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플라, 밀리칸, 캄토벨, 슈펙트의 계보를 이을 차기 국산 항암제가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특히 초기임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제품들이 많아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대로라면 몇몇 제품은 내년부터 시장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개발이 가장 빠른 제품은 부광약품이 개발중인 차세대 표적 항암제 아파티닙이다. 이 약은 한국과 헌츠먼 암센터(미국 유타대학)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1차 임상 1상도 마쳤다. 이어 2차 용량 증량 임상을 진행중인데 참여자들 모집이 완료돼 임상시험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2상 임상이 진행중이다. 회사 측은 "3상 임상 시험이 완료될 내년 말에는 발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후 국내에서 다양한 암종에 대해 임상 시험을 실시하여 폭넓은 적응증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부광의 아파티닙은 현재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하고 있는 아파티닙과 이름이 같다. 다만 영문명이 Apatinib과 Afatinib으로 다를 뿐이다. 어떤 제품이 먼저 나올지도 관심사다.

중외제약이 개발중인 표적항암제인 CWP231A도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 약은 암의 재발과 전이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Wnt줄기세포에 관여하는 혁신신약으로 지난 해 미국 FDA의 임상 승인을 받고 MD앤더슨, 프레드허친슨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암 전문 병원에서 글로벌 임상이 진행 중이다.

국내서는 지난 3월 임상 1상 승인을 획득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적정 투여량을 확인하는 임상을 진행중이다. 회사 측은 올해 말까지 임상 1상을 마무리한 후 내년 상반기부터 2상 임상에 돌입한다는 전략이다.

개발 초기인 제품으로는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중인 "HL-156CAN"이 눈길을 끈다.

"HL-156CAN"는 정상세포 대비 암세포에만 15~20배 높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세포 내 에너지 스위치인 AMPK를 활성화해 세포 내 에너지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의 효율을 조절해 암 세포의 전이와 재발을 억제하는 원리다. 한올은 현재 캐나다의 ITR社와 전임상 시험을 진행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7월부터 전임상 시험을 진행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항암제의 경우 장기간 투약하지 않고 수술기간이나 항암약물요법 치료기간만 짧게 사용하고 있으나 "HL-156CAN"은 평생 복용하며 암의 재발과 전이를 억제하는 약물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스코텍은 항암신약개발사업단(단장 김인철)과 공동으로 차세대 급성백혈병 치료제 물질인 G-749(NOV110302)을 개발중이다. 현재 전임상이 진행중이다.

보스턴 연구소 고종성 박사는 "G-749화합물은 다양한 FLT3 돌연변이체에서도 뛰어난 억제 활성을 보이며 혈장 내에서도 활성이 유지된다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동물 실험에서도 우수한 항암효과를 확인하였으며 기존 치료제와는 다르게 약물저항성이 나타나지 않아 임상시험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 회사는 내년 상반기 중 국내 및 미국 FDA에 임상시험승인신청(IND)을 할 예정이며 추후 경구 투여용 급성백혈병 치료제로 제품화 할 계획이다.

그밖에 눈에 띄는 개량신도 있다. 대화제약이 개발중인 DHP107은 정맥주사제인 파클리탁셀을 경구용으로 만든 것이다. 최근 전기 임상2상 시험이 성공적으로 종료됐고 내년부터 대규모 임상3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3상은 서울아산병원, 삼성병원, 국립암센터, 연세세브란스병원 등 10개 센터에서 약 250~300명 규모의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다기관 유효성 평가를 하게 된다.

업계는 이같은 흐름에 따라 차기 국산신약도 항암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는 국내 제약사들이 항암제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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