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의료관련감염포럼, 대한병원감염학회·질병관리본부 공동주최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가 질병관리본부와 공동 주최로 6일 제1회 의료관련감염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대한감염학회,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임상미생물학회,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대한화학요법학회 등 관련 학회들이 함께 참가하고 있어 병원 감염관리에 대한 실질적인 학계의 합의(consessus)를 모을 수 있다는 데 의의를 뒀다.

하지만 논의를 처음으로 되돌릴 필요가 없다는 데 입을 모았다. 지정토론에서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 엄중식 학술이사(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는 "이미 병원에서는 감염관리가 문화로 정착됐을만큼 수준이 높아졌다"며, 대의적 차원의 논의보다는 "실질적인 실행계획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지정토론에 앞서 기조강연을 가진 보건복지부 양병국 공공보건정책관은 "3가지 방안을 추진 중이고, 건정심에 보고도 된 상태"라며 "다음 정부에서 반드시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책관이 제시한 3가지 사항은 △기본병실을 6인실에서 4인실로 축소 △재정적 보상 확대 △정부전담부처의 설치다. 특히 4인실 기본병상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시범적으로 실시 중으로 병상 간 거리 확보를 타깃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고, 가능하다면 식사구간도 격리하는 안도 고려 중이다"고 덧붙였다.

대한감염학회 김우주 부이사장(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은 양 정책관의 강연에 대해 "담당부서 설치가 다음 정권으로 미뤄진다는 것은 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으로 보일 수 있고, 5~10년 중장기 로드맵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런 부분이 전무하다"며 리더쉽의 문제를 거론했다.

또 불교에서 말하는 독화살의 비유를 언급하며 "이제는 논의에 시간을 쓰기보다 무엇이든 실행에 옮겨야 할 때"라며 "ICU, 카테터 혈류감염, 손씻기 등 시범사업을 통해서라도 생존률이 향상된다는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보건복지부 나성웅 질병정책과장은 종합토론에서 "학계 여러분들이 힘이 돼주셔야 한다. 같은 방향을 가는 협력자로서 의견을 한 데 모아 국회, 정부, 언론 등에 영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답했다.

나 질병정책과장은 "정부의 리더쉽 부재도 문제로 지적됐지만, 보건복지부 내에서만 7개부처의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MRSA, VRE 등 명확한 타깃과 5~10년의 로드맵의 목적을 학계에서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 정책관이 발표한 내용에 대해 "공수표가 아니라 반드시 시켜질 약속이다"며 정부의 실행의지를 강조했다.

지정토론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학계에서 논의된 바 있는 다른 문제점들도 언급됐다. 엄 학술이사는 "결국은 돈 문제"라며 감염관리에 필요한 현실적인 재원과 인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관리에 소요되는 재원을 소모성 자금지원이 아니라 전반적인 질병부담율을 줄이는 투자로 인식해야 하고, 이에 근거가 될 수 있는 연구들도 나와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력문제에 대해서는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장윤숙 법제이사(한양대병원)는 "연구에서 미국은 250병상 당 1명, 유럽은 178병상 당 1명이 적정인력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1000명당 1.36명으로 조사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염관리실 인원 확대로 1000병상당 2.9명까지 높아졌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국내 인력상황의 심각성을 역설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김미나 위원장(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은 "인력은 필요한데 법이 만들어졌다"며 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의사 및 전담인력에 대한 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대한임상미생물학회 정석훈 기획이사(세브란스 진단검사의학과)는 연구실을 포함한 감염관리 전체에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 학술이사는 "미국에는 CLSI, 유럽에는 EUCAST가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연구실에서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검사 가이드라인이 없다"며 "각 병원에 도입돼 있는 검사실 기계에 따라 민감도와 내성에 대한 결과가 달라 표준화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산학연관이 함께 참여한 국내 검사 가이드라인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현재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 감염(VRE)에 많은 관심을 쏟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카바페넴 내성 장구균(CRE)의 경우 지금 빈도는 높지 않지만 종합적 감염에 걸릴 경우 사망률이 80%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타깃 설정 기준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