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DR 진출 등 2012년 의료기기 이슈 돌아보기

올해는 연초부터 삼성 등의 대기업의 신시장 개척을 위한 의료기기 산업 진출이 활발했다. 또한 기존 업체들도 치료재료 원가인하 등으로 끊임없는 생존 위협을 받는다고 하소연하는 한 해였다. 몇가지 이슈를 통해 올해 의료기기·의료IT 산업을 정리해본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 의료기기 눈독

올초 KIMES에서 삼성전자 DR(디지털엑스레이) 출시로 의료기기업계 전체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코메드, 리스템, 동강의료기 등 주요 DR 제조사들이 일제히 반기를 들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이들은 "중소기업의 시장을 빼앗고 인력을 빼가는 것은 대기업의 빵집 진출과 다름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급기야 삼성은 이들을 설득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해 달래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국내 영업에 손을 떼지 않고 있어 여전히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제2, 제3의 DR이 어떤 품목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또한 삼성 이외의도 LG, SK 등의 의료기기 시장 관심도 포착되면서 대다수의 영세한 업체로 이뤄진 의료기기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치료재료 원가조사, 재평가..수가 인하 압박

치료재료 원가조사, 재평가 등 보건복지부로부터 수가인하 압박을 받은 한해였다. 그동안 건강보험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았지만, 최근 급여비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 이유다. 지난 2005년 8000억원에 불과하던 치료재료 급여비가 2010년 1조90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가격 결정시 예상한 사용량 또는 전년도에 비해 청구량이 증가한 경우 가격을 인하하는 사용량 연동제를 도입하고,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되면 치료재료의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치료재료 가격 기전이 약가의 13개에 비해 4개에 불과, 원리원칙이 없고 터무니없다는 주장으로 대응하고 있다.

굿닥, 닥닥 등 의료IT 서비스 봇물

IT서비스에서는 병원예약 등에서 소비자에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굵직한 서비스가 선보였다. 티켓몬스터 등이 함께 만든 "굿닥"은 진료받을 과목을 선택하면 실제 진료중인 해당 의사의 정보를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고, 앱을 통한 실시간 예약이 가능하다. 또한 유사한 취지로 싱가폴 업체인 "닥닥"이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구글맵을 활용해 정확한 위치와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실시간 예약서비스를 내세웠다.

이밖에 SKT는 서울대병원과 "헬스커넥트"를, KT는 연세의료원과 "후헬스케어"의 합작회사를 설립해 각종 의료 IT사업에 욕심을 냈다.

시장에 나온 인피니트헬스케어 매각 철회

국내 최대 PACS업체 인피니트헬스케어가 매각을 추진했으나, 결국 철회됐다. 최대주주인 솔본은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매각환경의 변화와 헬스케어사업의 성장성을 감안해 추진중이던 매각절차를 철회하고 자체적으로 성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등과 매각 추진과 금액 협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라는 설도 들렸다. 이선주 사장 겸 대표이사는 사임하고, 대표이사는 솔본의 홍기태 대표가 겸임하게 됐다. 이후 해외 사업에 매진하고 조직의 슬림화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100만원대 유전정보 해독기 출시

100만원 대 유전정보 해독기가 출시돼 업계는 물론 의료진의 큰 관심을 샀다.
라이프테크놀로지스 코리아는 100만 원대(1000달러)로 몇 시간 내에 인간 유전정보 전체(유전체)를 해독할 수 있는 첨단 반도체 기술 기반 DNA 시퀀서(DNA 염기서열 해독기) "아이온 프로톤(Ion Proton)"을 출시했다. 분석 속도, 편의성, 합리적인 비용을 통해 국내 생명과학계의 모든 과학자 및 의학 연구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유전체 단위 분석을 대중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단 1명의 연구자가 12시간 동안 100만 원대 비용으로 인간 전체 유전자를 해독할 수 있게 한다. 이같은 기술 진화와 비용 절감으로 유전체 기술에 더욱 관심이 모아졌다.

미국 EMR 시장 이미 레드오션

국내 기업들의 미국 EMR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제론 그리 녹록치 않다는 전언이다. 실제 의료IT업계에서도 인피니트헬스케어, 비트컴퓨터에 이어 올해 삼성SDS, 유비케어 등이 진출했다고 발표했다.

우선 인센티브제도를 노리고 접근하는 EMR업체가 현지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상태다. 한 관계자는 "전세계 3000여개, 미국 800여개 회사가 매달리고 있다"며 "더욱이 자국 업체 편들어주는 것을 좋아하는 미국 시장에서는 더욱 어렵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 재선 이후 무조건적인 기대보단,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의료기기 상생포럼, 제조사에 희망?

올해 3월 의료기기 상생협력 포럼 발족이후 병원과 제조사간 활발한 네트워크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평가원(KEIT)이 함께 참여하는 의료기기 상생포럼은 8개 병원, 8개 제조사가 참여한다. 의료기기 산학연, 병원 관계자들이 참석해 병원현장과 임상의사들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반영된 기기 개발 사례와 의견을 함께 나누고 있다. 벌써 4회째 개최됐다.

특히 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워크숍에 분당서울대병원 정진엽 원장이 참석하는 등 병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한껏 달라진 분위기가 확인됐다. 공동으로 개발하고 사용까지 독려하면 국산의료기기의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내년에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방사선량 확인 시스템 확대 조짐

방사선량은 이제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이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보건복지부, 대한영상의학회, 대한방사선사협회 등과 CT검사에 따른 환자선량 저감화를 위한 기준을 담은 "CT 영상의학검사의 정당성 확보 및 최적화 가이드라인"을 발간, 방사선 피폭을 줄일 수 있는 검사항목과 방법을 소개했다.

또 세브란스병원은 EMR에 연동돼 CT, X-ray 등 장비별 방사선량을 측정,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현한다고 발표했다. 차움, 삼성서울병원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선량확인 시스템은 "환자중심"과 맞물려 더욱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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