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수술

1. 혈관질환, 이젠 "하이브리드 스타일"

2. 관상동맥 하이브리드 수술

3. 대동맥 하이브리드 수술

4. 전문가 조언


재발률 낮아 환자 안전성 향상
장기적으로 비용 덜 들어 국가적으로도 이득


관상동맥 질환 치료에서 가장 전통적으로 사용돼 온 복재정맥 그래프트는 6~12개월 내 혈관 폐색률이 12~21%로 높다.

약물방출스텐트(DES)는 재협착 발생률을 개선시키긴 했지만 SYNTAX 연구에서 당뇨병 환자에서는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상동맥우회술(CABG)와의 비열등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하이브리드 수술 개념이 도입됐다. 그러나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는 것이 쉽지 않아 아직 대동맥 질환에서만큼 많이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상처를 크게 내고 시도한 하이브리드 수술은 꽤 있지만 최소침습적인 수술법을 적용한 사례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2년 전 서울성모병원에서 처음으로 최소침습적인 하이브리드 수술을 도입해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송현 교수는 "11일까지 수술한 환자를 합하면 단순히 피부 절개만 적게한 환자는 63명, 하이브리드 수술은 37명"이라면서 "전체 수술 환자의 20% 정도에 하이브리드 술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텐트 시술 가능한 모든 환자 가능

적응증은 혈관 모양을 통해 판단하는데 기본적으로 스텐트 삽입이 가능한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기존 수술군 모두가 하이브리드 수술로 대치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만약 좌전하행지 외 다른 혈관이 너무 막혀 스텐트 삽입이 어려우면 재협착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송 교수는 "환자들의 병이 심한 경우 무리해서 수술의 범위만 줄인다면 재발 위험이 있어 자칫 불완전한 치료 또는 위험성을 담보로 하는 치료가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접근을 주문했다.

미국심장학회(ACC)에서는 하이브리드 관상동맥 혈관재생술이 복수혈관에 대한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이나 관상동맥우회술(CABG)의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대상 환자군은 전통적인 CABG나 PCI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거나 그래프트에 적합하지 않은 환자다.

관상동맥에서 하이브리드 수술은 예후에 가장 중요한 혈관인 좌전하행지엔 최소 절개를 통해 우회술을 하고, 나머지 두 혈관에는 스텐트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송 교수는 "우회술로 이어주는 혈관인 내흉동맥은 재협착이 10년에 5% 미만일 정도로 동맥경화가 잘 생기지 않는 곳"이라면서 "지금까지 사망 사례는 한 건도 없고 스텐트가 많이 발달한 만큼 예후가 앞으로도 좋으리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0년 5월부터 2012년 7월까지 하이브리드 수술을 받은 환자 27명을 분석한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평균 64.3세, LVEF 58.7%인 환자군에서 수술 시간은 평균 136분, 수술 후 기계환기 시간은 4.85시간이었다. 입원기간도 대개 7일 미만이며 절개 범위가 5~6 ㎝면 충분하기 때문에 통증과 흉터가 획기적으로 줄어 환자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연구에서도 대부분 하이브리드 수술 후 원내 사망이나 뇌졸중 발생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송 교수는 "스텐트의 가장 큰 문제는 재발인데 하이브리드 술식을 적용하면 재발률이 낮아져 환자 안전성이 매우 좋다"면서 "재발이 없으니 장기적인 측면에서 총 비용이 줄어 의사는 물론 환자와 정부에게도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관상동맥 질환 수술에서도 추세가 하이브리드 술식으로 옮겨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수술과 비교 연구 있어야

아직 하이브리드 수술 초기 단계인 만큼 학계에서 논의돼야 할 사항도 많다. ACC는 하이브리드 수술을 ‘계획된 좌전하행동맥 그래프트와 적어도 하나 이상의 비좌전하행동맥에 PCI를 함께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원스테이지에서 동시에 시행하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하이브리드 수술을 위해서는 기존 수술실보다 1.5~2배 가까이 넓은 공간과 고정된 장비가 필요하므로 병원에 쉽게 도입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하이브리드룸이 설치돼 있고, 내년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에 들어설 예정이다.

수술실이 없는 병원에서는 분리된 스테이지에서 며칠 간격을 두고 시술과 수술을 각각 시행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원스테이지에서 수술하는 것과 결과는 비슷하지만 중간에 인터벌이 있기 때문에 회복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고, 수술과 시술 중 어떤 것을 먼저 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송 교수는 "예를 들어 좌전하행지에 문제가 있으면 수술을 먼저하고, 문제가 없으면 스텐트 삽입을 먼저 하는 등 혈관 중요도와 환자 증상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아직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이에 대한 임상 연구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기존 수술법과 하이브리드 수술의 결과를 비교하는 연구과 함께 무작위 연구에 대한 후향적 고찰, 장기간 추적 관찰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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