이고 재조합 인자 IX의 장시간 지속효과를 가진 바이오 베터 혈액인자도 개발하고 있다.

머크도 2008년부터 바이오 의약품 전담부서인 MBV를 신설해 바이오 베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GlycoFi를 인수해 Glyco engineering 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확보해 바이오 베터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009년에는 인스메드(Insmed)사를 인수해 darbepoetin alfa(MK-2578, 2상임상), filgrastim(MK-4214, 1상임상), pegfilgrastim(MK-6302, 1상임상) 등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는 주력제품인 자궁경부암 백신인 가다실과 쉐링푸라우 인수를 통해 확보한 페그인트론의 바이오 베터를 개발 중이다.

로슈 그룹은 원래 항체 바이오 기업인만큼 다른 제약사에 비해 풍부한 바이오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만큼의 바이오 베터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맙테라의 바이오 베터와 비호치킨 림프종 바이오 베터 R7159와 류마티스 관절염과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ocrelizumab(R1594)을 개발 중이며 허셉틴의 바이오 베터인 Trastzumab-DM1과 Pertuzumab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바이오젠은 인터페론 베타 1a의 페질화된 바이오 베터와 항CD20 항체에 대한 바이오 베터를 로슈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중 인터페론 제제는 3상임상이 진행 중이어서 빠른 시일 내에 출시될 전망이다.

엔브렐을 개발한 미국 최대의 바이오 제약사인 암젠은 현재 Epogen의 2세대 Glyco engineering 기술이 적용된 Aranesp(darbepoetin alfa)와 페질화된 Neupogen Neulasta(pegfilgrastim)의 후속제품을 바이오 베터 버전으로 출시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릴리는 2008년 항체 치료제 회사인 ImClone사를 인수해 바이오 의약품 기술개발과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현재 아바스틴과 경쟁할 바이오 베터 ramucirumab(IMC-1121B)을 개발 중이며, 3상임상이 진행 중이다. 또 다른 바이오 베터로는 EGFR을 타깃으로 하는 성인 항체 치료제와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제인 CD20이 2상임상 단계에 있다.

GSK는 2009년에 승인된 단일 항체 치료제인 ARzerra(ofatumumab)의 바이오 베터를 개발중이며 향후 로슈의 맙테라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제네릭 기업의 공세도 만만찮다. 테바는 2009년 바이오의약품 주문 생산 전문기업인 스위스 론자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엔브렐, 맙테라 등 8개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현재는 G-CSF 바이오 시밀러 tevagrastim과 인성장호르몬 바이오 시밀러인 TEV-tropin을 판매하고 있으며 G-CSF 바이오 베터와 리툭시맙 바이오 시밀러의 2상임상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론자는 2010년 6월 싱가포르에 바이오 의약품 개발 플랫폼의 대규모 확충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는 바이오 의약품 생산을 위한 셀라인 확보, 업스트림 및 다운 스트림 공정과 관련된 최신 설비에 대한 것으로 해당설비는 지난해 중순부터 가동되기 시작했다. 항체뿐만 아니라 GS 시스템이라는 핵심기술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유전자 증폭 과정이 짧고 선별 방법이 간단해 단시간 내 발현 세포주 확보가 가능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론자 역시 향후 바이오 베터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렇듯 세계적인 기업들이 바이오 시밀러와 함께 바이오 베터도 발 빠르게 개발하고 있는 것은 후발주자들의 바이오 시장 진입을 초기에 막기 위한 전략이다. 따라서 국내 제약사들도 바이오 베터 분야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평가다.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빠르게 바이오 베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기술력 및 제품을 보유한 바이오 벤처 및 기업들과 인수합병을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한국기업들과 전략적인 인수합병 또는 다국적 제약사와의 라이선싱 및 R&D 협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사들도 벤처기업 중심으로 바이오 베터 개발
녹십자, 한올바이오파마, 한미약품, 제넥신, 알테오젠 개발 활발

국내 제약사들도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오리지널 제약사 또는 바이오 시밀러 회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제형 개선 개발 등 바이오 베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LG생명과학을 비롯해 녹십자, 한올바이오파마, 한미약품, 제넥신, 알테오젠 등이 바이오 베터 개발에 선두적인 회사다.

대부분 해외 임상기관과 제휴를 통해 글로벌 임상을 추진하고 있어 마케팅 라이선싱만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블록버스터 가능성도 내다볼 수 있다.

한 바이오 연구 개발업체 대표는 "국내제약사들의 바이오 베터 경험은 짧지만 기술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기술은 거의 비슷비슷하다"며 한국의 기술력도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중 LG생명과학은 환자의 편의성을 증대시킨 바이오 베터를 개발 중이다. 성인용 인성장 호르몬 SR-hGH가 현재 임상 3상을 완료하고 미국 FDA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소아용도 임상 3상도 거의 완료돼 이 역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는 바이오 하이드릭스 기술이 적용됐는데 이는 매일 투약하던 것을 1주일에 한번으로 줄여 환자의 편의성을 대폭 증대시켰다. 최근에는 일본 모치다와 제휴를 맺고 일본내 항체 바이오 의약품의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LG 측 관계자는 "바이오 의약품 기술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답게 바이오 베터도 가장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다"면서 "바이오 시장을 주름잡을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국가대표급 바이오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녹십자도 바이오 베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 초에는 전 세계 유일한 미국 Shire사의 엘라프라제보다 약효능이 개선된 헌터라제 허가를 획득하면서 조만간 전 세계 헌터증후군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또한 녹십자는 세계적인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 베터도 개발 중이다. 지난해 미국 마크로제닉스와 협약을 통해 허셉틴 바이오베터 MGAH22를 확보한바 있다. 이는 원 허셉틴에 Fc부위 최적화 기술을 적용해 보다 항암효과를 강화시킨 약물이다. 허셉틴은 2019년에 특허가 끝나는데 이 제품은 바이오 베터이므로 바이오 시밀러 이전에 출시해 시장 선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한미약품도 바이오 베터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랩스커버리(Lapscovery)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이 기술은 인체에 존재하는 캐리어 단백질에 기존의 유효 단백질을 붙여서 반감기를 크게 개선하는 기술인데 이를 항체기반의 당뇨병 치료제에 결합해 한번 투약으로 최대 1개월까지지속되는 당뇨약 "LAPS-Exendin4"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 임상 1상을 완료했고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한미는 현재 바이오 베터 개발에 성공하면 파이프라인 기술이전을 통해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인슐린인 LAPS-Insulin도 개발 중이다. 투약개선이 1주나 2주정도를 개선한 약물은 있지만 1달까지 지속되는 약물은 없었다는 점에서 5월 미국당뇨병학회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미약품 강자훈 이사는 "LAPS-Exendin4는 제2형 당뇨환자에서 평균 150시간 이상으로 나타난 긴 반감기와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에 대해, LAPS-Insulin은 기존 인슐린 대비 월등하게 긴 지속시간과 더불어 효과의 최고점이 편평하다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상위권 제약사들 못지않게 중소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기업들도 바이오 베터 개발에 한창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노틸러스 바이오텍의 기술을 응용, 단백질 치료제의 마미노산 치환을 통해 바이오 의약품의 약효시간과 효능을 개선한 바이오 베터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C형 간염 치료제로 사용되는 인터페론 알파의 바이오 베터인 HL-143을 개발해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염증질환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항체 바이오베터인 'HL036'도 개발 중이다.

제네신과 알테오젠은 바이오 베터를 개발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인데 자본금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타 회사들과 공동개발로 협력관계를 해오고 있다.

이중 제넥신은 동아제약, 한독약품, 코오롱생명과학, 녹십자, 보령제약, 일동제약, 광동제약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한독과는 지속형 성장호르몬 GX-H9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이는 제넥신의 Hybrid Fc 기술을 이용해 개발된 것으로 현재 유럽에서 전임상 단계에 있다. GX-H9는 2주 또는 4주에 한 번 주사를 맞아도 매일 주사를 맞는 것과 동일한 효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으로 기존 성장호르몬에 비해 환자들의 투여 순응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 회사는 원천 기술인 '하이브리드 에프씨(hybrid Fc)' 기술을 이용해 '데노수맵'을 개량한 바이오베터도 개발 중인데 지난해 초 바이넥스가 사들여 상업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알테오젠은 단백질이나 펩타이드 약물의 체내 안정성과 효능을 크게 개선시킨 NexP 융합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체내 반감기를 연장시켜 매일 투약하는 단백질 치료제를 일주일에 한번이나 2주에 한번으로 줄여 환자의 편의성을 개선시킬 수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해 인성장 호르몬, 당뇨병 치료제, 항암 보조제, 불임 치료제 등을 개발중이며 이 중 성장호르몬과 항암보조제를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제약사들이 각자 보유한 기술로 바이오 베터를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제품이 많은 것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를 테면 투약시간 연장은 거의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개발하고 있다. 따라서 특허 만료의약품에 중점을 둘 것인지 아니면 니치마켓을 공략할지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세계 유수의 제약사들이 바이오 베터를 개발하고 있으므로 이들의 개발정보를 파악해 아직 손대지 않는 분야나 니치 마켓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할 때"라면서 "또한 각국의 바이오 의약품 규정이 다르므로 각 나라에 맞는 마케팅 개발전략도 수립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자금력이 가장 큰 문제…기술 제휴가 해법"
각국 인허가 기준 만족시킬 임상요건?마케팅력 갖춰야


바이오 시밀러나 바이오 베터를 내수용으로 생각하는 기업은 없다. 국내서만 팔기에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도 쉽지 않다. 웬만한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제품을 개발 중이거나 확보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개발 초기부터 파트너십을 맺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바이오 벤처기업을 운영하면서 바이오 의약품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알테오젠 박순재 대표를 만나
국내 바이오업체들의 해외진출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박 대표가 말하는 우리나라 바이오 개발기술력은 단연 최고이다. 그는 "기술적인 면에서는 국내 바이오 의약품 개발 능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점수를 주면 100점 만점에 95이상"이라고 했다. 다만 부족한 부분으로 분석 능력을 꼽았다. 고도의 단백질 분석 기능은 아직 미국이나 유럽을 못 쫓아간다는 것. 때문에 해외에 의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도 개발에 큰 걸림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이것이 제품의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자금력, 마케팅 제휴 등 남은 요소를 마저 갖춰야한다. 바이오 의약품은 개발도 중요하지만 각 나라마다 처한 인허가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만족시키기 위한 임상이 필수적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막대한 자금력이 필요하다.

박 대표는 "국내처럼 자금력이 부족한 현실에서는 우수한 기술력으로 해외자본을 끌어들이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삼성, LG, 한화 등 대기업이 아니면 모두 자금 문제에 봉착한다. 따라서 중견제약사나 벤처는 필히 제휴를 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제품을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마케팅도 중요한 요소다. 국내 개발업체들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아무리 뛰어난 약을 개발했다해도 이를 전 세계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박 대표는 "중요도를 따져볼 때 생산, 기술이 40%라면 마케팅은 60%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라며 "대기업인 한화가 머크와 제휴한 것과 삼성이 퀸타일즈와 조인트벤처(JV)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 때부터) 마케팅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백전백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가장 안전한 방법은 개발과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마케팅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것이다.

알테오젠을 비롯한 몇몇 제약사가 공동 개발 또는 공동 마케팅을 체결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따라서 아직 제휴 선을 갖지 못한 기업들의 최우선 과제는 윈윈전략이다.

하지만 이미 웬만한 기업들은 제휴를 체결해 틈새가 보이지 않는다. 또 세계적인 글로벌 제약사들은 자체적으로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했거나 공동개발형태로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뒤늦게 제휴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박 대표는 "제형 또는 독특한 프로세스를 갖고 있어야 한다. 즉 상대방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으면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럽, 미국 등만 노리는 전략보다는 신흥국가의 시장을 겨냥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매출이 미국과 유럽에서 중국, 인도, 남미 등과 같은 신흥국가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박 대표는 "바이오 시밀러는 과거 기술 격차가 벌어졌는데 이제는 누구나 만들만큼 기술 격차가 좁아졌다. 중국을 비롯한 인도, 남미도 자체적으로 개발한다"면서 "따라서 바이오 시밀러로 신흥시장 뚫기보다는 바이오 베터가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 의약품이 블루오션이라고 해서 많은 기업들이 개발하고 있지만 앞서 강조한 자금력과 마케팅을 해결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토대로 제휴 선을 잡아가면 다소 늦더라도 경쟁력이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세계화 가능성과 관련해서 그는 "국내에서 개발된 바이오 시밀러가 유럽에서 허가되면 한국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수 있으며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서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박 순 재 알테오젠 대표이사
박 대표는 LG생명과학에서 성장호르몬을 개발한 주역이다.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0년에는 대한민국 100대 기술상 주역으로도 선정된바 있다. 보다 큰 꿈을 실현하기 위해 2008년에는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는 알테오젠을 차렸다. 현재 바이오 시밀러와 바이오 베터로 해외진출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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