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적용 제외로…고소득 향한 算術 만연

언제부터인가 일반인들에게 라섹이나 엑시머레이저보다 근시교정수술의 대표처럼 인식돼버린 라식.

가히 선풍적, 유행적으로 시술되고 있는 현실을 지나칠 수만은 없다는 의료계 자성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비정상적 시력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보다 많이 치료한다는 점에서 이의 제기를 할 수 없겠지만 적응증을 엄선하는지, 남발하지는 않는지, 지나친 경쟁으로 의료의 왜곡이나 상품화 등 윤리적인 문제가 심화되지는 않는지를 짚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88년 엑시머레이저를 필두로 도입된 이같은 3종류의 시력교정수술용 장비를 개원가가 보유한 대수는 현재 전국에 약 300여대(복지부 보건자원과 1997~2001년 통계 203대)로 관련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안과전문의 개원의 903명(의협 2001년도 전국회원실태조사 보고서)의 3분의1 이상이 이같은 장비를 갖추고 있는 셈이며 대도시의 경우는 이보다 더 많은 보유율을 보인다는 것이다.

의약분업을 전후해서 불고 있는 개원선풍을 타고 안과 봉직의사들이 타과 보다 쉽게 개원할 수 있는 것도 이 장비에 대한 매력 때문이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세원노출을 피할 수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라식수술 안과의원에 대한 세무조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세금추징을 당하는 곳도 적지않다는 것도 이에 연유한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

건당 150∼200만원선으로 수술비가 형성돼 있어서 하루 2∼3건으로 고소득을 보장받을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안경이나 콘텍트렌즈를 착용하는 불편함 또는 외모에 불만을 느끼는 젊은층의 욕구는 유행처럼 번저 엄청난 수요를 낳았고 장비를 갖춘 의료기관이많지 않아 수술기가 쉴 날이 없을 정도였다고 강남의 한 안과개원의는 말했다.

체인점과 같은 형태의 개원이 늘어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시술기관이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홍보 경쟁은 정보의 범람은 물론 의료행위의 상품화를 유도하는데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인터넷의 검색엔진에 "라식"을 입력하면 엄청난 양의 관련 지식과 수술 시행 의료기관의 광고성 홍보물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상혼까지 침투했다.

수술을 원하는 환자들을 모집, 마치 인기상품처럼 공동구매, 할인혜택을 받도록 한다는 사이트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빚어지는 의료계의 품위, 윤리문제는 심각한 상태이다.

안과학계의 자정 필요성이 기회 있을 때마다 거론돼 왔으나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한안과학회는 최근 회원소식지를 통해 "과대 및 불법광고 회원의 관계기관 고발시 조치사항 결정"이란 제목으로 39건의 처분내용을 게재해 문란한 현실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이 소식지는 "학회와 회원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협조로 과대 및 불법광고가 많이 줄어들고 있으나 아직 일부 회원들이 국민들에게 안과에 대한 인식 왜곡현상을 일으키고 회원간의 반목을 초래할 수 잇는 과대 및 불법광고를 계속하고 있다"며 학회의 지속적인 단속계획도 밝히고 있다.

과대 및 불법광고로 제제를 받은 경우의 유형은 대개 라식류의 수술과 관련된 것들이다.

△인터넷을 통한 수술 할인 광고 △라식수술을 비롯 일부 질병을 이용한 전문병원 등의 광고 전단배포 △월드컵 기념 등을 내세워 라식수술비 지원 인터넷 이벤트 △경품 등 환자 유인 △무료 라식수술 검사 시행 등 다양하다.

특히 교통편과 숙박 등을 제공,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는 어안을 벙벙하게 한다.

결국 매스컴 등 각종 선전 및 과도한 홍보로 수술을 유도하거나 남발되는 경향과 적절한 교육과 경험이 없는 의사에 의한 시술로 각종 부작용 및 후유증의 증가가 우려된다는 점, 원추각막처럼 발생빈도가 낮지만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를 면밀히 검사하지 않거나 엄격하게 적응증에만 수술하지 않고 무리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그리고 미검증 방법을 최신 수술법으로 소개, 환자들의 혼란을 초래하는 행위, 인터넷을 통한 환자모집과 수술비 덤핑행위도 지양돼야할 문제점이다.

인터넷 이벤트에 당선돼 60만원의 라식수술 할인권을 얻은 한 네티즌이 자신은 필요가없다며 이를 반값에 팔겠다는 광고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의료의 상품화, 왜곡 등 의료계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쳐 의료의 불신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자정은 빠를수록 좋다.

우선 시술자간의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고 자체정화를 할 수 있는 모임과 수술자간 정보공유로 질적 향상을 위한 연구모임이 시급하다.

나아가 미국의 시력교정수술자문위원회(CRSQA)처럼 안과 개원의들의 라식 수술 능력 인증체계도 검토해봐야 한다.

특히 이러한 문제가 사회문제로 비화되기 전에 의사단체가 관심을 갖고 자정을 유도하고 질적인 향상방안을 강구하는 것도 중요한 개선방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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