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경기침체, 저성장 등이 키워드였던 2012년도 저물어간다. 대선정국과 맞물려 공격적인 움직임보다는 내실을 다지면서 여러 가지 정책에 대해 눈치보던 한해로 압축된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병원은 거의 없고 흘러가는 의료제도에 대한 한탄, 다른 병원, 해외 병원 움직임을 공부하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내년엔 연구중심병원과 맞물린 산업화, 내부 인재를 통한 경쟁력 강화 등이 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 한해 떠올랐던 병원경영 주요 이슈를 짚어본다.


수도권 대학병원 여전히 양적팽창

저성장을 이어갔지만, 서울, 수도권 대학병원들은 여전히 양적팽창을 주 무기로 활용하고 있었다. 고대안암병원 400병상, 인하대병원 600병상 등 여전히 병상수 확대 전쟁을 선언했다. 지금의 수가 구조에서는 박리다매식의 구조만이 경쟁력이며, 여전히 병실이 모자라는 현실 속 병원의 경쟁력이란 해석이다.

또한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에 이어 동백세브란스병원 착공 소식도 있었다. 어려워진 현실 여건 속 새병원의 안착 여부도 주목된다. 건축 비용 등의 문제로 오산서울대병원, 수원경희대병원 등은 무산된 상태다.

팟캐스트, 유튜브 등 돈안드는 홍보기법

SNS 유행을 넘어 온라인에서의 이색 홍보기법이 인기를 끌었다. 기존처럼 돈을 많이 들이지 않으면서도 대중에게 한층 더 다가설 수 있는 방법들이다.

팟캐스트는 누구나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아이튠즈 전용 라디오다. 의사들도 각종 프로그램에 패널로 많이 참여하고 있으며, 서울아산병원 등 병원 자체 제작도 이어졌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의료계 첫 "TEDx Eonjuro" 개최를 통해 환자가 아닌 일반인들에도 친숙한 이미지를 새기는 기회로 삼으면서유튜브에서도 전세계로 확산시켰다.

특히, 싸이의 "강남스타일" 대히트로 병원들도 유튜브, 동영상 등의 홍보 기회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매체를 창출해내는 기회인 동시, 손이 뻗치지 않은 나라에까지 쉽게 알리고 만나고 소개할 수 있어 글로벌 경쟁력에도 도움될 것이라는 기대다.

한편으론 IT 기술도 병원의 경쟁력이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접수창구 태블릿 모니터, 원격 화상회의, 환자협진보드(베스트보드), 모바일 차트 등 다른 병원들의 새로운 기술 발전에 높은 관심이 확인됐다.

연구중심병원으로 시작된 산업화

연구중심병원 공모가 이제 막 시작됐다. 연구중심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연구 분위기 조성과 인프라 확충이 중요하다. 연구에 집중할 수 있고 당장의 진료수익 감소도 감수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물론 지원이 미약하고 당장 진료를 줄이지 못하는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한계가 더 많이 노출되고 있지만, 산업화와 맞물려 올해 내내 가야할 방향으로 꼽혀왔다.

이에 따라 대다수 병원들은 연구관련 보직을 신설하고 전담팀을 개설했다. 향후 제약, 의료기기와 연계한 상용화 전략과 함께 끝없는 관심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말많은 연구중심병원 제도의 향방도 주목된다.

글로벌 신흥시장 초강세

글로벌 경쟁력에서는 신흥시장이 강세였다.

지난해 러시아에 이어 몽골, 아랍, 중앙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들끓었다. 그렇다고 당장 눈앞의 수익으로 바라보는 것은 금물. 몽골 현지 취재에서도 "한국의료를 선호하고 있으며, 상업적인 마인드가 아닌 몽골인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으로 임하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인들은 조언했다.

물론 아직 정신못차린 곳이 많이 눈에 띈다. 여전히 시장 한 켠에선 브로커가 성행하고, 수수료 경쟁으로 제살 깎아먹기 중인 병원이 많은 상태다. 싱가폴, 태국은 물론 대만, 일본 등 경쟁국인 다른 아시아권은 저만치 달아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손 놓고만 있기에는 그동안 추진해온 예산과 자원 낭비다. 지금부터 원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한국의료 브랜드를 살려나가고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개원시장 주춤...성장여력은 외부에?

개원시장은 여전히 주춤했다. 개원 증가율보다 폐원 증가율이 높았다. 오히려 진료실 밖에서의 경쟁력 창출에 나서는 한해였다. 별도의 오프라인 화장품샵을 내는 피부과, 환자를 위한 쉼터를 만드는 내과 등의 시도가 이어졌다. 당장 수익에 나서는 것은 아니지만 진료실 밖 또다른 도전으로 사진작가 활동, 워드프레스 소개, 결혼정보회사 운영, 도시락 챙겨주는 원장 등의 사례가 눈에 띈 것도 그만큼 진료만으론 힘겹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소병원 역시 어려운 한해였다. 전문병원 지정 이후 "진료의 질"로 승부해 지역지킴이로 자리잡겠다는 포부를 전했지만, 인력난 등으로 이중, 삼중고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인재영입 경쟁..내부 직원 챙기자

병상수 확충에 따른 인재 영입이 심화되고 있지만, 한편으론 내부 인재를 놓치는 한해였다. 서울권, 빅5병원도 예외는 없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인재영입 경쟁을 막을 만한 방법은 딱히 없어보인다. 인재의 소중함을 알면서 얼마나 대우를 잘 해주고, 어떻게 하면 놓치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병원, 경영자는 부족한 실정이다.

불황에는 내부 직원들의 의지와 활동이 중요한 성장동력이 된다. 병원의 혁신 아이디어 적용은 바로 직원들의 아이디어부터 적극적으로 수용할 때 나오기 때문이다. 고액의 컨설팅비용을 더 이상 쓰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면 더욱 유용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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