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장 개방 현실로

최근 의료계 대변혁중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뉴라운드 협상이 개시된 것과 때를맞추어 미국의 유수 의료체인들이 한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라운드 협상에서 의료서비스시장 개방과 관련된 쟁점의 핵심은 결국 의료기관의 영리화이다.

미국 등 보건의료 선진국들은 한국 의료기관의 영리화를 통해서 비의료인도 의료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나아가서는 의료서비스를 통한 수익금을 자국으로 가져갈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기타 다른 쟁점들을 살펴보면 아래 표와 같다.

현재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내년 중에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장개방을 긍정적인 면에서 볼때 기회의 제공으로 볼 수 있다.

또 비영리법인으로 규정된 현재의 의료법으로 개방을 막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시장개방을 대세의 흐름으로 인식하고 실리확대를 위해 초점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외국 의료시장 개방 압력과 더불어 의료계가 긴장하고 대비해야 할 다른 하나는 재벌의 의료산업 진출이다.

재벌들이 계획하고 있는 병원사업은 특정 브랜드를 사용하는 일종의 프렌차이징 사업으로 임상과 경영을 철저히 분리해 공동광고, 마케팅, 구매, 전자차트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 등 병원경영에 관련한 공통사항을 대행해 주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임상과 경영을 분리해 최대의 시너지효과를 발휘, 병원사업의 전체적인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이처럼 막강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지닌 재벌이 의료시장에 진출할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재벌의 대형 할인매장이 활성화되면서 동네 수퍼마켓의 대다수가 경영난에 시달려 도산하거나 업종 변경하는 등의 예전 사례들을 볼때, 강 건너 불구경식으로 이를 가만히 바라만 볼 수는 없다.


투명경영이 유일한 대안

최근의 의료산업에 있어서 부각되는 주제는 투명경영이다.

과거 병의원 등이 100% 투명 경영을 해왔다는 것에 대해서 동의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병의원들이 투명 경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된다.

지난 3월 3일 재정경제부는 다음과 같은 발표를 했다.

즉, 신용카드 가맹점이 카드 사용을 거절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지도록한 "여신전문금융법개정안"이 지난 2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이 법은 금년 6월부터 시행된다. 국민들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1년사이 2배나 늘어났다는 조사도 발표됐다.

또 성형외과, 안과 등 그동안 신용카드 기피과목으로 지적돼 온 병의원들도 국세청과 함께 신용카드 활성화에 나섰다.

지난 3월 18일 국세청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성형외과개원의협회, 대한안과개원의협의회 등 4개 단체들은 국세청과 함께 신용카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신용카드 환영"스티커를 제작, 각 단체소속 병의원에 자진 부착키로 결정했다.

또한 이들 단체들은 신용카드 조회기의 진료비 수납창구 배치 등 국민들이 자유롭게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제반여건을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현금 진료비 결제액 비중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병의원들도 투명경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며 절세 노력 방향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건강보험 재정 악화와 더불어 민간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되면 분명 공보험환자를 취급하지 않고 사보험환자만을 취급하는 병의원이 생겨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의사들은 민간보험 업자와 교섭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협상능력이 병의원 수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대형 변화들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어떤 대응방안을 찾아야 할 것인가?

선진사회는 근본적으로 투명성과 효율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계도 투명성을 기반으로 효율성 극대화를 향해 여러가지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효율 극대화의 본질이 전문성이라고 한다면, 임상과 경영의 분리는 당연한 귀결이고 이에 따른 대응 방안이란 같은 입장의 사람끼리 서로 힘을 모아 합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임상은 의사가, 경영은 전문경영인들이 맡는 윈-윈 모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로써 병의원들도 투명성을 기반으로 하는 효율극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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